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30)- 인스부르크 [12]
10월7일 오늘 이른 아침에 남편이 저를 깨웠습니다. 멀리 가야 하니 좀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한다나요? 그래도 그렇지 요즘 매일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피곤한 마당에 7시에 일어난다는 건 무리입니다. 미인은 늦잠을 잔다는 말을 철칙으로 믿고 사느라 평소에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점’을 먹는 시간에 일어나곤 했거든요. 남편: 오늘은 여기서 64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까지 가야 돼. 운전하는 시간만 해도 6시간 이상이 될 거고, 가다가 점심도 먹고 쉬기도 해야 하니까 9시에는 출발해야 돼. 아내: 너...
여행(29)- 엘베강 [5]
10월6일 방금 나머지 일정을 확정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숙소를 찾느라고 고생을 했습니다. 그 숙소에서 천년만년 살 거도 아니니 대충 찾아도 괜찮지만 돈과 조건 등을 살피느라 시간을 썼습니다. 10월7일(금)-10일(월)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10/10-13(목)은 독일 서부 지역의 바덴바덴에서, 그리고 13-14일은 라인강 포도밭으로 유명한 뤼데스하임, 14-15일은 쾰른, 15-16일은 뮌스터, 그리고 16(주일)-19일(수)에는 다시 베를린에서 지내고, 19일 오후 2시에 베를린 테겔 공항에서 비행기를 탈 겁니다. 해당 지역의 숙소 ...
여행(28)- 드레스덴 [12]
10월15일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했습니다. 밖으로 나돌기에는 추운 날씨네요. 그래도 드레스덴을 죽 둘러봤습니다. 드레스덴은 2차 세계대전 끝나던 해 초반에 박살이 났습니다. 영국 폭격기가 융단 폭격을 해서 도시에 남아있는 게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영국 폭격기가 왜 내륙 깊숙한 드레스덴까지 와서 폭격을 감행했는지에 대해서 제가 아는 건 없습니다. 나치 정권의 중요한 시설이 드레스덴에 있었을까요? 아니면 군수물자 보급지가 여기에 있었을까요? 또는 드레스덴이 작센주의 주도라는 점에서 볼 때 역사적으...
여행(27)- 라이프치히 [9]
10월4일 지금 여기 시간으로 10월4일 밤 10시55분입니다. 눈이 감기는군요. 오늘 강행군을 했기 때문입니다. 베를린 그라프 헤젤러街 14번지에서 오전 9시40분에 출발했습니다. 보름 동안 생활하던 흔적들을 대충 정리하고 나오는데, 무슨 시간이 그렇게 많이 걸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전날 짐을 꾸릴 건 다 꾸렸는데도 오늘 아침 막상 나머지 정리를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한국 사람에 대한 인상을 좋게 남기고 싶지 않아서 청소기까지 돌리면서 깔끔하게 방을 정리해주고 나왔습니다. 4층에서 무거운 여행 가방을 들...
여행(26)10월3일- 육개장 [5]
10월3일 오늘 점심 때 드디어 이름이 ‘호돌이’인 한인 식당에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차로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베를린에 와서 처음으로 우리말을 다른 사람과 섞은 셈입니다. 모국어가 이렇게 편한지를 다시 절감했습니다. 집사람이 선택한 육개장을 먹었습니다. 기본 반찬이 여섯 가지쯤 나왔습니다. 사진으로 찍었는데, 인터넷 불량으로 올릴 수가 없어서 안타깝군요. 한국에서도 집사람은 육개장을 좋아했습니다. 맛이 좋다고 하네요. 양도 많아서 저녁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안 먹기는 뭣 하고 해서 간단하게 요기...
여행(25)10월3일- 인터넷 [4]
10월3일 이제 내일 베를린을 떠납니다. 두 주간 걸쳐서 즐겁고 편안하게 지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아픈 데가 없었고, 약간 의견의 차이가 노출된 적은 있으나 크게 다툰 일이 없으니, 잘 지낸 것으로 보입니다. 아침은 주로 제가 먼저 일어나 빵을 굽고 커피 내리고 과일을 깍은 다음에 집사람을 깨웁니다. 알았어, 일어나야지, 하면 조금 기다렸다가 같이 먹고, 좀더 잘래, 하면 ‘나 먼저 먹는다.’ 하고, 이어서 ‘알았어.’ 하는 허락이 떨어지면 먼저 먹습니다. 한국에서야 늘 혼자 먹으니 그러려니 하지만 여기서도 그러면 곤란하다는 ...
여행(24)- 자연공원 바르민 [3]
여기 시간으로 10월2일 주일 밤 9시30분입니다. 저녁밥을 먹고 7시에 집사람과 동네 산책을 나갔는데, 옷을 얇게 입고 나왔다면서 멀리 가지 말자 해서 금방 들어왔습니다. 이제 내일 하루만 더 머물면 베를린을 떠납니다. 지금 계획으로는 여행을 다 마칠 때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와서 이틀 정도 머물 예정입니다. 내일은 집사람이 원하는 한인 식당에 가볼까 해서 구글 지도로 장소를 확인했고, 남아있는 여행 중에 머물 숙소도 두 군데 빼고 다 예약을 했습니다. 오늘 오후에 다녀온 자연공원 이야기는 그냥 사진으로 대신하겠습니다. ...
