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3일
비밀한 방식
서울샘터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어떤 분이 예배 후에 ‘예수 재림으로 일어나게 될 사건이 이미 우리의 삶에 비밀한 방식으로 reality가 되었다.’는 설교 내용 중에서 ‘비밀한 방식’이 뭔지,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는지, 하고 나에게 물었다. 여기서 보충 설명해야겠다.
가장 기초적인 ‘믿음으로 인한 칭의’를 보자. 하나님이 의롭다고 인정한다는 이 칭의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다. 손에 잡히는 것도 아니다. 그건 비밀이다. 의롭다고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서 의롭다고 인정받으려고 애를 쓰지 않기 때문에 자유를 얻는다. 그게 구원의 한 측면이다. 예수 재림이 일어난다는 것은 이 칭의 사건이 확증된다는 의미다. 아직 재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칭의도 확증된 것은 아니지만 믿는 사람들에게 비밀하게 생명의 리얼리티가 된 것이다.
예수 재림에 일어날 사건은 생명 완성이다. 거꾸로 말하면 생명 완성이 곧 예수 재림이다. 예수 재림을 구름 타고 온다는 식으로 보지 말고 생명 완성으로 봐야 한다. 그 생명 완성이 실질적으로 무엇인지 우리는 아직 다 알지 못한다. 다만 부분적으로 자유, 평화, 안식의 능력이라고만 말할 수 있다. 예수를 믿음으로써 그런 능력이 우리에게 주어졌다면 그건 곧 우리가 예수 재림으로 완성된 생명 완성 사건에 비밀한 방식으로 참여했다는 뜻이다.
개인의 삶으로 비유하면 이렇다. 죽음은 생명의 끝이 아니라 생명의 완성이다. 지금 방식의 삶은 끝나지만 다른 방식의 삶이 시작되는 사건이다. 그 죽음의 순간은 오늘 이 자리에 비밀한 방식으로 개입될 수 있다. 죽음, 즉 생명 완성을 기쁨, 자유, 평화, 안식으로 경험하는 사람은 지금 여기서 그런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그게 밖으로 나타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비밀한 방식’이라고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