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Views 1440 Votes 0 2016.05.05 22:22:02

오늘 하루 대구샘터 교우들과 함께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창녕 관룡사입니다.

한 가지 소원은 다 들어준다는 문구를
곳곳에 걸어놓은 걸 보니

깊은 도를 닦는 절이라기보다는

기복신앙에 기울어진 절로 보입니다.

아침 9시반에 집에서 출발해서

그곳에 11시 약간 넘어 도착했습니다.

서른 명 정도 모여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분이

일괄 주문해준 김밥을 약간 이른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김밥에 대해서 말하려고 해도 많은 이야기 거리가 있습니다.

줄어야겠네요.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다 올라가지는 못했습니다.

너무 가파랐습니다.

강병구 님이 올려주신 사진을 보면

올라간 분들의 모습이 나올 겁니다.

힘들긴 했지만 재미 있었습니다. 

저는 정말 오랜만에 산에 오른 겁니다.

흥에 겨워서 정상에서 멋진 포즈로 사진을 찍었는데,

그 모습도 강병구 님이 오렸지만

다시 올리니 귀엽게 봐주세요.

13139237_988366247945038_1676018364781242692_n.jpg

내려오는 길에 찍은 다른 사진도 역시

기분이 한껏 오바 된 듯이 보입니다.

보실까요.

1462452020692.jpeg

 

산에서 내려와 창녕 우포 늪에 갔습니다.

여기에는 11명만 갔어요.

등반한 뒤라 힘들어서 늪 둘레를 다 돌지 못하고

살짝 맛만 보고 돌아섰습니다.

일행을 저는 현풍 할매곰탕집으로 안내했습니다.

감개가 무량했습니다.

지금부터 30년 전 1986년 6월에

그곳에서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쌩으로 개척한 것은 아니고

분립 개척된 교회였는데,

어쨌든지 제가 최초 목회자로 간 곳입니다.

제가 만으로 33세, 집사람이 28세였습니다.

그곳에서 햇수로 12년 목회했습니다.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일행 중에 한분이 곰탕 값을 내는 바람에

우리는 맛있게 대접만 받았습니다.

곰탕 먹고 함께 그 교회당을 찾아가서 구경하고,

모두 헤어졌습니다.

집사람과 저는 따로 남아서 현풍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해가 기울어지는 시간에 출발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집사람에게

오늘 결혼 35주년 이벤트로 소풍을 다녀옵시다, 했습니다.

지금까지 늘 이런 식으로 특별한 날을 때우는 저를

집사람은 못마땅해하면서도 그러려니 받아줍니다.

유난히 긴 하루였습니다.

여러 교우들과 땀 흘리고 숨가빠 하면서 산을 오르고,

모처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몇달 전에 다쳤던 발목이 이번 산행에서 아무 이상이 없는 걸 보니

원상 회복이 된 거 같습니다.

소나무, 그 사이의 햇살, 김밥, 아이들의 모습,

이소선 할매곰탕, 절 풍경, 여러 대화, 적당한 피로....

오늘 아주 즐거운 소풍이었습니다.

 


profile

愚農

2016.05.05 23:04:00

754m 그 높은 산을 구두 신고 가셨습니까?

처가가 현풍곽씨라 한때는 할매 곰탕을 자주 먹었답니다.

profile

정용섭

2016.05.05 23:11:09

이번 모임을 주선한 분이

별로 험하지 않는 코스라 하기에

대충 편한 신발을 신고 갔는데,

제 불찰이었지요.

몇번 미끌어졌습니다.

할매 곰탕 맛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더군요.

손님들도 여전히 많아서 주인은 좋겠지만

대화도 나누면서 편안히 먹고 싶은 분들은

뭔가 쫓기는 느낌이 들 거 같더군요.  

profile

은목오크

2016.05.06 00:56:01

창녕으로 소풍을 다녀가셨군요.

지난  바람에 꽃가루 거의 떨어져 소풍에는 좋은 날씨였지요~

86년이면 현풍도 시골이었을텐데 거기서 12년이나 목회하셨다니,

그것 하나만으로도 대단하십니다 목사님.

