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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4일
그리스도 호칭의 위험성
베드로는 막 8:29절에서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고 대답했다. 이 문장은 예수의 정체에 대한 가장 간략한 대답이다. 마태복음 좀더 확장해서 대답한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 누가복음의 대답은 ‘하나님의 그리스도시니이다.’로 변형된다. 다 비슷한 뜻이다. 여기서 핵심은 그리스도다.
나는 어제 주일설교에서 이 발언이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설교를 처음 구상할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대목인데, 설교 원고를 직접 작성하면서 떠올랐다. 이런 점에서 설교 원고를 꼼꼼히 작성하는 것은 중요하다. 언어의 존재론적 힘을 거기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힘이 때로는 입에서 나오는 말에서, 또는 눈으로 보는 글자에서 나온다.
그리스도라는 진술이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절대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둘이 될 수 없다. 사람은 두 대상을 동시에 그리스도로 경험할 수 없다. 사람이 돈과 하나님을 겸해서 섬길 수 없다는 예수의 말이 이에 해당된다.
오늘 기독교인들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수 믿고 천국 간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내세의 입장권 정도로 생각한다. 그리스도의 도구화다. 말로는 예수를 그리스도라 고백하나 실제 삶에는 그 고백을 거부한다. 기독교인들에게 이것처럼 불행한 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