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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농장 [2]

  • Mar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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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1일 돼지농장 설교 중에 약간 선정적인 표현이 나온다. 현대인들의 삶이 탕자의 돼지 농장과 다를 게 없다고 했다. 표현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지만 실상이 틀린 말은 아니다. 보통 그 이야기를 읽을 때 신자들은 탕자를 예외적인 사람으로 제쳐놓는다. 부도덕하고, 방탕하고,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말이다. 간혹 자신이 탕자라고 말은 하지만 그런 말에 진정성은 없다. 돼지농장이 현대인들의 삶과 다를 게 없다는 말은 겉으로 세련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파렴치하게 산다는 것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인간의 더 근원적인 실존을...

ultimate concern

  • Mar 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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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0일 ultimate concern ‘궁극적 관심’(ultimate concern)이라는 단어는 오래 전에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신학자 폴 틸리히가 신학용어로 언급한 것이다. 이게 완전히 새로운 말은 아니다. 성서가 말하는 모든 것은 궁극적인 실재(ultimate reality)다. 구원, 하나님 나라, 하나님, 사랑이 다 궁극적인 실재다. 거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궁극적 관심이다. 이런 관심이 종교의 원천이다. 궁극적이라는 말이 손에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 일상에 쫓기면 그것을 실질적으로 경험하기 어렵다. 설사 만난 사람이 온통 그 사실에만 매달...

대체 종교 [9]

  • Mar 0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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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9일 대체 종교 지난 설교에서 현대인들이 종교 경험에 가까이 가기 어려운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이 두 가지가 사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오늘은 ‘대체 종교’ 대목만 보충적으로 설명하겠다. 사람은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종교 없이는 살 수 없다. 물론 그냥 목숨을 부지하며 사는 것은 가능하다. 고양이도 그렇게는 산다. 고양의 삶도 아름답다. 종교적으로 산다는 것은 의미 충만하게 산다는 것이다. 죽음, 허무, 시간, 미래, 무한 등등, 세계와의 관계를 생각함으로써 생명 충만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바로 인간...

나무 베기 file [8]

  • Mar 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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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8일 나무 베기 내 서재 책상에 앉으면 마주 보이는 곳이 주에 주로 대나무가 자란다. 처음 이사 올 때보다 더 늘었다. 중간에 약간 비어 있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참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언젠가는 베어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게을러서 뜸을 들이다가 오늘 결국 결행했다. 일단 창문에서 내다본 그림은 아래와 같다. 키가 크고 팔이 긴 사람이 손을 뻗치면 대나무가 손에 닿을 거리다. 오늘 목표는 두 그루다. 아래는 빙 돌아 올라간 자리에서 내 방을 향해서 찍은 사진이다. 톱질을 열심히 했다. 헉헉 거리기만 했지 진도가 잘 나지 ...

해바라기 씨앗 file [14]

  • Mar 0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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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인터넷 화원에서 해바라기 씨를 구입해서 재미를 톡톡히 봤습니다. 가을에 받아놓은 씨앗 덩어리를 깨끗히 정리한다고 생각은 했는데 게을러서 못하다가 이제 더 늦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손을 봤습니다. 겁불이나 잡풀 등을 제거하고 씨만 잘 정리했습니다. 작년 가을에 씨를 원하는 분들에게 우편으로 보내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때 두분, 정우현, 김철 님이 신청하셨어요. 그분들 거는 봉투에 담아 놓았습니다. 20개 씩 보내드리겠습니다. 이제 다시 신청을 받습니다. 해바라기 꽃은 황홀합니다. 마당이 있으신 ...

생명, 최초의 30억년(11) [4]

  • Mar 0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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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5일 생명, 최초의 30억년(11) 마지막으로 우리는 뗏목을 해안으로 돌린다. 헬리콥터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다가와 발굴을 끝내야 할 시간임을 알리기 전에 한 번 더 노두를 살펴볼 생각이다. 배를 시냇가 자갈 위로 안전하게 끌어올려 놓고, 우리는 앞에 치솟은 베이지색의 절벽을 뜯어본다. 어디서 본 듯한 암석들이다. 그렇다. 우리는 지구 곳곳을 다니며 30억 년의 자연사 여행을 한 후, 마침내 코투이칸 강변의 캄브리아기 절벽에 다시 도착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엘리엇이 깨달았듯이 이 암석들을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고, 이...

거룩한 몰입

  • Mar 0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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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4일 거룩한 몰입 나는 지난 설교의 마지막 단락에서 믿음이 죽음으로부터의 해방, 즉 구원을 가능하게 하는 길이라고 말하면서 믿음을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로 하여금 죄와 죽음을 이기게 하셨다는 사실에 몰입하는 삶의 태도를 가리킵니다. 그것은 거룩한 몰입입니다. 왜냐하면 그 몰입이 우리를 살리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살린다는 말은 죽음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예수 사건에 몰입하는 것이 왜 삶의 길인가? 나중에 죽어서 천국에 간다는 말인가? 그것이 오늘 여기서 어떤 의미인가? 이...

