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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초 file [3]

  • Jun 0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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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설교 준비에 이틀이 걸린다. 금요일과 토요일이다. 200자 원고지 35장 내외 분량이니까 쓰는 것만으로는 4시간이면 충분하다. 준비하는 시간과 교정과 퇴고 하는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 나중에 반복해서 읽다보면 고칠 게 수 없이 나온다. 만족할 때까지 끝없이 고칠 수는 없다. 이렇게 애를 쓰면서 작성한 원고을 들고 강단에 선다고 해서 늘 설교가 잘 되는 것도 아니다. 그 내용이 또 청중들에게 잘 전달되는 것도 아니다. 이럴 바에야 요약 설교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약설교문은 1시간 안에 얼마든지 ...

죄의 실존 [2]

  • Jun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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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5일 죄의 실존 이사야는 성전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한 뒤에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고 외친다. 고대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보면 죽는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은 거룩하고 인간은 악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악하다는 것은 단순히 파렴치하거나 부도덕하다는 말이 아니다. 인간의 삶 자체가 악에 근거하지 않으면 유지되지 못한다. 더 근본적으로 인간은 자기 스스로 자기를 성취하려는 욕망 안에 갇혀 있다. 이런 것들이 악, 또는 죄라는 말은 이런 것으로 자기 생명을 성취할 수 없다는 뜻이다. 어쨌든지 이사야는 ...

스랍 [2]

  • Jun 0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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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4일 스랍 이사야는 성전에서 스랍들을 보았다. 지난주일 설교시간에 스랍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했다. 스랍은 괴상망측하게 생겼다. 날개 달린 뱀의 모습을 그려보면 된다. 구약 사 14:29, 30:6, 민 21:6, 신 8:15절에도 스랍이 온다. ‘불뱀’으로 번역되었다. 본문에 따르면 여섯 개의 날개 중에서 두 개로는 얼굴을 가리고, 두 개로는 발을 가렸고, 두 개로는 날았다고 한다. 주석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얼굴과 발을 날개로 가렸다는 것은 성적인 수치심을 느꼈다는 뜻이다. 이사야는 이런 모습의 생명체를 실제로 성전에서 본 것일...

하나님의 존엄 [2]

  • Jun 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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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3일 하나님의 존엄 하나님의 존엄은 무엇인가? 존엄이라는 말에 주눅이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뭔가 아득하게 먼 곳에 계시고, 초월적이고, 우리가 어떻게 해도 포착할 수 없는 대상에게나 해당되는 개념이라고 말이다. 이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옳은 것도 아니다. 존엄은 아주 가까이 있다. 무슨 말인가? 내가 자주 예를 드는 연필 한 자루를 보자. 푼돈으로 손에 쥘 수 있는 사물에 불과하지만 거기에 우주가 담겨 있다. 연필의 나무와 흑연이 어디서 왔는지를 보라. 거기에 지구의 소립자와 태양 에너지가 들어 있다. 태양은 우주...

주님의 옷자락 [3]

  • Jun 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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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일 주님의 옷자락 이사야는 주님(하나님)의 옷자락이 성전에 가득하다고 말한다(사 6:1). 당연히 하나님께는 옷을 입을 몸도 없고, 옷자락도 없다. 옷자락이라는 표현은 이 세상의 어떤 사물을 통해서 하나님을 간접적으로나마 설명해보려는 문학적 수사다. 고대사회에서 옷은 그 사람의 신분을 나타낸다. 하층민들은 몸을 가리려는 목적으로 옷을 입었지만 고위층은 신분을 드러내려고 옷을 입었다. 왕과 왕비들은 옆에서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로 치렁대는 옷을 입었다. 하나님의 옷자락이 성전에 가득하다는 말은 더 이상 표현할 수 ...

