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3일
혼합주의 신앙
지난 설교 중에 예레미야 선지자 시대의 유대가 종교 혼합주의혼합주의(syncretism)에 빠졌다는 사실을 짚었다. 혼합주의가 바로 우상숭배다. 이런 현상은 특정한 시대만이 아니라 구약의 전반적인 시대에 해당된다. 그들이 하나님 신앙을 완전히 버린 적은 없지만 그 신앙만으로 삶을 버텨내지 못해서 다른 것을 더불어서 섬겼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총체적으로 이런 혼합주의에 빠져 있다. 자본주의를 신처럼 섬긴다. 신앙의 모든 항목을 물질적인 풍요와 연결시킨다. 이게 한편으로 이해는 된다. 개인들이 국가적 차원에서, 더 나가서 지구의 차원에서 작동되는 자본주의를 벗어나기는 힘들다. 아무리 하나님을 깊이 있게 믿는다고 하더라도 돈과 아무 상관없이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런 현실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영혼이 철저하게 돈의 지배받는다는 사실이다. 이런 말에 실감이 나지 않을 수 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이 말 자체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거나 관심이 아예 없는 것이 하나이고, 영혼이 돈의 지배를 받거나 받지 않는 삶의 객관적인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기준을 기쁨으로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돈으로 기뻐한다면 그의 영혼은 돈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돈으로 인한 기쁨은 사이비 기쁨이다. 이런 사이비 기쁨이 혼합주의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아우 님의 질문에 저는 '예'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저도 우리 교회 교인들이, 또는 내 자식들이
돈벌이를 잘했으면 합니다.
잘 나가는 CEO가 되어도 좋습니다.
문제는 돈에 목숨을 거는 삶의 태도지요.
하나님 믿음에 근거해서
자신이 벌어들인 수입을 은총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돈에 영혼을 거는 것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구조적으로 자본이 신이 된 사회에서는
개인들이 그런 구조를 극복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1) 개인적으로 영적인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
2) 사회적으로 경제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목사님,
기독교인이 직장에서 연봉협상할 때,
작년보다 500만원 더 받게 될 때
기뻐하거나 즐거워하면 안 되나요?
그 나름대로 삶의 성취감이나 보람으로
나아가서는 노동의 대가로
그것도 하나님의 은총으로 받아들이면
안 되나요?
하나님이 재물 얻을 능력을 주셨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모세의 설교를 기억하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