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4일
곡성
영화 <곡성>이 많은 관객 수를 올린 듯하다. 나는 직접 영화를 보지 못하고, 영화를 본 사람을 통해서 조금 전해 듣거나 인터넷에 나오는 평을 읽은 게 전부다. 나는 오늘 영화 자체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 영화 제목이 가리키는 그 방향을 약간 추적해내는 게 설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한 마디 하는 것뿐이다.
곡성(哭聲)은 통곡소리다. 영화에서 어린아이도 악령의 지배를 받아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귀신 들림 현상이다. 감독의 생각이 어떤 것이었는지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내 생각에 ‘세월호’ 사건이 그 바닥에 놓여 있는 것 같다. 2년 전 4월16일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세월호 안에서 겪었을 소년 소녀들의 모습이 귀신 들려 이상한 몸짓을 하는 영화의 여자 아이와 같다. ‘설마’ 하던 생각이 어느 순간에 ‘혹시’로 바뀌고, 그러다가 그게 ‘현실’이 되어버렸다. 나갈 곳이 막힌 상태에서 밀려들어오는 바닷물은 그들에게 악령이다. 그들이 내질렀을 소리는 곡성이다.
나는 무당들의 살풀이를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악한 기운을 쫓아내고 좋은 기운을 불러오기도 하고, 극한의 슬픔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심층에서 위로하는 퍼포먼스이기 때문이다. 무당들의 춤과 넋두리는 사람의 무의식에 자리하는 살(煞)기운을 녹여낼 정도로 강력하다. 유럽의 유명 작곡가들은 다 ‘레퀴엠’을 작곡했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진혼곡이 필요하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대한민국의 오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세월호 참사 앞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살풀이를 하며, 어떻게 레퀴엠을 불러야 할까.
곡성이 지역 이름인줄 알았는데 특별한 소리군요
가슴속 풀어 녹여내지 못할 슬픔에 대해
"많이 우세요"
"같이 웁시다" 는 말밖에는 답이 없을까하는 속절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춘향의 설움과 한은 이몽룡을 만났을 때 풀린다'
'변학도와 그 지방 공무원을 처벌하는 건 그 다음 문제다' 에 세월호 해법이 있다고 봅니다.
이몽룡(진실)의 등장을 사력을 다해 막고 있는데서 세월호 참사의 진면목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