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졸음

Views 1674 Votes 0 2016.02.11 20: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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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졸음

 

지난 설교 마지막 단락에서 영혼의 졸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변화 산에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의 변모 순간에 졸다가 깨어서 그 장면을 목도했다고 한다. 초막 세 채를 짓자는 베드로의 발언은 잠결에 나온 허튼 소리다. 누가복음 기자가 삽화처럼 처리하고 있는 제자들의 졸음은 무슨 의미인가? 영혼의 졸음이라는 말은 또한 무엇인가?

답은 뻔하다. 세상살이에 정신을 팔아서 하나님의 말씀에 둔감한 사태를 가리킨다. 이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충분한 답변은 되지 못한다. 세상살이만이 문제가 아니다. 교회생활도 문제다. 제자들이 세상살이에 한 눈을 판 게 아니라 예수와 함께 지내면서도 변모 순간에 졸았던 것처럼 우리도 교회생활을 나름으로 열심히 하면서도 정작 하나님의 말씀에는 마음이 가지 않을 수 있다. 세상살이에 빠지는 거나 교회생활에 빠지는 거나 빠지는 거는 다를 게 없다.

교회생활의 매너리즘의 매너리즘도 우리의 영혼에 위험한 요소다. 그것은 교회생활 자체를 신앙으로 여기는 것이다. 장로라는 교회 직분을 받게 되면 상황이 더 나쁘게 된다. 그 직분으로 인해서 자타의에 의해 교회의 온갖 메커니즘에서 한발자국도 옮기지 못한다. 교회에도 사람이 모이고 조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교회 메커니즘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안에 안주하는 한 영혼의 졸음은 피할 수 없다. 한국교회 장로들 중에서, 그들 중에서는 정치 장로도 많은데, 하나님에 관해서 실제로 관심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이들은 현재와 같은 교회 메커니즘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온마음

2016.02.12 13:31:27

정말 저를 포함해서 하나님께 관심을 갖는 신도들은 얼마 없는 것 같습니다. 교회생활을 뜨겁게 했지만

그게 모두 저의 종교적 만족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큰 경험을 한 후 삶의 패러다임이 변하게 됐지만 지금 저를 포함한 수많은 교회의 현실이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에 취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정말 사람은 자기집중에서 벗어날 수 없나 봅니다. 죽을 때까지..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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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6.02.13 19:23:28

자기집중에서 벗어나는 게

구원 과정의 출발이겠지요.

그걸 우리 스스로 못하니

죽음을 통해서 그걸 경험하도록

하나님이 이끄시는 게 아닌가 하는 생뚱맞은 생각이 

얼핏 드는군요.

은나라

2016.02.12 21:38:01

어딘가에 안주하려는 것이 영혼의 졸음과 연관된다.. 고 말씀하시는 듯 한데요.

안주 자체를 생각해보니, 그 말씀이 맞는거 같기도 해요.

안주는 그 어떤것에 나를 맡긴다는 뜻이니.. 하나님 통치의 삶에 벗어나는 것이기도 하구요. 그쵸?

특히나 저는 정착하고푼 맘이 간절하여.. 안주를 생각도 했었는데..

안주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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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6.02.13 19:24:48

그렇습니다.

안주하더라도 잠시만 하고

다시 길을 떠나야겠지요.

좋은 주말, 주일을 보내세요.

쌀알

2016.02.19 04:08:54

"그걸 우리 스스로 못하니 죽음을 통해서 그걸 경험하도록 하나님이 이끄신다"는 말씀이 제게 충격적으로 다가오네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언제쯤 부활생명에 대한 기대로, 온전한 하나님 경험에 대한 기다림으로 바뀔 수 있을까 매일 생각합니다.
피조물의 궁극적인 현실을 똑바로 보고 그분께 집중하는 것만이 답이라 생각하지만 쉽지 않네요.
목사님의 짧은 메시지로 인해 또 당분간 긴 묵상을 하게 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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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6.02.19 22:09:05

'긴 묵상'을 하실 거라고 하니,

그게 대답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내용을 묵상의 주제로 삼고,

사회 자체가 그런 방식으로 운용되어야 하는데,

사회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는 듯하니,  접어두고

각자도생의 방식으로나마 길을 찾아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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