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적대자들

Views 1690 Votes 0 2015.07.07 22: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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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적대자들

 

지난주일 설교에서 고린도교회와 바울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바울의 적대자들을 언급했다. 바울은 그들을 가리켜 고후 11:13-15절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이런 사람들은 거짓 사도요 속이는 일꾼이니 자기를 그리스도의 사도로 가장하는 자들이니라 이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니라 사탄도 자기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나니 그러므로 사탄의 일꾼들도 자기를 의의 일꾼으로 가장하는 것이 또한 대단한 일이 아니니라 그들의 마지막은 그 행위대로 되리라.

 

바울이 거짓 사도라 부르는 이들은 예상 외로 타종교 지도자들이 아니라 기독교 지도자들이다. 그들은 바울의 신학과 사상을, 그리고 행동거지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옳은 이유도 있고, 틀린 이유도 있다. 당시는 기독교 교리가 확정되기 전이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이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신약성경도 없던 시절이었으니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갈라디아서에 따르면 당시의 가장 예민한 주제는 유대교와의 관계 설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기독교 지도자들 대부분이 유대인들이었다. 그들이 비록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다고 하더라도 유대교를 포기할 필요가 없었으며, 포기할 수도 없었다. 바울도 마찬가지였다. 기독교를 박해하다가 예수를 믿는 대열에 참여하게 되었지만 처음부터 유대교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유대교가 바울을 비롯한 이방 기독교인들을 밀어냈기 때문에 유대교와의 관계가 단절된 것이지 처음부터 그걸 의도한 게 아니다. 유대교가 기독교를 박해하게 된 결정적인 역사 사건은 70년의 유대전쟁이다. 로마에 의해서 예루살렘이 함락된 뒤에 유대교는 더 이상 기독교와의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기로 했다.

고린도교회에서의 가장 첨예한 문제는 바울의 사도권으로 보인다. 설교에서도 말했지만 바울은 소수이고 비주류였다면 적대자들은 다수고 주류였다.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서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쓰는 바울의 심정이 복잡했을 것이다. 자조적인 느낌도 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는 이런 투쟁을 치열하게 밀고나감으로써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설득시키려고 했다. 바울이 고린도교회에서, 더 나가서 초기 기독교 안에서 사도권을 회복했는지는 우리가 모른다. 그가 살아있을 때는 빛을 못 봤을 것이다. 한참 세월이 흐른 뒤에 바울의 제자들에 의해서 바울의 영적 명예가 회복될 수 있었다. 세상 역사도 그렇지만 기독교 역사도 우리가 다 파악할 수 없는 깊이에서 진행되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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