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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성 라퓨타 1>

 

흥미진진한 영화다. 하늘의 영원한 도시 라퓨타를 찬탈하겠다는 인간의 욕망에 얽힌 이야기다. 욕망은 강렬하다. 죽음까지도 넘어설 수 있는 열정이 작동된다. 그래서 결국 모든 것을 파괴한다. 타자만이 아니라 자기도 파괴한다. 그걸 예상하지만 욕망이 너무 강렬하기에 멈출 수가 없다.

선악과에 대한 첫 인간 아담과 이브의 욕망, 갈망이 얼마나 강렬했든지, 그것을 멀리하라는 하나님의 명령까지 어길 정도였다. 뱀은 아주 간단하게 그들을 유혹한다. 선악과는 먹으면 신처럼 눈이 밝아진다는 것이다. 아담과 이브는 말 그대로 선악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 선악을 구별한다는 것은 단순히 윤리적 차원의 선과 악을 구별한다는 게 아니라 생명과 사물의 본질을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그 본질이 피조물에게는 숨겨 있다. 그걸 안다는 것은 바로 하나님을 직접 안다는 것이다. 그걸 알면 이제 피조물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결국 아담과 이브는 자신들이 벌거벗었다는 사실만 알게 되고,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다. 인간은 그 어떤 경우에도 피조물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데도, 반복해서 그걸 시도한다.

우여곡절 끝에 천공의 성인 라퓨타에 도착한 이들은 네 부류다. 원래 라퓨타에 살던 여주인공 시타와 그를 돕는 소년 파즈, 라퓨타 정복을 꿈꾸는 정부의 군대, 비밀정보 요원으로 가장했지만 실제로는 시타처럼 라퓨타의 왕족 후손으로서 라퓨타에 자기의 왕국을 건설하려고 했던 인물, 그리고 라퓨타의 보물을 탈취하려는 목적으로 시타를 납치했지만 결국 시타와 파즈에게 큰 도움을 주는 해적단들이 그들이다. 오늘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인간 군상과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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