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0)-비텐베르크 [3]
9월24일 지금 여기 시간으로 토요일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내일이 주일이네요. 정말 오랜만에 설교 준비하지 않고 주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설교 원고를 작성해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있을 때 성경 본문을 충분히 읽었고, 주석도 읽고, 설교 요약까지 마쳤습니다. 그것으로 설교가 다 끝나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 원고를 쓰는 게 시간이 많이 듭니다. 설교 원고를 쓰면서 새로운 생각도 떠오르게 됩니다. 아무래도 설교 원고를 완전히 정리하기는 힘들 거 같습니다. 내일 가까운 독일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릴 ...
여행(9)-사소한 일들 [7]
이곳 시간으로 23일 밤 11시가 가까워 가니 23일 하루가 끝나는 중입니다. 오늘 교환해온 차를 몰고 다녔습니다. 오랜만에 스틱으로 운전하다보니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클러치가 왜 그리 깊은지 자칫하다가는 왼편 발에 쥐가 날지 모를 지경입니다. 그래도 많이 익숙해져서 괜찮습니다. 운전하는 기분은 스틱이 훨씬 좋습니다. 사진 몇장 올립니다. 일전에 여기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스마트폰보다는 사진기가 나을 거 같다고 말씀드린 거처럼 어제 15만원 쯤 하는 예쁜 사진기를 하나 샀는데, 부속품으로 노트북에 연결하는 선이 없네요...
여행(8)-베를린필 외 [9]
9월23일 지금 시간이 23일 오후 2시 가까이 됐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밤 9시네요. 오늘 아침에는 알람이 울리지 않아서 약간 늦게 일어났습니다. 렌트 카 문제를 해결하고, 동네 산책을 다녀와서 점심 먹고 잠시 휴식 중입니다. 지금 이곳 베를린 하늘은 반쯤 뭉게구름으로 덮여 있습니다. 아직 한번도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여행에 좋은 날씨군요. 집사람이 오늘 오후에는 백화점 구경을 가겠다네요. 여기까지 와서 무슨 백화점이냐, 했지만 막무가내입니다. 조금 후에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KARSTADT에 데려다 줘야합니다. 나는 백화...
여행(7)-훔볼트 대학교 [13]
인터넷이 거북이와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어제 스마트폰으로 보낸 사진메일이 오늘에야 도착했네요. 느리긴 하지만 틀림없는 게 인터넷도 독일 국민성과 비슷하군요. 사진 몇장 올립니다. 아래 두 장은 훔볼트대학교입니다. 18-19세기 유럽 지성인들의 본거지와 같지요. 헤겔, 쉴라이에르마허 등등이 교수로 활동했습니다. 두 건물이 '운더 덴 린덴' 거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자리하고 있어요. 아래는 '겐다르멘 마크트' 언저리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아래는 우리 동네 가까운 곳의 개신교회당 모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바자회를 하...
여행(6)-겐다르멘마크트 [2]
9월22일 어젯밤에 뜬 반달을 보셨는지요. 원당에서 보던 달을 여기서도 똑같이 봤습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도 이런 달을 똑같이 볼 수 있겠지요. 알래스카에서는 다르게 보일까요? 마찬가지겠지요. 사람 살아가는 방식이 아무리 다르다 해도 근본은 다 똑같군요. 여기서 삼일 밤을 지냈습니다. 비행장 옆이라 어느 정도는 각오했지만 며칠 지나다보니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리는군요. 대구 비행장이 있는 동촌 같습니다. 여기서 계속 살라고 하면 못살 거 같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창문이 튼튼하다는 거지요. 어제는 동네 구경을 ...
여행(5)-어제 기억 [9]
인터텟 날짜를 베를린에 맞도록 바꿨습니다. 설정으로 들어가서 살펴보니 어렵지 않네요. 오늘은 집사람이 피곤하다면서 점심 먹고 나가자네요. 피곤할만도 하지요. 주일 18일에 4시까지 교회에 있다가 집에 와서 여행 준비 마무리를 하고 19일 월요일 평소에 비해서 훨씬 이른 시간에 일어나 원당을 떠나는 거부터 시작하면 거의 20시간에 걸린 긴 여행을 거쳐 베를린에 도착했고, 오랜만에 온 기분에 들떠 어제도 하루종일 쏘다녔으니까요. 침대에 누워 좀 쉬라고 하고, 저는 다시 컴 앞에 앉아서 어제 오늘 있었던 몇 가지 장면을 사진...
여행(4)-이모저모 [4]
9월21일 여기 시간으로 9월21일 아침 7시가 가까워옵니다. 6시부터 테겔 공항 비행기 뜨는 소리가 반복해서 나네요. 거실 대형 창문을 통해 잿빛 구름을 뚫고 날아오르는 비행기 모습도 모입니다. 구름 사이 너머로는 밝은 빛 비행 흔적을 내며 나는 전투기 모습도 모입니다. 이제 날은 다 밝았습니다. 어제는 2000년 일년 동안 살던 동네에 갔습니다. 큰딸이 고1, 작은딸이 초4년, 제가 마흔 일곱, 집사람이 마흔둘이었지요. 모든 게 그대로였습니다. 건물, 나무, 상점, 도로 등이요. 아주 가까운 주유소 ‘아랄’도 그대로였어요. 나무들은...
