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

Views 1271 Votes 0 2015.09.15 22:11:40

915

사탄

 

예수는 베드로를 향해서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고 꾸짖었다. 사탄은 마귀로도 불리는 악한 세력을 가리킨다. 사탄이 따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베드로도 순식간에 사탄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사탄이 될 가능성 앞에 놓여 있다.

내 뒤로 물러가라.’는 말을 무조건 나쁜 뜻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물론 베드로가 예수의 길을 이해하지 못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수가 그를 배척한 것은 아니다. 예수의 뒤로 물러난다는 것은 제자로서의 본래 자리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그 말은 예수가 제자들을 부를 때 한 말과 똑같다. ‘나를 따르라.’ 예수를 따르는 이들이 제자들이고, 제자들은 예수 앞에 나서는 게 아니라 뒤로 물러나야 한다. 말 그대로 예수의 뒤에서 그를 따르는 것이다.

우리가 예수의 제자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예수와 똑같이 사는 게 아니다. 우리가 제 2의 예수가 되는 게 아니다. 나름 진보적인 교회 지도자들은 예수 따르미라는 용어를 통해서 사회개혁에 앞장 서는 게 바로 예수의 제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로 생각한다. 그게 반만 맞고 반은 틀린다. 세상의 변화를 위해서 산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우리가 예수를 대신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건 곤란하다. 예수의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예수는 구원자이지만 우리는 구원을 받을 자이다. 구원을 받을 자로서 세상에서 책임 있게 사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profile

토토

2015.09.17 18:44:11

이런 걸 찝어 주실 때마다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물러가라는 말이 꺼지라는 말이 아니었다니

이렇게 해석 없이 그냥 읽었을 때 잘못 전달되거나 넘어가게 되는 구절들을 모아 놓은 책이 있으면 재밌을 거 같아요

profile

정용섭

2015.09.17 22:14:35

성경이 문자로 기록된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뜻을 파악하기는 근본적으로 어려워요.

해석학적인 훈련을 통해서

좀더 가까이 접근하는 게 최선이지요.

profile

토토

2015.09.22 11:07:11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가깝고 멀고의 차이란 말씀이시군요

List of Articles
No. Subject Date Views
3806 화성 [2] Oct 01, 2015 2315
3805 버림받음 Sep 30, 2015 1447
3804 지옥 [4] Sep 29, 2015 1518
3803 산책 file Sep 28, 2015 1296
3802 섬뜩한 기분으로서의 불안(2) Sep 26, 2015 1290
3801 섬뜩한 기분으로서의 불안(1) [6] Sep 25, 2015 1684
3800 바알 Sep 24, 2015 1237
3799 혼합주의 신앙 [2] Sep 23, 2015 1701
3798 교회와 정치 [2] Sep 22, 2015 1349
3797 주한미군 Sep 21, 2015 1133
3796 '시적인 것'에 대한 탐색 Sep 19, 2015 1516
3795 애매성 Sep 18, 2015 1128
3794 호기심 [2] Sep 17, 2015 1247
3793 빈말 [4] Sep 16, 2015 1684
» 사탄 [3] Sep 15, 2015 1271
3791 그리스도 호칭의 위험성 Sep 14, 2015 1429
3790 부의 문제 [1] Sep 12, 2015 1389
3789 빨래 file [8] Sep 11, 2015 2039
3788 <심야식당> [2] Sep 10, 2015 1882
3787 나팔꽃, 송충이 외 file [6] Sep 09, 2015 3227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