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을 삶으며...

Views 1325 Votes 0 2015.10.06 21: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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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을 삶으며...

 

나는 이틀에 한 번 정도 아침에 달걀을 삶는다. 2000년도에 독일에 잠시 머무는 동안 사용하던 달걀 삶는 전기도구를 지금껏 그대로 사용한다. 일곱 개의 달걀이 들어가는데, 보통 다섯 개나 여섯 개를 삶는다.

원래는 딸려 있는 계량컵으로 물을 조정하게 되어 있다. 달걀 숫자와 완숙, 반숙 수준에 따라서 물의 양을 조절하면 된다. 계량컵을 잃어버린 후에는 핸폰의 스톱 워치로 시간을 잰다. 전기를 넣고 1430초면 반숙은 아니고 완숙도 아닌, 먹기에 부드러운 정도로 익는다.

나는 무얼 먹을 때 유인원들을 종종 생각한다. 사실 먹을 때만이 아니라 늘 그들을 생각한다. 빙하기 앞에서 그들이 얼마나 당황했을지, 맹수들의 공격을 받았을 때, 다른 종족들을 만났을 때, 일식이나 월식을 보았을 때를 생각한다. 새로 태어난 아이들이 죽을 때 그들이 얼마나 두려워했을지도 생각한다.

오늘 달걀을 삶으면서 들판이나 숲속에서 새들의 알을 발견했을 때 유인원들이 얼마나 기뻐했을지, 잠시 생각했다. 특히 오래 동안 먹을거리를 구하지 못해서 아이들이 굶었다면 그들이 발견한 새 알은 생명 줄이었을 것이다. 무언가를 먹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유인원만이 아니라 오늘 우리도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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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회색늑대

2015.10.07 03:48:32

저마다의 삶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만,
불의와 타협하거나,
타인의 삶을 방관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되어져 가길 소망합니다.

그러면 언젠가,
너무 익지도, 그렇다고 덜익지도 않은
맛난 삶이 매순간 기적처럼 그려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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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10.07 22:13:46

달걀 삶기와 신앙을

재미있게 연결해서 설명해주셨군요.

은나라

2016.05.04 13:36:15

목사님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몇백만년전에 살았을지, 안살았을지도 모르는 유인원까지 궁금해집니다.ㅎ

그들 모습이나 삶을 상상하며, 생존앞에서 오직 생명만을 위해서 살았을 그들의 삶이 그려집니다.

빙하기 앞에서, 다른 종족 만났을때, 짐승의 공격 만났을때, 먹을것을 발견했을때, 등등..

아기의 탄생과 죽음앞에서..그들의 표정하나하나가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이 모든것을 일상을 살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기쁨과 만족과 감사함과 신비함과 두려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글들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라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어떤 능력과 은혜를 베푸셨는지 생각해보라는... 손가락이요.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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