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9일
부활 목격자 목록
고전 15:5-8절에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를 목격한 사람들의 목록이 나온다. 게바, 열두 제자, 오백여 형제, 야고보, 모든 사도, 바울이 그들이다. 여기서 게바는 베드로이고, 야고보는 예수님의 동생이다. 열두 제자와 모든 사도가 겹치는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에 사도는 열두 제자만이 아니라 교회의 여러 지도자들을 통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백여 형제 앞에 부활의 예수님이 일시에 나타났다는 사실이 복음서에는 나오지 않는다. 예수의 승천 이후 예루살렘에서 모임을 시작한 사람들의 숫자가 120명이라는 사도행전의 보도와 비교할 때도 오백 명은 아주 큰 숫자다. 바울이 제시하는 목록은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예수의 부활이 확실하다는 것을 고대인들의 글쓰기 방식으로 전한 것뿐이다.
이 목록에 바울은 마지막으로 등장한다. 바울은 문제의 사람이다. 오백여 형제에 이르는 다른 사람들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 이전에 이미 예수와 관계를 맺고 있었지만 바울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팔레스틴이 아니라 다소 출신 디아스포라이기 때문에 예수 생전에는 예수를 만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그는 예수 추종자들을 박해했던 과거가 있다. 사도행전에 따르면 바울은 예수 추종자들을 체포하러 다메섹으로 가다가 부활의 주님을 만났다고 한다.
바울의 부활 경험은 무엇이었을까? 설교에서 나는 고전 15:22절에 근거해서 바울이 예수를 통해서 ‘삶’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 삶은 단순히 여기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죽음을 넘어서는 생명을 가리킨다. 그 삶은 죄와 죽음의 극복으로 인해서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언젠가는 모든자가 그 부활의 목격자가 되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