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5일
예레미야의 소명
지난 설교의 성경 본문은 렘 1:4-10절이다. ‘예레미야의 소명’ 이야기다. 예레미야가 처한 정치적인 상황을 설명하다가 설교 시간이 다 지났다. 그것으로 설교를 끝내도 되지만, 나는 예레미야 이야기가 오늘 우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마지막으로 물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다는 것이 대답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은 애매하다.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다는 게 무슨 뜻인가?
소명 이야기에는 하나님과 예레미야 사이의 대화가 나온다. 이런 본문을 읽는 독자들은 예레미야가 우리가 서로 대화하듯이 실제로 하나님과 대화했나보다 하고 생각한다. 내가 자주 말했듯이 성경에 나오는 이런 이야기는 시(詩)와 비슷하다. 시인들은 바람과도 대화하고 별과도 대화한다. 시인들의 그런 표현을 실제 대화라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람과 별은 사물에 불과하지만 하나님은 인격적인 분이니까 차원이 다르지 않느냐는 반론이 가능하다. 물론이다. 성서기자들은 하나님을 인격적인 분으로 경험했다. 그 인격은 지금 우리가 사람과의 사이에 경험하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가 다 파악할 수 없는 차원에서, 즉 우연한 사건으로 우리와 대화하는 분이 하나님이다.
본문에서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출생 이전에 이미 성별하고 선지자로 세웠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예레미야가 귀로 직접 들은 것은 물론 아니다. 예레미야가 저런 문학적 표현을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예언활동이 존재론적으로 하나님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저런 방식으로 묘사한 것이다. 예언활동의 주도권이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우리를 세상에 보내신 주님은
각자에게 소명을 주었다고 봅니다.
그 소명이 무엇인지는
주님을 알아가며 가까이 할 때
깨달을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