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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최초의 30억년(6)

 

노르웨이와 북극점의 중간에 있는 외딴 군도, 스피츠베르겐 섬은 회색과 흰색으로 완성된 매우 아름다운 작품이다. 흰색은 이 섬의 대부분을 감싸고 있는 빙하이며, 다양한 농도의 회색은 빙판에서 거대한 벽을 이루며 높이 치솟은 암석들의 줄무늬이다. 툰드라의 야생화들이 군데군데 색깔얼룩을 찍어놓고 있지만, 식물은 빈약하다. 해안 저지대에 서 있는 수령 백 년의 버드나무들은 키가 고작 몇 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아서 머리 꼭대기에 이고 있는 흰 순록이끼가 힘겨워 보인다. 산으로 올라가면 작지만 선명한 오렌지색의 지의류뿐이지만, 이것이 둥글게 퍼져 흑백의 풍경에 색채를 더해준다. 해안에 좌초된 빙하 위에는 바다표범과 바다코끼리가 나른하게 드러누워 있고, 작은 순록이 작은 식물을 뜯어먹는다. 북극곰들은 해안을 부지런히 왔다 갔다 한다. 바다표범을 포식하여 통통하게 살이 오른 북극곰들은 언덕 위에 쳐놓은 화사한 노랑텐트를 신기한 듯 쳐다본다. 스피츠베르겐의 고생물학자들은 쉬 잠들지 못한다(57).

 

자연과학자의 글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글이 수려하다. 고생물학자들의 현장 관찰과 채집 상황이 어떤지가 그림처럼 잘 묘사되어 있다. 저런 곳에서 노랑텐트를 치고 야영 한번 해보면 오죽이나 좋겠나. 내가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인데, 사방이 확 트여서 하늘보다 땅이 더 넓어 보이는 사막이나 초원에서 야영 한번 하는 게 내 꿈이다. 절대 정적, 절대 흑암, 쏟아지는 별빛, 유성 ... ,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출렁한다. 그 이전이라도 따뜻한 날을 잡아 우리 집 마당에서 야영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그런대로 기분은 날 거 같은데, 시골인데도 가로등 불빛을 피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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