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9일
대체 종교
지난 설교에서 현대인들이 종교 경험에 가까이 가기 어려운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이 두 가지가 사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오늘은 ‘대체 종교’ 대목만 보충적으로 설명하겠다.
사람은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종교 없이는 살 수 없다. 물론 그냥 목숨을 부지하며 사는 것은 가능하다. 고양이도 그렇게는 산다. 고양의 삶도 아름답다. 종교적으로 산다는 것은 의미 충만하게 산다는 것이다. 죽음, 허무, 시간, 미래, 무한 등등, 세계와의 관계를 생각함으로써 생명 충만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바로 인간에게만 가능한 영성, 또는 종교성이다.
겉으로 자기는 종교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실제로는 나름으로 종교생활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인데, 자식에게만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것도 일종의 종교 현상이다. 자식을 통해서 자기를 초월하여 나름으로 의미 충만한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종교 유무가 문제가 아니라 참된 종교이냐, 대체 종교이냐가 문제이다. 대체 종교를 성서는 우상숭배라고 한다.
나는 설교에서 예능과 연예를 현대의 대체 종교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은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큰 관심을 보인다. 젊은이들만이 아니라 기성세대도 마찬가지다. 동창회 등등, 이런저런 모임에서 나누는 대화가 대개 이런 것들이다. 예능과 연예가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그것이 현대인들에게 일종의 대체 종교 기능으로 자리했다는 게 문제이다.
인생이 고달프니 그런 방식으로 위로를 받는 게 뭐 나쁘냐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 그것은 우리 삶을 실제로 위로하지 못한다. 일종의 값싼 위로에 불과하다. 그런 것에 위로를 받기 시작하면 정말 위로가 되는 것에, 즉 종교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다.
오늘 대학교에 다니는 딸과 통화를 했는데..
어느 설교를 듣고 새롭게 깨달은 것을 나누더군요..
소유지향성과 존재지향성이 둘다 인간에게 주어지는 것이고..
소유지향성만 죄인줄 알았는데.. 존재 지향성도 죄(우상숭배)였음을..
그래서 이것을 알고 깨닫더라도 삶으로 살아내기는 힘들다.
왜냐면, 인간의 내재성이니까.. 다만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내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도움을 구하면..
어쩌다가 살아내지기도 하는데, 이건 내가 노력해서도 아니고,
내게 어떤 능력이 있어서도 아닌 성령의 이끄심속에 이루어진 경험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정목사님 설교처럼..
내 현삶에 집착하는게 아니라.. 하나님께 집중할때 경험이 조금은 반복적으로 맛볼수 있는거 같다..라고
목사님 설교말씀이 생각나서 함께 은혜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ㅎ
늘 목사님 설교말씀들이 제겐 정말 맛있는 음식(양식)이 됩니다. 감사드립니다.^^
저도 한 두가지 예능은 매주 정기적으로 보고 드라마도 그렇게 보면서 외로운 이곳에서의 삶에 위로를 얻기도 하거든요.
근데 그렇게 되면 확실히 목사님 말씀처럼 종교경험이나 묵상과 같은 것은 차선의 것이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알고 마음에 거리낌이 있으면서도 아직 그것들을 잘라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ㅠㅠ
드라마는 드라마로 아지(제 애완견)는 아지로, 딱 그 정도로만 가치를 두고, 과하게 마음을 쓰지 않고 살아가면 될까요.
좀 더 노력을 해봐야겠습니다.
싸구려 사이비 위로가 득세하는 세상입니다. 베스트셀러도 온갖 힐링 도서이며 티비에서도 힐링 프로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 예를 들어 명예, 자식성공, 돈에 절대적인 의존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것들은 언제 없어질지 모르며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밑 빠진 독과 같습니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합니다. 바울이 예수외의 다른 것은 배설물로 여겼다고 한 것처럼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사이비 종교를 배설물로 여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