영화 제목을 까먹었는데,
미야자키의 에니메니션 영화 중에
소인국 나라 사람들을 주제로 한 게 있습니다.
워낙 작은 사람들이라 일반 사람들의 식탁에 올라가는 것도 힘들지요.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좀 보자는 작가의 생각이 거기에 나오는 거겠지요.
신학을 평생 공부한 저도 늘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려고 합니다.
그게 기독교 영성이 중심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도
다른 시각으로만 우리에게 현실성(reality)으로 다가옵니다.
별 것도 아닌 걸 자꾸 거창하게 말한 것 같네요.
어제 낮에 제가 소인국 사람의 시각으로
우리집 마당의 한 모습을 카메라로 잡았습니다.
카메라의 눈높이를 낮춘 것 뿐입니다.
이렇게 보였습니다.
보세요.
민들래 홀씨(?) 맞나요?
그게 위로 보이는 군요.
이런 눈높이로 세상을 보면서 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작은 세계가 눈에 들어올 테니까요.
여기 보이는 것만 계산해서 꽃이 몇 종류일까요?
저는 물론 보이지 않는 꽃도 알고 있습니다.
렌즈에 잡히지 않았지만 왼편에도 뭔가가 있고,
그 너머에도 뭔가가 있고,
뒤편에도 뭔가가 있지만,
렌즈의 범주 안에는
다섯 가지 꽃만 잡히는군요.
오늘은 식당 창문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산자락 아래에
코스모스와,
또 모양은 코스모스와 비슷하지만
색깔이 모두 황색으로 된 중국 뭐뭐라 불리는 꽃씨를 뿌렸습니다.
작년에 받아둔 씨입니다.
남의 땅이지만 우리 식당에서 정면으로 보이기도하고,
다른 사람들도 보면 좋을 같네요.
그게 싹이 트고 잘 자랄지 확신이 서지는 않습니다.
거기 땅이 나쁘거든요.
제가 물을 자주 주어야겠습니다.
민들레 홀씨가 햇빛에 부서지며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네요...
그 아래에 소담한 푸른 작은 꽃이 예쁜데요...
제가 좋아하는 꽃입니다...
이름을 여기서 말하기가 조금 그런데...
큰개불알풀꽃...
예쁜 모습과는 이름이 매치가 안되는 듯...
공식명칭은 Veronica persica Poir
그냥 영어식으로 불리는 이름은 bird's eye
영어식이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이상한 이름으로 불려서...
좀 더 잘 어울리는 이름을 붙였는데요.
봄이 오면 봄이 왔다는 소식을 알려주는 꽃이라 하여...
봄까치꽃이라고 불리어집니다.
그래서 꽃말이 "기쁜 소식"이라 합니다...
복음...
겨울의 삭막한 바위빛 세상에 생명의 빛깔을 그려 넣으니...
봄이 온다는 소식이 복음이 아니고 뭐라 하겠습니까...
왜 그런데 하필 좋은 이름을 놔두고...
큰개불알풀꽃이라 불렸느냐...
일본에서는 이 꽃의 열매가 멍멍이의 그것(?)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고 하구요.
우리나라에서 그 일본식 명칭을 그대로 번역해서 부르다 보니...
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민망한 이름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저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봄까치꽃이나 bird's eye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민들레의 화려한 빛 아래 그늘에 묻힌 듯 하지만...
청초한 그 아름다움은 결코 뒤지지 않는 듯 합니다...
저는 참 철들지 못한 어리애인 모양입니다
소인배 소리를 면치 못하고 삶을 마칠 것 같습니다
키가 작아 고민하며 부끄러워하며 자신을 고양시켜 저 하늘을 바라보지도 못하고
열등감으로 자신의 틀 속에 갇혀 살아왔습니다
이제 저 민들래처럼 하늘을 배경으로 살아 그런 보이는것 밖에 볼 줄 모르는 유아기적인 삶에서
좀 자라야겠습니다
목사님 죄송합니다
백성웅 다비안님처럼 훌륭하신 건설적이고 다비아를 아끼는 댓글을 달지 못해서
그래도 민들래는 '흩어지는 홀씨가 햇빛에 부서지며 다이아몬드 처럼 저 푸른 창공을 품으로 빛나고' 있네요
bird's eye란 꽃이 살짝 부끄러워 합니다
목사님, 사진 하단에 파란꽃 있죠?
백성웅님께서 잘 설명해주신 봄까치꽃~
자세히 보면 요런 모습입니다~예쁘죠? ^^
중앙에 있는 노란꽃은
서양민들레인 듯 싶습니다.
요녀석도 자세히 보면 이런 모습니다~ㅎㅎ
원당리 전체가 꽃동산이 될 날이 곧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