여행(23)- 구름 [3]
10월2일(주일)- 구름 지금 여기 시간으로 10월2일 주일 저녁 6시30분입니다. 오후에 자연공원 반트리츠에 다녀왔습니다, 그 이야기는 오늘 밤에 다시 하기로 하고, 지금은 지금이라는 순간(Augenblick)을 잠시 전할까합니다. 해가 기울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밖은 세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낮은저 멀리서 낮은 고도를 유지하면서 착륙 비행기가 내려옵니다. 구름이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흘러갑니다. 남에서 북으로 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주 천천히 흐릅니다. 지금 제 눈에 느리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속도일 것이며, 곧 제 눈에서도 사...
여행(22)-예배 '제겐스 교회당' [12]
10월2일(주일) 방금 교회에 다녀왔습니다. 걸어서 10분 걸리는 ‘제겐스 교회당’입니다. 일전에 한번 둘러봤던 교회인데, 국가교회(란데스 키르헤)에 속했는지 아니면 자유교회(프라이에 키르헤)에 속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래된 건물이라서 당연히 란데스 키르헤에 속한 걸로 알았습니다. 오늘 거기서 가져온 팜프렛을 보니 좀 달라보였는데, 란데스 키르헤에 속하면서도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서로 협동하는 교회인지도 모르겠네요. 그걸 조사할 겨를이 없으니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예배는 한 마디로 전통적인 독일 개신교회에...
여행(21), 베를린 벼룩시장 외 [4]
10월1일 지금 여기 시간으로 토요일 밤 10시20분입니다. 한국을 떠나서 낯선 이곳에서 생활한지가 두 주간이 되어갑니다. 사람 사는 게 근본적인 것은 어디서나 다 비슷하고 모양만 다릅니다. 이런 정도로 머물렀으면 볼 거 다 본 거나 마찬가지라서 당장 돌아가도 괜찮지만, 모든 분들에게 일단 한 달 여행을 약속했으니 어쩔 수 없이 좀더 머물러야겠습니다. 오늘도 자유의 날이었습니다. 어제 늦은 시간에 시티투어까지 하느라 체력에 손실이 많은 집사람이 오늘 오전에는 쉬고 점심을 집에서 먹은 다음 오후에 나가자고 합니다. 좋다고...
여행(20)-카이저 빌헬름 추모교회 [8]
오늘 아침부터 우리집 인터넷이 정상으로 돌아갑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니 그동안 할당된 걸 다 사용해서 최소한의 속도만 유지하고 있다가 새로운 한 달이 시작되면서 그 제한이 풀렸나 봅니다. 인터넷 정상활동을 기념해서 어제 찍은 사진을 몇 장 올립니다. 샤를로텐슐로스입니다. 제가 보는 방향에서 이 건물 오른 쪽이 본관인데, 지금 거대한 가림막을 쳐놓고 수리 중이라 날개 건물을 찍었습니다. 이 건물 안에 영주가 사용하던 집기와 기도처 등등이 다 있습니다. 16년 전에 한번 들어가 봤던 곳이기도 하고, 당시 영주나 귀족들...
여행(19)-샤를로텐슐로스, 시티투어 [7]
9월30일 지금이 베를린 시간으로 9월30일 밤 9시 가까이 되었습니다. 황갈색 조명이 비추는 아담한 거실에 앉아서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중간에 정원을 둔 건너편 건물에서 새어나오는 희미한 불빛이 거실 창문을 통해서 들어옵니다. 보통 때는 창문 불빛이 여럿이었는데 오늘은 주말 연휴가 시작되는 금요일이라 그런지 두 개밖에 보이지 않는군요. 그 외에는 다 어둠입니다. 하늘의 별빛도 없고 달빛도 없고, 한국처럼 높은 아파트의 불빛도 없습니다. 온통 어둠뿐입니다. 어둠 저편으로 점멸들과 전조등을 킨 비행기의 착륙...
여행(18)-포츠담, 베를린필 [6]
9월29일 목요일 늦은 밤 지금 여기 시간으로 29일 밤 11시40분입니다. 방금 아내가 끓인 너구리 라면을 먹고 오늘을 정리하느라 노트북을 펴고 앉았습니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야식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먹는 걸 별로 밝히지 않는데다가 소화 능력도 약한 편이라서 그렇습니다. 나이가 들면서는 늦은 밤에 뭘 먹는다는 게 부담이 되더군요. 여기 와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야식을 하는 편입니다. 오늘 집사람이 라면 하나 끓어서 나눠 먹자고 하네요. 별로 썩 내키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먹어보니 맛있네요....
