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일
원초적 피조물로서의 자리
요즘 대구샘터교회는 예배 처소를 새로운 곳으로 옮긴 후에 새로운 풍속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건물의 1층은 괜찮은 분위기의 카페다. 상호는 ‘카페 앤’이다. 교인들에게는 아메리카노 커피가 2천5백원에 제공된다. 교회 모임이 끝나고 대화를 더 하고 싶은 분들은 자연스럽게 그 카페로 올라간다. 여러 가지 주제의 대화가 나온다. 신앙적인 주제도 나온다. 예배 순서에서 제일 앞에서 나오는 예배의 부름에 대한 이야기도 지난 모임에서 나왔다. 사회자가 읽은 예배의 부름은 아래와 같다.
예배를 드리는 사람은 영과 진리에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영과 진리는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는 거룩한 자리입니다. 거짓과 위선은 물론이고, 모든 인간적인 가치와 업적까지 내려놓고 원초적 피조물로서의 자리에 서는 것이 예배입니다.
여기서 ‘원초적 피조물로서의 자리’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지 보충 설명을 듣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원초적 피조물의 자리’라는 제목으로 A4 용지 5장 분량의 글을 쓸 수 있다면 그는 기독교 신앙의 중심으로 들어간 사람이다.
여기서 원초적이라는 형용사는 하나의 강조이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핵심은 피조물이라는 표현이다. 피조물은 창조자와 대립되면서 연결된다. 자신이 생명의 주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립되지만 창조자에게 속한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지금 인간으로 살아가는 모든 조건과 운명은 기본적으로 주어진 것이다. 선물이다. 내가 주인이 아니다. 자기가 주인인 것처럼 생각하면 자부심기 생겨 좋을지 모르지만 삶과 관계의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다.
이 선물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기에 소중하다. 내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창조자가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이런 사실을 영혼의 깊이에서 온전히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삶은 차원이 달라지지 않겠는가. 자유와 기쁨과 평화가 가득한 차원으로!
그분의 피조물로 감사할수 있다는것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