죽음으로부터의 해방

  • Mar 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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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3일 죽음으로부터의 해방 재앙과 죽음은 인간의 가장 깊고 어두운 실존이라서 아무도 피할 수 없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당할 수밖에 없다. 뉴스로 접하는 모든 불행한 사건들은 나에게도 그대로 일어날 수 있다. 잠시 그런 일을 만나지 않았다고 해서 안도하거나 앞으로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노심초사할 것도 아니다. 생명 있는 것들은 끊임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다가 결국에는 생명을 몽땅 잃는다. 기독교가 말하는 구원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인간이 스스로 그런 일을 할 수는 없다. 그게 피조물로서의 한계다. 이것은 ...

삶의 추상화

  • Mar 0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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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일 삶의 추상화 어제 묵상은 재앙과 죽음의 타자화가 재앙과 죄를 연결해서 생각하는 고대 이스라엘만이 아니라 오늘 현대인들에게도 똑같이 나타난다는 이야기였다. 설교에서 나는 이런 타자화가 삶을 추상에 빠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무슨 말인가? 재앙과 죽음을 자신의 삶에서 분리해내는 방식의 삶은 결국 사람이 행복한 조건에만 몰두하게 만든다. 건강, 고액 연봉, 사회적 지위, 여가 활동, 노후 설계 등등에 쏠린다. 이런 것들을 통해서만 자신의 삶을 확인하게 된다. 이런 것들이 약화되면 그의 삶도 약화된다. 이런 조건들은 ...

재앙과 죽음의 타자화 [6]

  • Mar 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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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일 재앙과 죽음의 타자화 지난 설교의 제목은 ‘유예된 심판’이었다. 상투적인 제목이긴 하다. 심판이 유예되었으니 정신 차리고 신앙생활을 잘하자는 뜻으로 보였을 테니 말이다. 실제로 저 설교의 결론은 그랬다. 예수 믿음에 몰입해야 한다고, 그럴 때만 유예된 심판이 무엇인지를 알고 살아갈 수 있다고 말이다. 매주 선포되는 설교의 결론은 사실 한 가지다. 예수 믿으면 구원받는다는 게 모든 설교의 결론이다. 결론은 같아도 거기에 이르는 과정은 다르다. 그 과정에 따라서 설교의 수준이 평가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

퇴비 부자 file [4]

  • Feb 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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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 퇴비 부자 아래 사진을 한 번 보세요. 멋집니다. 한눈에 퇴비라는 걸 알아보시겠지요? 전체가 스무 포대입니다. 작년에는 열 포대만 구입했는데, 우리 집 텃밭과 꽃밭의 흙이 너무 후져서 이번에는 퇴비를 듬뿍 뿌려줄까 합니다. 마당에서 자라고 있는 몇몇 유실수들 중에서 특히 모과나무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덩치만 컸지만 작년에는 겨우 한 개만 맺었어요. 퇴비가 모자란 탓으로 돌리고 올해는 빙 둘러 파고 퇴비를 듬뿍 뿌리겠습니다. 그래도 시원치 않으면 뽑아버리고 다른 걸 심어야겠지요. 그게 성서적(눅 13:6-9)이니까...

생명, 최초의 30억년(10)

  • Feb 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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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7일 생명, 최초의 30억년(10) 건플린트 시대에 지구는 전체 역사의 반을 지났지만, 여전히 낯선 장소였다. 하지만 이 시대에 앞으로 진화가 나아갈 길이 결정되었다. 이때부터 줄곧, 산소를 이용하거나 생산하는 생물이 생물계를 지배하게 된다. 사실 지구 표면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만이 몇 마이크론보다 큰 세포에 필요한 양을 충족시킬 정도로 풍부해졌고, 산소는 마침내 커다란 다세포 생물을 부양할 수 있을만한 농도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지구는 우리의 세상이 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157쪽). 건플린트(Gunflint) 시대는 19억...

생명, 최초의 30억년(9)

  • Feb 2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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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6일 생명, 최초의 30억년(9) 우리는 아직도 생명 기원의 수수께끼 속에서 헤매고 있다. 생명의 기원에 대한 연구는 수없이 많은 미로와 같고, 우리는 아직 어느 문으로 들어가면 막다른 길인지 훤히 꿰뚫어볼 만큼 많은 길을 가보지 못했다. 그래도 화학자와 분자생물학자들은, 생명은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반응으로 생겼으며 그런 반응이 일어났던 이유는 막대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촉의 견해를 버리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학자들은 일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율이 높은 화학반응이 생명의 기원에 관여했다고 생각한다....

