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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시인의 시 '순간들'이 인상적이라서
여기 옮겨 적습니다.
순간들
이시영
천상의 어딘가에서
참새 한 마리 묵직이 내려와 앉는다
나와 온 우주가 함께 팽팽해진다
사람들 바쁘게 걷는다
4행에 불과하지만 많은 것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네요.
바쁘게 걷는 사람들은 '... 팽팽해'지는 느낌을 모릅니다.
그런 느낌을 알려면
참새 한 마리의 기원이 천상이라는 사실과
참새의 무게가 가벼운 게 아니라 '묵직'하다는 사실을 알아야겠지요.
그 참새 한 마리를 통해서 시인은 '우주가 함께' 하는 걸 느낍니다.
이런 감수성이 없다면 하나님을 말할 수 없겠지요.
무작정 바쁘게 걷도록 우리를 강요하는 현대사회에서
정신 차리지 않으면 삶의 중심에서 점점 더 소외되는 게 아닐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