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0일
<코쿠리코 언덕에서>
청춘 순정만화다. 16살 고2 여학생 유미와 17살 고3 남학생 슌은 같은 학교에 다닌다. 우연한 일로 서로 엮여 마음이 끌리는 사이가 되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에도 주인공은 여자다. 유미는 의학공부로 미국에 간 어머니를 대신해서 코쿠리코 언덕에 있는 하숙집을 운영한다. 아버지는 한국전쟁 때 화물선을 몰다가 폭발사고로 죽었다. 딸이 하숙집을 운영하도록 내버려둔 채 어머니가 왜 혼자서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해야만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머니는 이미 결혼 전에 의학공부를 하고 있었고, 집안의 반대로 선장 일을 하던 남자와의 결혼이 어렵게 되자 가출을 감행할 정도로 멘탈이 강한 여자였다. 작은 이층집에 세 들어 살면서 의학 공부도 하고 유미도 낳았다. 어쨌든지 유미는 하숙집을 성실하게 꾸려갔을 뿐만 아니라 학교 일에서도 적극성을 보여 슌과 함께 재건축 위기에 몰렸던 학교 건물을 살려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미와 슌 사이에도 위기가 있었다. 둘의 아버지가 한 사람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유미의 집에 놀러갔다가 유미 아버지의 사진을 본 슌이 그를 자기 아버지로 알아본 것이다. 유미의 아버니와 슌의 아버지는 오래 전에 이미 죽었다. 이들 아버지와 삼총사처럼 지내던 한 사람만 여전히 선장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 사람이 진실을 밝혔다. 유미의 아버지와 슌의 아버지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유미는 슌 에게 말한다. ‘선배의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와 똑같다 해도 나는 선배를 좋아해요.’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달달한 첫 사랑 이야기다. 안 본 분은 한번 보시라.
하야오 감독의 거의 유일한 단편 애니메이션을 하나 올립니다.
장편 보시다가 놓치실 것같아서요..ㅋ
<On your mark>
이건 '차게 앤 아스카' 라는 일본 유명그룹의 뮤직비디오로 제작된 겁니다.
만든 지가 거진 20년 쯤 됩니다.
제가 97년 경에 첨 들었는데,
노래와 애니메이션이 정말 매력적이었지요.
지금 보아도 손색이 없어요.
단편이라서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통에 줄거리가 좀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최첨단의 도시가 배경이고
경찰들이 어떤 종교 집단을 습격합니다.
건물 꼭대기에 'God is watching you' 라는 것이 보이죠.
그 중 두명의 경찰이
노예처럼 잡혀있는, 날개가 있는 의문의 소녀를 발견하고
상부에 인계를 합니다.
그러다가 두 경찰들은 일도 손에 안잡히고
뭔가 석연치 않은 것을 느껴서인지
소녀가 있는 곳에 침투합니다.
날개가 있는 소녀는 실험의 대상이 되어있는 것 같구요...
여튼 경찰들이 소녀를 데리고 그 연구소를 탈출하는 이야기이죠.
애니메이션 처음 장면의 시골길을 달리면서 소녀를 멀리 창공으로
그녀의 자리로 날려보냅니다.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68688373&q=on%20your%20mark
목사님 때문에 요즘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에 빠졌어요.
깡그리 다운 받아서 보고 있어요.
본 것들도 또 봐도 완전 재밌네요.ㅎㅎ
어제밤에는 이 <코쿠리코 언덕에서>를 끝내고
<빨간 머리 앤>까지 다시 섭렵하고 말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아기였을 때 봤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또 빠졌어요.ㅎㅎ
초기 애니메이션이라서 셈세함이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워낙 재밌는 내용이라서요.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카레 만들려다 고기를 사러 가는 장면에서
불이 켜진 시장거리가
어쩜 그렇게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지요...
참말로 미야자키의 그림은 실제보다도 더 매혹적인 요소가 있어요.
늘 같은 일상의 단조로움을
이렇게 미야지키의 애니메이션이 채워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