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1일
성경과 일상
지난 설교 앞부분에서 성경과 일상의 관계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했다. 성경에는 주로 교리와 교회 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의 삶이 그 안에 녹아 있다는 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대다수 기독교인들이 먼 나라 이야기처럼 읽는다는 것이다.
성경이 삶의 실용 지침서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성경을 통해서 단순히 심리적 안정을 구한다거나 인간관계를 향상시켜보겠다는 생각은 오해다. 성경은 사람의 일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 행위에 천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구원 행위가 공중에 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인간의 구체적인 일상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인간 삶을 통로로 그 사건들이 펼쳐진다. 예를 들어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제자들은 구체적인 삶에 접해 있었다. 가족과 형제가 있고, 직업도 있고, 외로움과 즐거움도 우리와 똑같이 경험하고 있었다. 이런 구체적인 삶에서 ‘나를 따르라.’는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모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가 호렙산에서 불붙은 가시떨기를 보고 하나님으로부터의 소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미디안 족의 제사장 이드로의 데릴 사위였고, 40년 동안 양을 키우고 살았다. 장인으로부터 미디안 종교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 삶의 자리에서 소명이라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성서텍스트에 연루된 사람들의 처했던 삶의 자리를 전제하지 않으면 성서는 해석될 수 없다. 해석된다고 하더라도 왜곡될 여지가 많다. ‘삶의 자리’를 알려면 당연히 신학공부를 해야 한다. 인문학과 역사와 예술과 문화에 대한 공부가 있어야 한다. 이런 준비 없이 성경읽기에 열광하면 그 열광의 강도에 비례해서 성서로부터 멀어질 개연성이 없지 않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때 구약신학과 신약신학등 성서신학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제가 알기로 교수님께서는 조직신학 전공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혹시 구약신학과 신약신학등과 같은 성서신학과 조직신학의 관계는 어떻게 이해가되야 하는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