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택일

Views 1566 Votes 0 2015.08.28 21:02:10

828

양자택일

 

제자들 여럿이 떠난 뒤에 예수는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가려느냐?’고 묻는다. 이것은 단순히 예수 곁을 떠날 거냐, 요즘 식으로 바꿔서 교회에 나오지 않을 거냐, 하는 질문이 아니다. 이미 설교에서 한번 짚었지만 이 질문은 생명과 죽음, 또는 생명과 생명 아닌 것, 또는 생명과 사이비 생명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는 압박이다.

기독교인들은 이런 말을 너무 자주 들어서 실감하지 못할 때가 많다. 소리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게 아니고, 글자라고 해서 모두가 읽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귀가 있다고 들을 수 있거나 눈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을 감동적으로 듣는데 자기만 못 듣는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다른 사람들은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큰 깨달음을 얻는데 자기만 아무런 느낌이 없다면 얼마나 불행한가? 다른 이들은 생명 선택이 무엇인지를 깊이 경험하는데 자기만 멀뚱하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양자택일이라는 단어가 너무 과격하고 독선적이라고 생각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는 예수 천국, 불신 지옥구호처럼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신앙을 말하는 게 아니다. 세상은 악하고 교회만 선하다는 게 아니다. 예수 믿지 않으면 모두 지옥에 간다는 말도 아니다. 이것은 절대적인 세계에 대한 경험을 가리킨다. 그 절대 세계는 무조건적이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 게 아니라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오직 그것만 좋은 것이다. 우리에게 절대적인 세계에 대한 경험은 바로 예수를 통해서 일어난다. 그런 경험이 우리에게 있을까?

List of Articles
No. Subject Date Views
3786 야고보와 바울 Sep 08, 2015 1554
3785 성경과 신학논쟁 Sep 07, 2015 1282
3784 율법과 죄, 그리고 은총 Sep 05, 2015 1793
3783 하나님 경험과 언어의 한계 [2] Sep 04, 2015 1404
3782 모세의 말과 하나님의 말 Sep 03, 2015 1336
3781 모세 오경 이야기 Sep 02, 2015 1550
3780 원초적 피조물로서의 자리 [2] Sep 01, 2015 1296
3779 십계명 [2] Aug 31, 2015 1392
3778 산만한 영혼 Aug 29, 2015 1315
» 양자택일 Aug 28, 2015 1566
3776 스클레로스 Aug 27, 2015 1592
3775 썩을 양식 Aug 26, 2015 1673
3774 요한복음 6장 [5] Aug 25, 2015 5276
3773 <이다> [2] Aug 24, 2015 1543
3772 '취함'에 대해 Aug 23, 2015 1767
3771 성경과 일상 [2] Aug 21, 2015 1715
3770 <코쿠리코 언덕에서> file [5] Aug 20, 2015 4515
3769 조장 file [7] Aug 19, 2015 2544
3768 <벼랑 위의 포뇨> file [2] Aug 18, 2015 2231
3767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2] Aug 17, 2015 1655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