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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2일
생명, 최초의 30억년(5)
원핵생물의 물질대사 경로가 주는 혜택은 지구를 생물이 살 만한 행성으로 유지시키는 화학순환을 쉼 없이 가동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예로 들어보자. 화산은 바다와 대기에 이산화탄소를 공급하지만, 광합성은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산화탄소를 없애버린다. 사실 이 속도는 광합성을 하는 생물들이 10년 만에 현재 대기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몽땅 없애버릴 수 있을 만큼 빠른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데, 호흡이 광합성반응의 역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광합성생물들이 이산화탄소와 물을 반응시켜 당과 산소를 만들어내는 동안, 호흡을 하는 생물들은 당과 산소를 반응시켜 물과 이산화탄소를 만든다. 광합성과 호흡은 서로 힘을 합해 생물권에 탄소를 순화시킴으로써 생명과 환경을 유지시킨다(42).
지구 생태와 생명 메커니즘은 기기묘묘하다. 모든 것이 맞물려 있다. 어느 것 하나도 필요 없는 게 없으며, 어느 것 하나도 그것만으로 독자 생존이 가능한 게 없다. 광합성 생물과 호흡하는 동물은 정반대의 생명 운동을 통해서 지구의 대기를 생명 존속이 가능한 환경으로 유지시킨다. 나도 이런 생태 운동의 한 분자로 살아가는 중이다. 너무 짧게 주어진, 그렇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시간 동안 그렇게 살다가, 때가 되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