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8일
명왕성
지난 월요일 미국 무인 우주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 근접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세계에 타전되었다. 달에 유인우주선을 최초로 보낸 미국이 이번에 우주 물리학에서 또 한 번의 거사를 달성했다.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답다. 이런 성취는 어쨌든지 잘한 일이니, 박수를 보내고 싶다.
명왕성은 지구에서 56억7천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빛의 속도로 6시간 걸리는 거리인데, 이 우주선으로는 9년 6개월 걸린다. 우주선은 대략 시속 6만8천여 킬로미터로 난다. 국제선 비행기의 시속이 1천 킬로미터 정도니, 비교해보면 우주선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 우주선의 속도가 저렇게 빠른 이유는 무중력, 무저항(공기 없음) 때문이다. 대기권에서 저 속도면, 속도 자체를 낼 수도 없거니와 설령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우주선이 불타든지 기체 자체가 파손될 것이다. 명왕성까지 국제 여객기 속도로 가면 대략 6백년이 걸린다.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는 1억5천만 킬로다. 명왕성은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보다 40배 이상 떨어져 있다. 명왕성에서 보이는 태양은 지구에서 보는 태양과 전혀 다를 것이다. 우리가 금성을 보는 정도로 보이지 않을까, 예상한다. 그것보다는 조금 크게 보일까? 감을 잡기가 힘들다. 그곳에서 태양빛의 밝기와 열기는 아주 미미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명왕성은 늘 깜깜한 밤이 아니겠는가.
어쨌든지 태양이 56억 킬로 이상 떨어져 있는 명왕성을 여전히 붙들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그게 태양의 중력일까? 중력만으로는 그 문제가 해결되기는 힘들 것이다. 태양계 하나만 해도 우리의 상상력을 넘어서는 세계인데, 우주란 도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존재하는가? 뉴호라이즌스호가 앞으로 20년 이상 태양으로부터 더 멀리 날아가면서 사진을 지구로 보내준다고 한다. 그쯤 되면 태양계를 벗어날 것인가? 오늘 밤 내 꿈에 명왕성이 나왔으면 한다. 그것으로 하나님의 호흡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