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3일
지금 시간이 23일 오후 2시 가까이 됐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밤 9시네요. 오늘 아침에는 알람이 울리지 않아서 약간 늦게 일어났습니다. 렌트 카 문제를 해결하고, 동네 산책을 다녀와서 점심 먹고 잠시 휴식 중입니다. 지금 이곳 베를린 하늘은 반쯤 뭉게구름으로 덮여 있습니다. 아직 한번도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여행에 좋은 날씨군요. 집사람이 오늘 오후에는 백화점 구경을 가겠다네요. 여기까지 와서 무슨 백화점이냐, 했지만 막무가내입니다. 조금 후에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KARSTADT에 데려다 줘야합니다. 나는 백화점 안에서 기다릴 수 없으니 어딘가 다른 데 들리든지 집으로 돌아왔다가 시간 맞춰서 데리러 가야겠네요.
여기 도착한 다음날 렌터카 예약한 거 찾으러 테겔 공항 구내에 있는 AVIS에 갔습니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서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어찌어찌 해서 끌고 오긴 했습니다. 베를린 교통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운전하는 동안 긴장했습니다. 여기 신호 체계에서 가장 특징적인 건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좌회전 신호가 아예 없다는 겁니다. 빨강색과 녹색뿐입니다. 직진 신호 시에 좌회전 할 차는 앞으로 나가서 좌회전 신호를 키고 있다가 그쪽 직진 차량이 없는 틈을 타서 좌회전을 해야 합니다. 우물쭈물하다가는 욕을 먹습니다. 저도 몇 번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며칠 지나니 익숙해졌네요. 또 하나 재미있는 건 무인카메라가 없다는 겁니다. 어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며칠 운행해본 거리에서는 없었습니다. 무인카메라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걸 여기서 운전해본 분들은 알 겁니다. 베를린만 보면 그렇습니다. 다른 지역은 또 사정이 다르겠지요.
한국에서 예약한 차는 폭스바겐 골프였는데, 나중에 보니 듣보잡 SKODA네요. 인수받을 때 담당자가 나에게 설명해 주었는지는 제 독일어 실력이 부족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원래 계약서에는 ‘폭스바겐 골프, 또는 동급 차량’이라고 기록되어 있더군요. 저는 자세하게 읽지 않았지요. 다시 아비스에 다시 가서 차를 바꿔달라고 말했습니다. 폭스바겐 골프로 예약했는데 왜 이런 차를 주느냐, 운전하는 데 불편하더라, 했습니다. 제가 너무 자세하게 써서 읽기에 지루하지요? 담당자는 차가 여유가 없었다고, 그 차밖에 없다고 하네요. 금요일에 다시 오면 마음에 드는 차로 바꿔주겠다고 해서, 오늘 오전에 다녀온 겁니다.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스코다는 기어가 오토인데 반해서 폭스바겐은 스틱입니다. 저도 스틱을 운전하기는 오랜만입니다. 오늘 처음 출발하면서 애를 먹었습니다. 중간 오르막 언덕길 신호등 앞에서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할 때 자꾸 뒤로 미끄러졌습니다. 뒤차가 클락숀을 크게 울리면서 야단도 아니었지요. 겨우 접촉 사고를 면했습니다. 동네에 와서 주행 연습을 했습니다. 이제 좋습니다. 스틱이 운전하는 기분이 나긴 합니다. 차 교환하러 혼자 간 게 천만다행입니다. 조수석에 집사람이 앉아있었다면 잔소리를 바가지로 얻어들었을 테니까요. 그러면 정신이 혼란스러워서 제가 실수를 실제로 했을지 모릅니다. 남편이 모는 차의 조수석에 앉아야 할 다비녀들은 답답하더라도 남편 운전하는데 잔소리 하지 않는 게, 쉽지 않겠지만, 최선이라는 걸 알아두세요. 앞으로 10월19일까지 오늘 교환해온 차로 여러 곳을 다녀야 합니다. 앞으로 어떤 에피소드가 생길지 기대가 됩니다.