하늘의 시민권 [4]

  • Feb 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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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5일 하늘의 시민권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빌 3:20)는 구절은 기독교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표현 자체도 매력적이다. ‘예수 천당’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설교 시간에 설명했지만 여기서 약간만 보충하겠다. 미국시민권을 가진 사람은 지금 한국에서 살아도 미국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권한을 행사한다. 마찬가지로 하늘 시민권을 가진 사람은 이 세상에 살아도 하늘나라에 속한 사람으로서의 책임과 권한을 행사한다. 여기서 하늘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우편에 앉아 있는 곳이다. 마지막 때 ...

십자가의 원수 [5]

  • Feb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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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4일 십자가의 원수 바울은 지난 설교 성경본문인 빌 3:18절에서 자기와 대립하고 있는 이들인 할례파 사람들을 가리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행하는 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이게 무슨 뜻인지를 알려면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십자가는 우선 세상에서의 실패를 가리킨다. 예수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다. 십자가의 원수로 행한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의 실패를 저주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일종의 승리주의이다. 바울의 인생은 세속적인 관점에서 보면 실패했다. 고생이 심했다. 당시 주류 기독교...

아침 먹기 [5]

  • Feb 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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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3일 아침 먹기 오늘 아침 먹으려고 내려간 부엌에 늘 그렇듯이 아무도 없다. 그래서 자유다. 우선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다. 다음에야 내가 먹을 차례다. 과일을 물로 씻어 쟁반에 담아 식탁에 올린다. 냉장고에서 잡곡 식빵을 꺼내온다. 아내가 언젠가 장 보러갔다가 사온 빵이다. 원래는 내가 직접 집에서 제빵기로 만드는데, 당분간 먹을거리가 넘쳐나서 빵을 만들지 않고 있었다. 두 쪽을 토스트기에 넣고 누름 스위치를 누른다. 철커덕 소리가 난다. 다음으로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의 예열 스위치를 누른다. 그 사이에 커피잔에 물...

나의 하루살이 [11]

  • Feb 2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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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2일 나의 하루살이 오늘은 정월 대보름이었다. 동네에 아이들이 없으니 쥐불놀이도 없다. 아이들이 있다 한들 요즘 아이들이 쥐불놀이를 하겠는가. 산불예방으로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뛰노는 원당 마을을 상상하며 오늘 하루 내 삶의 동선을 스케치하겠다. 07:00 알람 소리에 눈을 뜨다. 07:10 이장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린다. ‘마을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오늘은 정월대보름입니다. 마을회관에서 총회가 열리니 아침 드시고 9시30분까지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포도박스, 복숭아박스, 고추박스 등, 과일채소 박...

생명, 최초의 30억년(8) [2]

  • Feb 2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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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0일 생명, 최초의 30억년(8)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스피츠베르겐 섬의 원생이언 암석 어디에서나 생명의 지문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지질기록에는 생명의 계통수를 다듬는데 쓰일 수 있는 초기 진화의 기록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 스피츠베르겐 이야기는 태고의 암석을 어떻게 연구하고,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준다. 그러나 이 외딴 섬의 가장 오래도니 지층인 8억 년 전의 지층들도 지구의 오랜 역사에 비하면 여전히 최근에 해당한다. 우리가 스피츠베르겐에서 얻은 교훈들을 지층의 맨 밑바닥에 적용한다면 어떤 일이 ...

생명, 최초의 30억년(7)

  • Feb 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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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9일 생명, 최초의 30억년(7) 다행히 가장 보존이 잘 된 화석표본은 연구할 가치가 높은 것이다. 시아노박테리아는 선캄브리아 시대에 지구에서 살았던 노동자 계층의 영웅들이라 할만하다. 그들은 지구 초기의 바다에서 주된 1차 생산자였고, 지구의 환경을 탈바꿈시켰던 산소의 원천이었다. 우리는 현생의 시아노박테리아에 대해 계통관계를 포함하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게다가 그들이 보존되기 쉽다는 것도 행운이다. 여기에다가 시아노박테리아에 속하는 종들은 형태만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시아노박테리아...

  • Feb 18, 2016
  • Views 1158

2월18일 斷 설교 제목은 ‘하나님 여호와를 경배하라.’였다. 가능하면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은 예배에 참석하는 게 좋다고도 말했다. 억지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상의 과잉이라는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과잉은 하이데거 용어로 바꾸면 일상에로의 퇴락이다. 이게 우리를 정신적으로 병들게 한다. 그래서 출가 구도자들은 끊어냄(斷)에 집중하려고 한다. 죽음은 바로 모든 것으로부터의 단이 아닌가. 하나님을 경배한다는 것은 하나님 이외의 것들과 단절한다는 의미이다. 가족,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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