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Views 1493 Votes 0 2016.06.24 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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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영화 <곡성>이 많은 관객 수를 올린 듯하다. 나는 직접 영화를 보지 못하고, 영화를 본 사람을 통해서 조금 전해 듣거나 인터넷에 나오는 평을 읽은 게 전부다. 나는 오늘 영화 자체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 영화 제목이 가리키는 그 방향을 약간 추적해내는 게 설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한 마디 하는 것뿐이다.

곡성(哭聲)은 통곡소리다. 영화에서 어린아이도 악령의 지배를 받아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귀신 들림 현상이다. 감독의 생각이 어떤 것이었는지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내 생각에 세월호사건이 그 바닥에 놓여 있는 것 같다. 2년 전 416일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세월호 안에서 겪었을 소년 소녀들의 모습이 귀신 들려 이상한 몸짓을 하는 영화의 여자 아이와 같다. ‘설마하던 생각이 어느 순간에 혹시로 바뀌고, 그러다가 그게 현실이 되어버렸다. 나갈 곳이 막힌 상태에서 밀려들어오는 바닷물은 그들에게 악령이다. 그들이 내질렀을 소리는 곡성이다.

나는 무당들의 살풀이를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악한 기운을 쫓아내고 좋은 기운을 불러오기도 하고, 극한의 슬픔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심층에서 위로하는 퍼포먼스이기 때문이다. 무당들의 춤과 넋두리는 사람의 무의식에 자리하는 살()기운을 녹여낼 정도로 강력하다. 유럽의 유명 작곡가들은 다 레퀴엠을 작곡했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진혼곡이 필요하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대한민국의 오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세월호 참사 앞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살풀이를 하며, 어떻게 레퀴엠을 불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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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만호

2016.06.25 08:33:49

곡성이 지역 이름인줄 알았는데 특별한 소리군요

가슴속 풀어 녹여내지 못할 슬픔에 대해

"많이 우세요"

"같이 웁시다" 는 말밖에는 답이 없을까하는 속절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춘향의 설움과 한은 이몽룡을 만났을 때 풀린다'

'변학도와 그 지방 공무원을 처벌하는 건 그 다음 문제다' 에 세월호 해법이 있다고 봅니다.

이몽룡(진실)의 등장을 사력을 다해 막고 있는데서 세월호 참사의 진면목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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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6.06.25 09:19:28

정곡을 찌르는 말씀이네요.

몽룡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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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2016.06.25 11:06:25

저는, 좀 딴 이야기를 해야겠어요.

곡성 영화홍보가 한창이던 때 공무원 한 분이 어이없이 사고사를 당했잖아요?

그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진짜 찰라에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늘 예기치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생각을요.

 

그 공무원의 임신한 아내의 통곡(곡성)장면도 한동안 떠나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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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6.06.25 21:12:30

예, 황당한 운명 앞에서 우리는 언어도단, 판단중지에 이릅니다. 

그 사고에 대한 어떤 분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한 사람의 운명을 선으로 긋는다면

이 사람은 아파트 아래서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당하기 위해서

일직선으로 달려온 거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입니다.

이 모든 곡절들이 언젠가 다 해명될 수 있을지요.

불쌍히 여겨달라는 기도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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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2016.06.26 18:31:34

목사님이 말씀하신 무당의 살풀이는

태백산맥에서 잘 표현되어 있는듯 합니다.

죽은자를 위해서가 아니고 산자를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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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6.06.26 21:39:53

그렇지요.

인간의 모든 행위는 다

산 자를 위한 거지요.

무당의 살풀이를 조정래 선생님이

어떻게 묘사했는지 궁금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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