현풍이든 대구든 원당이든, 지구 한 귀퉁이에서 

진리를, 생명을 나누는 소임을 다해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profile

정용섭

2016.05.06 21:36:59

그렇군요.

바람에 꽃가루가 많이 떨어진 상태군요.

우물쭈물 하다가 12년 현풍에 머문 것을

대단하다 하시니 부끄럽습니다.

1986년부터 지금까지 30년 동안

목사로서의 내 삶에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보기에 따라서 한줌에 불과하긴 하지만요.

profile

캔디

2016.05.06 08:48:11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 소풍을 다녀오셨네요.

어린이날 혼인을 하셨네요

결혼35주년 축하드립니다.

지금 생각났는데 저도 다음주에 결혼 32주년을 맞이하게 되네요.ㅎㅎㅎ


사진보니까 기분이 한껏 오바되신것  확실한것 같습니다.

귀엽게 봐 드릴께요 ㅎㅎㅎㅎ^^*

profile

웃겨

2016.05.06 11:56:12

캔디님, 결혼 32주년 축하드려요.

저도 이번달에 결혼기념일이 들어있어요.

우리 모두 오월의 신부였군요!

profile

정용섭

2016.05.06 21:50:51

캔디 님의 결혼 32주년 축하드립니다.

사실은 젊은 시절 아무 것도 모르고 결혼하잖아요.

눈이 멀거나 몇 가지 오해를 해야만 결혼이 성립되는 거지요.

어쨌든지 이렇게 세월이 흘러서

미운정고운정 다 들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지요. ㅎㅎ

시골뜨기

2016.05.06 09:14:18

정말 오랜만의 산행이었는데

길이 예상했던 것보다 험해서 고생은 좀 되었지만 어쨌든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목사님!

이소선이 아니라 박소선입니다.

현풍할매곰탕집에서 알면 성을 바꿨다고 뭐라 할 것 같은데요!

profile

정용섭

2016.05.06 21:52:31

ㅎㅎ 이소선이라는 이름은 전태일의 어머님이셨지요?

오늘 몸이 괜찮으셨는지 모르겠네요.

profile

웃겨

2016.05.06 11:54:20

관룡산 산신령이 등장하신 줄 알았습니다.ㅎㅎ

산기운에  한껏 취하신 목사님의 기분이

생생히 전해집니다.

 산 정말 좋죠??



profile

정용섭

2016.05.06 21:54:05

저런 높은 산의 정기는

말이나 사진으로가 아니라

실제로 그 안에 들어가거나 앞에 서야만

느낄 수 있는 거지요.

자유혼 님 앞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

분수를 모르는군요.

List of Articles
No. Subject Date Views
4006 성령의 피조물 May 20, 2016 1281
4005 성령경험과 사물경험 [1] May 19, 2016 1284
4004 D. Ernst Hänchen [4] May 18, 2016 1516
4003 방언 [6] May 17, 2016 1594
4002 오순절 마가 다락방 [2] May 16, 2016 13643
4001 삶은 디테일에 있다 May 14, 2016 1784
4000 비밀한 방식 May 13, 2016 1156
3999 심판과 생명 완성 May 12, 2016 1493
3998 예수와 절대생명 May 11, 2016 1212
3997 기독교의 '세계' [2] May 10, 2016 1611
3996 마라나타 May 09, 2016 3228
3995 삶의 우선순위 [3] May 07, 2016 1764
3994 영혼의 만족 [8] May 06, 2016 1666
» 소풍 file [11] May 05, 2016 1440
3992 바울이 본 환상 file May 04, 2016 10117
3991 꽃가루의 가벼움 [3] May 03, 2016 1262
3990 루디아 [2] May 02, 2016 1294
3989 신랑 신부에게 [6] Apr 30, 2016 2322
3988 예수를 생명으로 경험하기(2) [11] Apr 29, 2016 1427
3987 예수를 생명으로 경험하기(1) [2] Apr 28, 2016 1247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