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2일
‘천억 곱하기 천억’은?
위 질문이 뭘 말하는지 이미 눈치 챈 분들도 있을 것이다. 지난주일 설교 후반부에 잠간 언급한 이야기다. 태양이 속해 있는 은하계에는 천억 개의 별이 있다. 그런 은하계가 우주에 천억 개 이상이 있다고 한다. 우주에 있는 별들의 수가 천억 곱하기 천억이라는 말이 된다. 이건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숫자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까지의 거리는 2.5광년이다. 어마어마한 거리다.
거시 세계인 우주만이 아니라 미시 세계인 지구의 모든 사물도 사실은 ‘천억 곱하기 천억’의 세계다. 지금 내 책상 위에는 어제 ‘복있는 사람’ 출판사 사장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두 권의 책, 칼 바르트의 <개신교 신학 입문>과 <교의학 개요>가 놓여 있다. 각각 한 권의 책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의 숫자가 바로 그것이다. 정확한 숫자는 내가 계산해낼 수 없지만 원소, 또는 더 작은 소립자를 기준으로 한다면 책 한권은 천억 곱하기 천억의 우주와 같다. 우리는 지금 먼 세계나 가까운 세계나 정말 아득한 걸 직면하고 있다. 그 아득함 앞에서 ‘악’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 우리의 영혼은 죽은 게 아닐는지.
성서, 또는 기독교 신앙도 기본적으로는 이런 ‘악’ 소리의 경험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가 무슨 뜻인지를 조금이라도 따라간다면 그는 악 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성서의 모든 구절이 이런 우주의 무게를 안고 있다. 예배와 세례와 성찬도 다 그렇다. 예수 믿고 구원받는다는 사실도 ‘천억 곱하기 천억’이 가리키는 아득한 세계다.
'복있는 사람들' 너무한다
어떤 위대한 신학자의 글
'에크하르트' 를 왜 출판하지 않았을까?
읽고 싶어 죽겠는데
또 저렇게 위대한 신학자께
달랑 책 두권 선물 해 놓고
뭘 바라는가?
저토록 천억 곱하기 천억으로 그 책을 통한
하나님 경험을 소개 하는데
어찌 안 사 볼 멍청이가 있겠는가?
하이고 나도 얼릉 사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