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7일
성경과 신학논쟁
어제 설교 중에 야고보의 발언은 신앙 에세이가 아니라 신학논쟁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교리의 형성이 논쟁의 과정이고, 이런 논쟁의 과정이 문서로 자리를 잡은 게 성경이다. 성경을 바로 이해하려면 이런 논쟁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성경에서 그렇지 않은 대목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구약과 신약에서 각각 한 구절씩만 예로 들자. 창 1:1절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했다고 선포한다. 이 구절은 하늘과 땅이 저절로 생겼다는 주장과의 대결에서 나온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당시 제국의 황제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그들은 신으로 불렸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당시 절대 권력과의 투쟁을 생각하지 못한다면 그는 성경의 변죽을 울리는 사람이다.
고전 9:1절은 아래와 같다. “내가 자유인이 아니냐 사도가 아니냐 예수 우리 주를 보지 못하였느냐 주 안에서 행한 나의 일이 너희가 아니냐.” 바울은 초기 기독교에서 비주류에 속했다. 요즘 식으로 해서 성골과 진골이 못 된다. 예수의 동생도 아니고, 예수가 직접 임명한 사도도 아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들이 볼 때 바울은 ‘듣보잡’이다. 그런데다가 바울은 이방인 기독교의 태두로 자처했다. 이래저래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다. 이걸 배경으로 저 구절을 보면 이해가 간다. 바울은 예루살렘 교회의 권위에 묶인 사람이 아니라는 점에서 자유인이라고 말했다. 자기도 부활의 주를 보았다는 사실을 강조했으며, 그의 선교 열매가 바로 고린도 교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