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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5일
사탄
예수는 베드로를 향해서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고 꾸짖었다. 사탄은 마귀로도 불리는 악한 세력을 가리킨다. 사탄이 따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베드로도 순식간에 사탄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사탄이 될 가능성 앞에 놓여 있다.
‘내 뒤로 물러가라.’는 말을 무조건 나쁜 뜻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물론 베드로가 예수의 길을 이해하지 못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수가 그를 배척한 것은 아니다. 예수의 뒤로 물러난다는 것은 제자로서의 본래 자리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그 말은 예수가 제자들을 부를 때 한 말과 똑같다. ‘나를 따르라.’ 예수를 따르는 이들이 제자들이고, 제자들은 예수 앞에 나서는 게 아니라 뒤로 물러나야 한다. 말 그대로 예수의 뒤에서 그를 따르는 것이다.
우리가 예수의 제자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예수와 똑같이 사는 게 아니다. 우리가 제 2의 예수가 되는 게 아니다. 나름 진보적인 교회 지도자들은 ‘예수 따르미’라는 용어를 통해서 사회개혁에 앞장 서는 게 바로 예수의 제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로 생각한다. 그게 반만 맞고 반은 틀린다. 세상의 변화를 위해서 산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우리가 예수를 대신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건 곤란하다. 예수의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예수는 구원자이지만 우리는 구원을 받을 자이다. 구원을 받을 자로서 세상에서 책임 있게 사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걸 찝어 주실 때마다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물러가라는 말이 꺼지라는 말이 아니었다니
이렇게 해석 없이 그냥 읽었을 때 잘못 전달되거나 넘어가게 되는 구절들을 모아 놓은 책이 있으면 재밌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