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1일
성령, 살리는 영
금년은 지난 5월15일부터 성령강림절이 시작된다. 전통적으로는 대림절이 시작되는 11월 마지막 주일 이전까지가 성령강림절기다. 6개월 이상이니 절기 중에서 가장 길다. 기독교장로교회를 중심으로 한국교회는 성령강림절 6개월을 둘로 나누어 앞 3개월은 성령강림절로, 뒤 3개월은 창조절, 또는 왕국절로 지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샘터교회도 이를 따른다.
성령이 무엇인가? 이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면 학위 논문으로도 부족하다. 수많은 신학자들이 이를 주제로 책을 썼으며, 지금도 쓰고 있고, 앞으로도 쓸 것이다. 성령이 무엇인지에 대한 대답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가장 큰 틀에서 본다면 삼위일체의 관점이 필요하다. 기독교는 성령을 하나님으로 본다. 아버지로서의 하나님, 아들로서의 하나님, 영으로서의 하나님이라는 관점이 그 중심에 있다. 각각 신론, 기독론, 성령론으로 불린다. 삼위일체를 말하는 교부들은 세 하나님이 본질적으로 동일하나 위격으로 분리된다고 보았다. 이런 존재가 어떻게 가능하냐, 그것은 순전히 관념에 불과한 거 아니냐, 하는 질문이 가능하다. 성령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는지, 아니면 ‘그리고 아들로부터’(필리오 케) 왔는지도 진지하게 논의되었는데, 동방과 서방교회는 아직도 이 대목에서 충돌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성령은 ‘살리는 영’이라고 보면 된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가 영을 그렇게 보고 있다. 사람이 생명을 얻는 것,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 진리를 깨닫는 것이 모두 성령의 힘이다. 부활을 일으킨 힘도 역시 성령이다. 성경이 말하는 성령은 아주 포괄적인 생명의 힘이다. 그걸 교회만이 독점하고 있는 듯이 말하는 건 성령의 왜곡이자 위축이다. 내일 성령강림후 첫째 주일이자 삼위일체 주일에 ‘성령, 진리의 영’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겠다. 거기서 성령에 대한 보충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정용섭 목사님 안녕하세요. 오랫만입니다. 잘 계시죠? 다름이 아니라 제가 오랫동안 축농증과 비염을 앓고 있었고 수술을 두번이나 했는데도 다시 재발을 합니다. 의사선생님들 말씀으로는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이야기를 하네요. 저희 부모님께서는 저에게 경기도 평택에 있는 어느 목사님께 안수를 받으러 가자고 강권을 하네요. 그 목사님께 제 이야기를 많이 해두었고 그 분도 저에 대한 기도를 많이 하신분이라 그 분이 안수를 하면 반드시 제 축농증도 깨끗하게 나을수도 있고 성령체험을 한다고요. 성령이 인도를 해준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오래전부터 그런류의 방법에 대해 일종의 의문감과 반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희 부모님의 강권에 의해 마지못해 가기는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해서 나을지도 모를뿐더러 또 어떤 '기적'이 난다고 해서 그것이 정말로 어떤 성령체험이고 성령의 임재함으로 봐야 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국교회의 문제점중 하나가 이런 성령에 대한 오해가 아닌가요? 성령을 일종의 '능력'으로 오해하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설령 어떤 기적이 난다고 해도 그것은 성령은 아닐텐데 어떻게 봐야할까요? 참... 나이 서른이 다되서 일자리도 못구하고 부모집에 얹혀사는 처지라 부모님의 강권을 일방적으로 거절할 수만은 없는 처지에 제가 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일종의 치료아닌 치료를 받는다고 하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 그리고 한동안 잘 안나타나다가 불쑥 이렇게 나와서 이런 글 올리고 그래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 자주 자주 와서 목사님과 이야기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