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5일
하나님은 하나님이다
지난 설교의 제목 ‘나는 하나님이다.’는 바르트의 신학명제인 ‘하나님은 하나님이다.’와 같은 뜻이다. 무슨 말인가? 하나님이 누군지는 하나님을 통해서만 밝혀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하나님이 사람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자신을 사람들에게 나타내신다는 말이다. 이런 설명이 손에 잡히지 않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창조 문제를 보자. 우리는 세상이 왜 이런 방식으로 존재하게 되었는지를 모른다. 물리학과 생물학이 나름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그런 설명은 존재하는 것들의 현상에 대한 것이지 존재할 이유에 대한 것은 아니다. 창조의 이유를 사람이 밝혀낼 수 없다. 창세기 기자는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라고 전한다. 왜 빛을 창조했냐, 하는 질문은 여기서 아무 의미가 없다. 창조했다는 사실만 우리가 알 수 있을 뿐이다.
예수의 십자가를 보자. 고전 1:12절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유대인들에게 거리끼는 것이고,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었다. 십자가는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사건이었다. 일생 실패다. 하나님은 십자가에 처형당한 예수를 살리셨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인류 구원의 길을 내신 것이다. 우리는 그 하나님의 일을 믿고 받아들일 뿐이지, 왜 그렇게 했냐고 질문할 수 없다. 구약에는 하나님이 어떤 이들의 마음을 강퍅하게 했다는 표현들이 나온다. 어떤 이들은 선택하고 어떤 이들은 제외시켰다. 여기서 ‘왜’라는 질문은 무의미하다.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우리가 받아들이고 그 뜻을 깊이 알도록 노력할 뿐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자주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다른 분이신 것을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하나님을 마치, 친구처럼, 인간처럼 생각해서
제 생각에 안에 가두고, 필요할 때 꺼내보고, 물어보고, 도와달라고 청해보고......
나는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하나님이시다. 주기도문의 첫 줄,
하나님에 대한 제 인식을 바로 잡도록 우주적인 하나님을 인식 할 수 있도록,
제 머릿 속을 우주만큼 확장하고 싶네요. ㅋ 그리고
하나님의 거대함과 경이로움을 느끼면, 제가 좀 더 겸손 해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