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토토로>

Views 3346 Votes 0 2015.07.28 21: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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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오늘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를 봤다. 주인공은 자매 사츠키와 메이다. 메이가 4살이니 사츠키는 7-8세 정도다. 그들은 어머니가 요양 중에 있는 병원 가까운 곳에 집을 얻어 간다. 거기서 벌어지는 일화다. 이 자매들은 나무 유령을 만난다. 메이가 먼저 보고 토토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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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의 작품에서 씩씩한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들은 대게 여자 아이이다. 며칠 전에 본 <마루밑 아리에티>도 그렇고, <토토로>도 그렇다. 앞으로 보게 될 다른 작품도 그렇지 않을까 추정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남자 아이가 주인공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자세하게는 모르겠다. 미야자키에게 페미니즘의 성향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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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작품에는 일본 특유의 민속 신앙이 자리한다. 자연숭배 사상과 비슷하다. <마루밑 토토로> 역시 나무 정령 숭배가 바탕에 놓여 있다. 그 정령은 어린 시절에만 잠시 경험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그게 뭔지 감이 오긴 한다. 나도 어릴 때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무한한 상상력 가운데서 살았으니까 말이다. 어릴 때만 만날 수 있다면 토토로는 존재하는 것일까, 아닐까? 사실 하나님 경험도 비슷하다. 그런 눈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현실성(realityu)으로, 그것도 일시적으로 경험된다. 호렙산의 불타는 가시떨기를 아무나 볼 수 있는 건 아니며, 예수의 얼굴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을 아무나 시도 때도 없이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오늘밤 나도 사츠키와 메이처럼 토토로를 꿈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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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케이

2015.07.29 07:56:44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주인공은 여자아이입니다. 물론, 주연급의 남자 마법사도 나오기는 합니다만...

남자아이가 주인공인 작품은 "천공의 성 라퓨타" 와 "미래소년 코난" 이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도 주연급의 여자 아이가 항상 있습니다.... 게다가 라퓨타와 코난에 나오는 남녀 주인공 아이들의 얼굴은 상당히 비슷하다는.... 같은 인물들이 다른 영화에 겹치기 출연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ㅎㅎ


아, 그러고보니 남자가 주인공인 작품으로 "모노노케 히메" 를 빠뜨릴 수 없네요... 혹시 아직 못 보셨다면 꼭 한번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만화영화라면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선입관을 무참히(?) 깨트려주었던 걸작입니다. 라퓨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등과 일맥상통하는 주제 - 자연파괴에 대한 반대- 를 아주 스펙타클하게 그려내는 대작입니다. 이 작품는 토토로보다 훨씬 더 원시 일본스러운  정령 숭배사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기야, 자연을 지키자는 주제를 펼치기에 그보다 더 좋은 소재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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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07.29 08:36:31

와, 닥터케이 님은 모르는 것도 없고

경험하지 못한 것도 없네요.

모든 게 나보다 한 수 위입니다.

사족으로, 남녀주인공 얼굴이 비슷하다면

미야자키가 보는 미래의 인류는

중성 진화가 답일지 모르겠네요.

인간이 남녀로 분리되지 않으면서도,

즉 성적 욕망의 분출 없이도 

생명의 절정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세상이니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보면

그것도 불가능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모노노케 히메'는 처음 듣는 제목인데,

구해지는 대로 한번 보겠습니다.

정령숭배와 우상숭배가 같은 것일까요?

정령숭배를 창조신학이나 성령론, 또는 종말론의 관점에서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을까요?

이건 내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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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옥답

2015.07.29 09:02:47

모노노케 히메가 원령공주입니다.

그러고보니 미야자키 작품은 여주인공이 이야기의 핵심을 쥐고있고

남주인공은 조력자 내지는 관찰자로 나오는 경우가 참 많네요.ㅎㅎ

닥터케이

2015.08.01 14:44:44

과찬의 말씀입니다.. 저도 안 겪어본게 무지 많습니다... 다만, 일본 애니메이션은 제가 좋아하는 주제라서 아는 척을 해봤을 뿐입니다... ^^;;

아, 그리고, 라퓨타와 미래소년 코난의 남녀 주인공 얼굴이 비슷하다는 말의 뜻은 "라퓨타의 여주인공 = 코난의 여주인공" , "라퓨타의 남주인공 = 코난의 남주인공" 이렇게 얼굴이 비슷하다는 뜻으로 말씀드린 것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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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옥답

2015.07.29 08:10:05

어두운 방문을 활짝 열었을 때 숨어버리는 숯검댕이들도 동심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요정이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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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07.29 08:40:01

맞아요.

귀여운 숯검댕이들이 요정이군요.

그런 상상력이 없이 세상을 사는 건

정말 지루해서 못 견딜 겁니다.

돈과 건강에만 매달리다가 죽는 거겠지요.

기독교 신앙으로 살면서도

어두운 심연을 예쁘게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으려면

이런 영화를 자주 봐야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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