여행(3)-기내식 [6]
9월20일 여행(1) 대글의 답글로 달려다가 사진 첨부가 안 돼서 여기서 독립 글로 올립니다. 두 번 정식 식사를 했어요. 그중의 하나입니다. 사진이 거꾸로 올라갔군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마실 거로는 Warsteiner(바스타이너) 독일 맥주를 신청했어요. 맥주맛이 어떠냐고요?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는데, 굳이 표현하지만 은은하고 깊고 시원한 느낌이 입안에 오래 남아 있었습니다. 11시간 동안 주로 많이 시간을 보낸 일은 책읽기입니다. 그 예기를 제가 했던가요? 칼 브라텐의 <신의 미래>입니다. 아래는 ...
여행(2)-Graf-Haeselerstrasse 14 [4]
9월20일 오전 어제 영천 집을 아침 7시50분에 떠나 김포공항에서 오후 2시30분 발 루프트한자 비행기를 타고 프랑크푸트에 도착한 시간은 여기 시간으로 저녁 6시반입니다. 9시15분 발 루프트한자 국내선을 타고 베를린에 내려서 짐을 찾아 픽업 온 사람의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픽업 온 사람이 출구에서 YONGSUB, JUNG를 적은 팻말을 들고 서 있네요. 40살 언저리의 남잡니다. 영어와 독일어 섞어가며 15분만에 Graf-Haeselerstrasse 14 앞에 당도했습니다.(저 주소를 구글지도로 찾아 들어가면 그 언저리...
여행(1)-맥가이버 칼 [9]
여기 인천공항 110번 탑승구 대기석입니다. 날씨가 좋네요. 왼쪽 대형 유리창으로 루프트한자 비행기 동체가 보이고, 승객들이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고 있네요. 2시35분 출발인데, 이제 막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까지 잘 왔습니다. 한 가지 사고만 빼고요. 비행기 안에 들고 들어갈 손 가방에 맥가이버 칼을 넣었더니 검색에서 걸렸습니다. 이런 정도는 괜찮으려니 했는데 딱 걸렸습니다. 다시 출국 검색대를 나가서 비행기 회사 프런트에 가서 의논하든지 폐기 처분해야 한다네요. 30초 생각하다가 폐기 하라고 내주었습니다. 10...
주간일지 9월18일 [4]
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9월18일, 창조절 셋째 주일 1) 추석 연휴 끝물이라서 이런저런 일로 교우들이 교회 예배에 많이 빠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다른 때보다 더 참석하셨네요. 고향 대구를 방문했다가 오랜 만에 우리교회 예배에 참석한 젊은이들도 있었습니다. 금년 1학기부터 경기도 교육청 소속 초등교사로 활동하는 서혜빈 선생도 추석을 맞아 집에 왔다가 내일부터 출근해야 할 텐데도 예배까지 참석했군요. 모두 반가웠습니다. 2) 예배 후에 저는 오랜만에 ‘노래 부르기’ 활동에 참석했습니다. 70-80 가요도 나오고, 복...
여행을 준비하며... [9]
9월17일 여행을 준비하며... 9월19일 오후 2시35분 인천공항에서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가는 루프트한자 LH713 항공기를 탈 예정이다. 대략 10시간 쯤 걸린다. 거기서 독일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베를린에 도착하는 시간은 그쪽 시간으로 밤 10시25분이다. 우리와 7시간 차이가 나니까 우리 시간으로는 다음날 새벽 5시25분이다. 월요일 아침 8시30분에 신경주 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케이티엑스를 타야 하는데, 우리 집에서 신경주 역까지 25분 정도 걸리니 콜택시를 최소한 7시50분에는 타야한다. 대충 아침 8시에 집을 떠나 다음날 ...
하늘의 기쁨 [3]
9월16일 하늘의 기쁨 잃은 양의 비유나 잃은 드라크마의 비유 모두 결론은 하늘의 기쁨이다. 하늘의 기쁨은 문학적 수사다. 기쁨의 절정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그런 기쁨이 곧 우리가 추구해야 해서 맛봐야 삶의 목표다. 그걸 우리는 보통 구원의 기쁨이라고 한다. 죄 용서 받고 의롭다 인정받았다는 사실에서 구원의 기쁨을 경험한다. 구원받았다는 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하나님을 만난 것이다. 구원은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것이니 구원받으려면 당연히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하나님을 만나는 것과 구원받는 게 다른 게 아니다. ...
