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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죽음, 의와 생명

 

410일 설교 본문인 요한계시록 5장에는 죽임 당한 어린 양이라는 문구가 여러 번 나온다. 죽임 당한 어린 양은 가장 무기력한 존재를 가리킨다. 예수가 바로 그런 운명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의 출발은 비극이다. 무기력한 죽음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예수는 출생 당시에도 헤롯에 의해서 살해될 뻔했다. 더 깊은 곳에는 부활 신앙이 자리하고 있지만 십자가는 그 어떤 경우에도 그 의미가 축소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교회당 첨탑이나 예배당 정면에 십자가를 세우는 이유가 다 거기에 있다.

죽임 당한 어린 양인 십자가의 예수는 인간이 세상에서 겪어야 할 운명을 가리킨다. 죄와 죽음이다.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과 동일한 숙명을 짊어졌다는 것이다. 죄는 자기를 확대하려는 인간의 자기 욕망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죄와 결탁되어 있다. 그래서 성서는 모든 이들이 죄의 지배 아래 놓여 있다고 말한다. 죄의 결과로 인해서 사람은 죽는다. 그 죽음이 이미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현재의 삶에 개입되어 있다. 마치 그림자처럼 말이다. 내가 이런 말을 설교나 매일 묵상에서 자꾸 반복하는 이유는 그럴 정도로 중요하기도 하고, 반복하지 않으면 쉽게 잊기 때문이다. 성경도 그 사실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

죄와 죽음을 기독교가 강조하는 이유는 그것을 직시할 때만 의와 생명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죄는 의와 대비되고, 죽음은 생명과 대비된다. 죽임 당한 어린 양인 예수의 운명에 동참하는 것이 바로 의와 생명이라는 사실을 온 영혼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삶을 다르게 경험할 것이다. 근심과 염려와 자기 열망이 아니라 영광과 찬송과 감사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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