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9일
메시아니즘
요한복음 10:24절에 따르면 유대인들은 예수에게 ‘당신이 그리스도인지 아닌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고대 이스라엘 역사에는 자칭 메시아라 하는 인물들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자신이 민족을 토탄의 수렁에서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주장이다. 그들 중에는 말로만 떠벌리는 사람이 있었고, 실제 사람들이 솔깃해할만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사람도 있었다. 유대 민중들은 주변의 큰 나라에 의해서 계속해서 시달림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메시아 출현에 목말라 했다.
오늘 우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흙수저, 헬조선 등등의 신조어로 나타나는 좌절감이 메시아 열망 현상으로 나타난다. 누군가 강력한 카리스마를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서 자신과 세상을 구원해주기를 바란다. 그 대상은 종교 지도자일 수도 있고, 정치 지도자일 수도 있다. 지난 2012년 대선에 즈음하여 갑자기 나타나 대선후보 1위의 지지율을 보인 아무개 씨 현상도 그런 것이다. 국가 운영에 대한 아무런 검증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사회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하지만 강렬한 열망이 그에게 투영된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대다수의 혁명은 이런 메시아니즘 현상이다. 북한의 김일성은 북한 주민들에게 메시아와 다를 게 없다. 그의 아들과 손자까지 이어진다. 특별한 현상이다. 메시아적 현상 앞에서 민중들의 판단이 아주 취약하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너새니얼 호손의 단편 <큰 바위 얼굴>의 주인공 어니스트는 세상을 구원할 인물이 온다는 ‘큰 바위 얼굴’에 관한 전설을 듣고 자란다. 기라성 같은 부자, 장군, 정치인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어니스트를 실망시켰다. 평범하게 살았던 어니스트를 ‘큰 바위 얼굴’이라고 외치던 시인이 있었지만, 어니스트는 여전히 ‘큰 바위 얼굴’을 기다린다는 이야기다.
예수는 그리스도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가 그를 통해서 어떤 생명을 경험하는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