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0일
북이스라엘
고대 이스라엘의 굵직한 역사를 개관하면 다음과 같다. 모두 기원전이다. 13세기: 출애굽, 가나안 점령/ 12세기: 사사시대/ 11세기 초: 사울/ 10세기 말: 다윗/ 10세기 중반: 솔로몬/ 922년 남북 분열(북이스라엘 922-721년, 남유대 922-587년)/ 587-538년: 바벨론 포로/ 515년: 성전 헌당/ 167-63년: 마카비 시대
북이스라엘은 2백 년 동안, 그리고 남유대는 북이스라엘보다 140여년 더 존속했다. 만약 북이스라엘이 남유대보다 더 오래 살아남았다면 이스라엘 역사도 달라졌을 것이며, 따라서 성경의 내용도 달라졌을 것이다. 북이스라엘은 솔로몬이 죽고 그의 아들 르호보암이 왕위에 오르자 오랫동안 다윗 왕조에 불만을 품고 있던 여로보암이 반역을 일으켜 세운 나라다. 이스라엘의 12지파 중에서 10지파가 여기에 동조했다. 남유대는 2지파만 남았다. 당연히 북이스라엘의 국력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힘이 강하다고 해서 살아남는다는 보장이 없다. 자신들의 국력을 과신하거나 국제 질서에서 줄을 잘못 서게 되면 나라가 망한다. 북이스라엘이 그랬다. 남유대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함으로써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스라엘 왕정을 다루고 있는 열왕기상과 열왕기하는 북이스라엘의 왕들을 대부분 악한 왕으로 평가한다. 남유대 왕들도 악한 왕으로 평가되는 이들이 많지만 괜찮게 평가되는 왕들도 있다. 역사적 평가라는 게 승리자의 관점에서 기록될 수밖에 없긴 하지만, 북이스라엘의 왕들이 악하게 평가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여호와 하나님 신앙을 잘 지켜내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북이스라엘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여호와 하나님 신앙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예루살렘 성전과의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데, 분단 체제에서 이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분단은 악이다. 지금 한민족의 분단도 역시 악이다. 이 분단 체제로 인해서 온갖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범죄가 일상으로 발생한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