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Views 1475 Votes 0 2015.07.23 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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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오늘이 중복이라고 한다. 아침 7시에 서재에서 식당으로 내려가 커피와 빵을 먹고 있는 중에 마을 이장의 방송 소리가 들렸다.

 

<, , 알려드립니다. 오늘은 중복입니다. 마을 회관에서 점심으로 국수를 준비하니 모두 와서 맛있게 드십시오. 다시 말씀드립니다...>

 

집사람은 대구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가고, 점심 때 혼자 회관으로 내려갔다. 회관이라고 말을 붙이지만 초라한 노인정이다. 영천시가 내년에 신축해 준다고 해서 모두들 기분 좋아 하신다.

나보다 다섯 살쯤 어린 이장은 면에 회의가 있어서 나갔고 아파서 병원에 가거나, 이런 모임에 잘 나타나지 않는 분들 빼고 스무 여명의 노인들만 모였다. 남자는 7,8명에다가 여자가 두 배였다. 이장 외에는 모두 나보다 위다.

탁자 위에 잔치국수, 돼지수육, 수박 그리고 소주와 맥주 등등이 놓여 있었다. 함께 어울려 맛있게 먹고 노인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나야 한 두 마디만 하고 주로 그분들의 실감나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마지막으로 종이컵에 담아준 따끈한 믹서커피 한 잔 손에 들고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 올라오면서, 참 평화로운 중복을 쇘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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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옥답

2015.07.24 13:40:01

중복을 종북으로 봤네요..

요즘 하도 툭하면 종북 종북해서.....ㅎㅎ

삼복 더위에 건강 잘 지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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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07.24 16:14:49

ㅎㅎ 재미있군요.

우리가 감각적으로 경험한다는 게

이처럼 그 기초가 허약하네요.

휴가는 안 가시는지요.

저는 집에 처박혀 있을 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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