여행(17)-콘쩨르트하우스 [9]
9월28일 밤 11시38분 이 글을 올릴 때쯤이면 29일로 넘어갔겠네요. 지금 막 음악회를 보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옛 동베를린 지역에 있는 콘쩨르트하우스에서 멘델스존의 오라토리오 <엘리야>가 연주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본격 오라토리오를 감상했습니다. 원래 계획으로는 집사람과 동행했어야 했는데, 어쩌다가 혼자 갔다 왔습니다. 연주 시간이 참으로 기네요. 8시에 시작해서 중간 휴식 시간이 있었고, 대략 10시40분 너머에 끝났습니다. 지휘자, 심포니 연주자, 4명의 독창자, 그리고 80명쯤의 합창단 모두 수고가 많았습니다. 왜 혼...
여행(16)-카페테리아 [2]
9월28일 오랜만에 날씨가 잔뜩 흐렸습니다. 당장 비가 올 거 같지는 않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야 독일 분위기가 나는데, 이번에는 영 아니올시다군요. 라이프찌히에 있는 한 다비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여름도 늦더니 비도 늦는다는군요. 저는 10월4일에 라이프찌히에 들렸다가 드레스덴에서 체코 쪽으로 좀더 들어가는 하이데나우에서 삼 일간 머물 예정입니다. 그 뒤로의 일정은 아직 못 짰습니다. 하이데나우과 동쪽이니 그 다음으로는 남쪽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가까운 마을에서 3,4일, 그리고 프랑스 가까운 서쪽의 작은 마을에서 ...
여행(15)-유대인 박물관 [7]
9월27일(화) 저녁 여기 시간으로 지금이 27일 저녁 8시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집사람이 어제보다는 힘을 내서 몇 군데 다녀왔습니다. 페르가몬 박물관이 유명합니다. 어제만 해도 그곳을 가볼까 생각했는데, 오늘 집을 나서면서 그만 두기로 했습니다. 16년 전에 한번 보기도 했고, 그렇게 유명한 장소를 굳이 직접 가보지 않아도 사진이나 비디오로 얼마든지 볼 수 있으니까 굳이 시간을 내서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겁니다. 방향을 ‘유대 박물관’으로 틀었습니다. 중심가에서 약간 빗겨난 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전시 내용은 상상...
여행(14)-시립도서관 [2]
9월27일(화) 아침 여지없이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베를린에는 공항이 두 군데 있습니다. 북서쪽에 있는 게 테겔 공항이고, 남쪽에 있는 게 템펠호프 공항입니다. 테겔은 옛 서베를린에 속한 겁니다. 지금은 테겔만 사용 중인 거 같습니다. 우리 집 거실 창문으로는 주로 이륙 비행기가 보이는데, 착륙 시에는 방향이 다른가 봅니다. 흰색 가스 선을 그리면서 고공으로 날아가는 군용 비행기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아마 NATO군 비행기가 아닐는지요. 어제 오후에 계획했던 박물관 방문은 집사람...
여행(13)-식료품점 [3]
지난 23일 금요일 오후에 집사람이 Karstadt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을 하는 동안에 저도 기다리면서 여기저리 구경하다가 식료품 마켓에 들려서 사진 몇장을 찍었습니다. 눈에 익은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네요. 그냥 제 눈에 맛있어 보여서 찍었으니 구경하세요. 업로드 속도가 늦어서 다음부터는 중요한 사진만 골라서 올리고 나머지는 한국에 돌아서 천천히 올려보겠습니다. 오늘 오전에 몇 가지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는 박물관에 가기로 했는데, 집사람이 피곤하다고 집에서 쉬자 해서 저는 동네 도서관에 나온 겁니다. 도서관이 예쁘고...
여행(12)- 티어 가르텐 [7]
9월25일 지금 여기는 25일 주일 밤입니다. 오늘 11시에 집 근처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에 관해서 몇 가지 말씀드릴 게 있긴 한데, 사진을 올릴 수 없어서 나중으로 미루겠습니다. 우리가 빌린 집이 손님들을 맞기에는 허술한 구석이 많네요. 싼 집을 구하다보니 이런 어려움을 감당해야 합니다. 예배 후 곧 집에 와서 집사람이 솜씨를 발휘한 볶음밥을 먹고 저 혼자 베를린 중심가로 나왔습니다. 원래는 집사람과 함께 나오기로 했는데, 저에게 자유 시간을 준다면서 자기는 집에서 쉴 테니 혼자 나갔다가 오라고 합니다. ...
여행(11)- 교회당 종소리 [4]
2월25일 여기 시간으로 25일 주일 아침 10시18분입니다. 이곳은 보통 10시에 예배를 드리는데, 오늘은 추수감사절이라서 두 교회가 연합으로 11시에 드린다고 합니다. 교회당 앞 게시판에서 그렇게 읽었습니다. 여기서 10분 거리에 있으니 40분쯤 출발하면 되겠지요, 대구샘터교회는 이미 예배를 끝내고 다들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고, 서울샘터교회는 예배를 드리고 있는 중이겠네요. 대구샘터교회는 담임 목사 없이 오랜만에 외부 강사를 설교자로 모시고 예배를 드리고, 서울샘터교회는 그동안 수년 함께 예배를 드리던 김승국 목사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