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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일
기우제
지난 설교에서 나는 갈멜 산 이야기를 기우제와 연결해서 설명했다. 그 단서가 본문에 직접 나오지는 않지만 정황적으로 그렇게 볼 개연성은 높다. 일단 이 사건이 3년에 걸친 가뭄 끝에 일어난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이 사건에 뒤이어서 큰 비가 내렸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바알선지자들이 제단 앞에서 보인 종교의식은 네 단계를 걸쳐서 점점 상승된다. 1) 바알에게 정상적으로 기도를 드렸다. 2) 열광적으로 바알을 향해서 울부짖었다. 3) 제단 주변에서 춤을 추었다. 4) 칼과 창으로 자기 몸에 상처를 냈다. 이들의 평소 종교의식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피를 보이는 자학 행위까지 보이는 걸 보면 기우제 같은 위급한 경우에 어울리는 종교의식이 아니겠는가.
지구는 언제까지 비를 내릴까? 그게 영원하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달렸다. 어쩌면 멀지 않아 검은 비가 내릴지도 모른다. 지구의 생태가 자연적으로 복원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버린다면 어쩔 수 없다. 아직은 그런 때가 오지 않았지만 결국은 온다. 아직은 우리가 숨을 쉬면서 살아있지만 모든 걸 멈춰야 할 순간이 결국 오는 것처럼 말이다. 고대인들이 기우제를 드리던 심정으로 매 순간을 살아내는 게 지구에서 손님으로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최선이 아니겠는가. 예배는 영적인 기우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