죄인과 의인 [3]
9월15일 죄인과 의인 눅 15장에 나오는 세 가지 비유는 구체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한쪽에는 세리와 죄인이, 다른 한쪽에는 바리새인과 서기관이 있다. 이들은 당시 유대 사회에서 양극단을 대표한다. 전자는 비주류이고, 후자는 주류다. 비주류는 죄인이고, 주류는 의인이다.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는 비주류인 죄인들과 가까이 지냈다. 죄인들과 먹고 마시기를 즐겨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예수의 제자 중에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하나도 없다. 산헤드린 회원 중에서 예수를 지지하던 사람이 없지는 않았지만 노골적으로...
등불을 든 여자! [1]
9월14일 등불을 든 여자! 열 드라크마 중에서 한 개를 잃은 여자는 잃은 드라크마를 찾기 위해서 등불을 밝히고 집안을 샅샅이 살폈다고 한다. 한 개 드라크마가 아까워서 이렇게 한 건 아니다. 잃은 것을 찾았을 때의 기쁨에 대한 예감이 이런 행동을 가능하게 했다. 등불을 든 여자! 등불은 어둠에서 빛난다. 세상을 어둠으로 인식하는 사람만이 등불을 들 수 있다. 이 어둠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대개는 그럴 것이다. 집, 돈, 가족, 직장, 취미생활, 여러 지식과 정보 등등에만 마음을 두고 있으면 어둠이 뭔지를 ...
지진 [4]
9월13일 지진 어제(9월12일) 저녁에 경주 인근에서 5.8 강도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지는 내가 사는 영천에서 아주 가까운 곳이다. 당시 나는 테니스 동호회원 몇몇과 함께 운동 후 밥을 먹고 있었다. 묵직하게 우르릉 쾅쾅 하는 소리와 함께 식당이 크게 흔들렸다. 종업원을 비롯해서 손님들도 다 놀라 했다. 영천 토박이 회원도 이런 정도의 지진은 난생 처음이라고 했다. 집에 돌아와 ‘다시보기’로 JTBC 뉴스를 보니 지진관측 이래로 가장 강력한 지진이었다고 한다. 집안에 있던 딸들과 아내도 크게 놀란 듯하다. 안심시키는 말로 이...
잃은 양의 비유 [1]
9월12일 잃은 양의 비유 지난 주일의 설교 성경 본문인 눅 15:1-10절에는 두 가지 비유가 나온다. 하나는 잃은 양의 비유이고, 다른 하나는 잃은 드라크마의 비유다. 이 비유의 가장 전형적인 해석은 우리 자신을 길 잃은 양으로 보고 양치기인 하나님이 우리를 구하러 오신다는 뜻으로 보는 것이다. 부흥회 유의 해석이다. 1970년대에 우리나라에 와서 대형집회를 연 빌리 그래함 목사의 핵심 설교는 눅 15장 후반에 나오는 소위 ‘탕자의 비유’를 본문으로 한다. 길 잃은 양이나 집을 나간 둘째 아들이나 모두 죄인이다. 죄인이 회개하고 ...
주간일지, 9월11일 [1]
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9월11일, 창조절 둘째주일 1) 오늘은 제가 한 달에 한번 서울샘터교회를 방문하는 주일이었습니다. 대구샘터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밥을 같이 먹은 뒤 잠간 이야기를 나누다가 류 아무개 집사의 차를 타고 동대구역에 가서 오후 1시20분 서울 발 케이텍스를 탔습니다. 서울샘터교회 예배는 오후 4시에 시작됩니다. 8년 전 서울샘터교회를 함께 시작한 분들이 지금도 주축이 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매주일 올라갔는데, 여러 가지 형편으로 지금은 한번만 올라갑니다. 서울샘터교우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
믿음에서 안식까지 [1]
9월10일 믿음에서 안식까지 어제 매일묵상 끝 대목에서 말한 ‘삶의 능력’은 다른 말로 ‘해방 능력’이다. 그 해방 능력은 또 다른 말로 ‘자기 초월’이다. 초월에서 참된 안식이 주어진다. 이걸 도식화하면 이렇다. 믿음-삶의 능력-해방 능력-자기초월-안식. 이 도식의 전체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기독교의 중심으로 들어온 것이다. 내가 대신으로 간단하게 설명해보겠다. 예수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이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예수를 통해서 안식을 얻을 ...
신앙의 예술 [1]
9월9일 신앙의 예술 9월7일자 묵상의 주제는 너무 거시적이라서 멀게 느껴질 수 있다. 모든 기독교인들이 그런 인문학, 신학, 철학적인 마인드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게 가능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그래도 기독교 신앙을 통해서 주어지는 삶의 능력만은 누구나 확보해야 한다. 그게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나는 테니스를 예로 들었다. 테니스는 라켓으로 공을 쳐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한다. 아주 간단한 운동이지만 그게 쉽지 않다. 골프처럼 정지해 있는 공을 치기도 어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