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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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태계 사회학자 아이젠 슈타트가 한국을 방문하던 날 한국 도시의 밤하늘에 가득한 붉은 십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것은 십자가에 대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충격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왜 한국교회는 경쟁적으로 밤에 십자가 탑에 빨간 네온사인 불을 밝혀서 외국인에게 공포를 일으키게 하는 것일까요?
십자가에 대한 인식의 차이입니다. 서양에서는 십자가는 죄인을 사형시키는 사형틀이며 ‘죽음’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장례식장이나 무덤이나 드랴큘라 같은 귀신을 내쫓는데 필요한 도구로 인식되어 사람들이 기피하는 상징물입니다.
우리나라의 사형 방법은 나무에 올가미를 걸고 목을 매달아 데롱데롱 공중에 뜨게 하는 것입니다. 십자가 사형틀은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서 그것이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사형 도구’라는 것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죄를 지어도 전혀 양심의 가책이나 부끄러움이 없는 이유는 ‘십자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십자가 대신 올가미가 걸린 사형틀을 기독교의 상징으로 삼는다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그것을 바라보며 ‘죄에 대한 섬찟하고 무서운 마음’을 갖지 않을까요?
한국교회가 교회를 개척하면 십자가 탑부터 세우는 버릇은 미국의 ‘퓨리탄’(Puritan청교도)이 하던 관습입니다. 그들이 맨 처음 복음을 가지고 한국에 들어와서 십자가 탑을 세운 것은 십자가 탑 자체보다 ‘종’을 매달아 놓을 탑이 필요하여 ‘종탑’을 만들면서 그 위에 십자가를 올린 것인데, 지금은 종은 사라지고 탑만 남았습니다.
십자가는 기독교의 상징이기 때문에 없엘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일부러 높은 탑을 만들어서 세우고 그것이 ‘행복의 불빛’이라고 잘 못 광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십자가 탑이 점점 더 화려해지고 이상해지는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최용우 <정정당당 잘 살자> 중에서
정정당당 잘 살자 -336쪽 12,400원 http://goo.gl/W3yds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