어제 밤에 베를린필에 다녀왔습니다. 세계 유명 연주단에 베를린필이 손꼽힌다는 건 다 아실 테구요. 저야 뭐 음악에 대해서 깊이 아는 게 없어서 어제의 연주 자체에 대해서는 말할 게 없습니다. 집사람 말처럼 ‘귀청소’ 한 걸로 만족합니다.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아, 거기서 주차하는 데 애를 먹었어요. 시작하지 한 시간 전에 도착했는데도 지하주차장은 만차가 되어서 인근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주차할 곳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지만 자동으로 요금 계산을 하는 게 어려웠어요. 그래서 ‘배째라.’하는 마음으로 계산하지 않고 그냥 연주회에 갔었는데, 돌아와 보니 다행히 딱지가 붙어 있지 않았습니다. 웬만해서는 렌트카 하지 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우리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집사람 체력이 받쳐주지 못할 거 같아서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제가 고생을 좀더 해야겠지요.
시작하기 전 길 건너편에서 바라본 베를린필 건물
단원들이 입장하기 전의 무대
연주 시작하기 10분 전
아래는 저희 부부의 인증샷입니다.
아래는 베를린필 옆에 있는 교회당입니다. 아주 유명한 건데 내용은 제가 잘 모릅니다.
이 근처에 여러 건물이 모여 있습니다.
훔보트대학을 비롯해서 역사적으로 오래된 건물은 다 옛동독지역에 있는데 반해서
이곳은 옛서독지역의 건물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바로 큰 길 건너에 국립 도서관이 있습니다.
16년 전에 저는 그곳을 드나들면서 판넨베르크의 설교집을 번역했습니다.
*보충- 도서관은 며칠 뒤에 갔는데, 위에서 말이 나와 여기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국립 도서관입니다. 2000년도에 자주 드나들 던 곳입니다.
1층 로비가 보이고 2층 계단에서 찍은 겁니다. 전체 층이 다 뚫려 있습니다.
분위기가 좋지요. 환기도 좋고, 조명도 좋습니다.
옛날에 저도 저런 자리에 앉아서 번역과 독서를 했습니다.
구내 카페입니다. 간단 식사도 됩니다.
우리 사모님, 우아하십니다~
목사님,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려면 사모님의 스마트폰에 Uber taxi 앱을 깔아두시면 편합니다.
1. 출발지와 목적지를 앱으로 설정할 수 있어서 기사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요.
2. 가장 단거리로 운행하고 안전합니다. 폰의 지도로 경로확인 가능하구요.
3. 앱 가입 시에 신용카드를 등록하므로 모든 결제는 그것으로 자동결제 됩니다.
4. 이메일로 내역이 계속 발송이 되어요.
5. 차종도 선택할 수 있어서 좋고, 차도 깨끗하고 서비스도 좋습니다.
6. 단, 큰 건물 앞에서 택시를 부르시면 서로를 찾기가 힘듭니다.
예를 들어 베르린필이라고 출발지를 선택하면 기사가 오기가 힘들어요.
약간 걸어서 주변의 작은 가게의 주소를 적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목사님하고 사모님이 연주회 관계자들 같아 보입니다.
연주장이 영화에서나 볼듯한 모습이네요.
제대로 멋진 연주회 감상 하셨겠어요..^^
사모님 얼굴 처음 뵙는데.. 고우시네요.
목사님은 지휘봉만 들고 계셨으면, 지휘자로도 손색이 없을거 같아요.ㅎ
글이 재밌습니다. '듣보잡'이 뭔말인지 몰라 네이버 검색도 해보고..그리고 웃고,
'배째라'라는 용어를 사용하시는 목사님의 솔직함에 또 웃네요.
저는 웃지만 목사님의 일상속의 소소함 속에서 나름 겪는 어려움들이 느껴집니다.
그곳의 낯섬을 잘 적응해가는 모습이 좋아보입니다.
아슬아슬 실감나는 여행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ㅎㅎㅎ
남편이 운전할때 아내의 잔소리는 특권인데...
저도 쉽지 않겠지만 특권을 내려놓토록 노력해봐야겠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