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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3일
죽음으로부터의 해방
재앙과 죽음은 인간의 가장 깊고 어두운 실존이라서 아무도 피할 수 없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당할 수밖에 없다. 뉴스로 접하는 모든 불행한 사건들은 나에게도 그대로 일어날 수 있다. 잠시 그런 일을 만나지 않았다고 해서 안도하거나 앞으로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노심초사할 것도 아니다. 생명 있는 것들은 끊임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다가 결국에는 생명을 몽땅 잃는다.
기독교가 말하는 구원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인간이 스스로 그런 일을 할 수는 없다. 그게 피조물로서의 한계다. 이것은 하나님의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은 인류 구원의 길을 내셨다. 이게 기독교 교리의 핵심인데, 이것만큼 사람들에게 설득시키기 어려운 것도 없다.
그런 어려움 중의 하나는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을 지금 여기서 확인하거나 경험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예수 믿어도 여전히 병들고 사고당하고 늙어 죽는다. 예수 믿어도 여전히 불안해하고 우울증에도 걸리고 부도덕하게 살기도 한다. 믿음이 아주 좋아도 완전한 평화와 기쁨을 누리지 못한다. 이런 마당에 예수 믿고 죽음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진리라고 주장할 수 있나? 열광주의자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설명의 과정이 신학이자 설교가 아니겠는가. 과연 내가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