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4일
레스토랑 이야기
지난 설교 후반부에서 레스토랑의 한 장면을 삽화처럼 이야기했다. 설교 원고에는 없는 이야기다. 남녀 한 쌍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곁들인 비프스테이크를 먹고 있다고 하자. 은은히 조명이 비추고 현악 4중주단의 라이브 연주가 있으면 더 좋다. 영화나 티브이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부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다를 수 있다. 이 두 사람은 상대가 외도를 했는지 서로를 의심하는 중이다. 그걸 탐색하기 위해서, 또는 감추기 위해서 이런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위선의 본보기다.
저런 장면이 늘 위선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많은 경우는 이런 이벤트를 통해서 사람들은 행복을 경험한다. 그게 늘 그런 게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 약간 비틀어서 말한 것뿐이다. 그렇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런 이벤트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내게 가장 즐거운 놀이인 테니스를 보면 이게 확실하다. 테니스장에서 보내는 두 시간은 게임에 완전 몰입하기 때문에 시간이 가는 줄로 모를 정도다. 재미있기도 하고 건강에도 좋은 운동이다. 그런데 재미있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행복한 게 아니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다. 첫째는 거기 모이는 사람들의 태도가 다 다르다는 것이다. 게임 매너가 없는 사람과는 뭔가 불편한 일이 벌어지거나 숨어 있다. 둘째는 아무리 게임이 재미있어도 언젠가는 중단해야 할 뿐만 아니라 반복되면 지루해진다는 것이다. 밖에서 보면 열심히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행복할 거 같지만, 실제로는 별로 그렇지 못하다. 그래봤자 잠시다.
무슨 말인가? 행복의 조건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세상의 목소리에 속지 말자. 그건 상술이다.
호수에 평화롭게 떠 있는 오리가
그렇게 떠 있기 위해
물 밑에서는 바쁘게 발을 움직이고 있다는
무슨 사자성어가 있는데 생각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