보좌 [2]

  • Jun 0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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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일 보좌 어제 설교 본문은 사 6:1-8절이었다. 여기에는 상징적인 단어들이 여럿 나온다. 보좌, 옷자락, 스랍, 합창, 숯불 등이다. 이런 이야기는 현대인들에게 낯설다. 샤갈이나 피카소의 그림을 대하는 것 같을 것이다. 그들의 그림은 누군가 해석을 해줘야만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성경도 그렇다. 특히 상징성이 강한 본문은 더 그렇다. 이사야는 ‘주께서 높이 들린 보좌에 앉으셨다.’고 말한다. 이런 본문을 아무 생각 없이 자꾸 읽다보면 하나님이 옥황상제처럼 높은 보좌에 앉아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사도신경...

만물의 구원 [3]

  • May 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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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30일 만물의 구원 지난주일 설교 본문은 우리말 성경으로 ‘모든 피조물이 구원을 고대하다.’는 소제목이 붙은 대목이다. 그것은 만물의 구원을 가리킨다. 만물에는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이 포함된다. 만물의 구원이란 무엇인가, 그게 과연 가능한가? 만물이 구원을 받을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성경은 만물이 구원을 고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할 뿐이다. 그것을 피조물의 탄식과 고통이라고 말했다(롬 8:23). 사람을 비롯해서 모든 동물과 식물이 이 세상에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탄식이요 고통이라는 뜻이다...

기도할 바를 ... [1]

  • May 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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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9일 기도할 바를 ... 지난주일 설교 본문인 롬 8:26절에는 우리가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한다는 표현이 나온다. 기도의 열정에서만 보면 세계에서 첫째라 할 수 있는 한국교회 신자들은 이 말에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도할 게 차고 넘친다. 새벽기도로부터 시작해서 심야기도 등, 온갖 종류의 기도 모임이 있다. 기도꾼이 되면 청산유수의 기도를 할 줄 안다. 전문적인 기도 용어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고, 거기에 따라 목소리 톤의 강약 조절도 가능하다. 기도로 은혜를 끼칠 정도가 되면 기도 받으려고 머리를 드미는 사람들도 따...

무명초 file [13]

  • May 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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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하기 그지 없는 우리집 마당에도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여러가지 꽃이 핀다. 돈 주고 사온 것도 있지만 어디서 왔는지 모를 것도 많다. 오늘도 이층 서재에서 주보를 작성하다가 잠시 내려와서 마당을 어슬렁거리는 중에 평소에 못보던 꽃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이름을 모른다. 그래서 무명초라고 일단 이름을 붙였다. 마치 금낭화처럼 보인다. 비싼 돈을 들어 택배로 구입해서 우리집 마당에서 가장 좋은 곳에 심은 실제 금낭화는 여전히 비실비실대고 있다. 그런데 저 무명초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저렇게 청초한 꽃으로 자신의 ...

호박넝쿨 file [2]

  • May 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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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다른 작물과 같은 곳에 호박 모종을 심었다가 고생했다. 호박의 기운이 다른 것들을 압도했다. 차지하는 영역도 너무 넓어서 다른 것들이 심한 타격을 받았다. 올해는 호박을 텃밭이 아니라 마당 다른 곳 구석에 심었더니 의기양양해서 힘차게 자라고 있다. 호박이 넝쿨채 들어온다는 말에 걸맞다. 호박은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꽃도 예쁘다. 왜 호박꽃도 꽃이냐 하는 말이 나온지 모르겠다. 이번에는 호박이 몇개나 열릴는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몸의 속량 [4]

  • May 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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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6일 몸의 속량 지난주일 설교 본문은 롬 8:22-27절이었다. 23절에 ‘몸의 속량’을 기다린다는 표현이 나온다. 여기서의 몸은 단순히 육체로서의 몸을 가리킨다기보다는 인간의 총체성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이런 표현들이 신자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 총체성이 있다면 부분도 있다는 말이냐, 하는 질문이 가능하다. 부분과 총체의 관계에 대한 질문도 필요하다. 어려운 문제다. 말은 총체성이라고 했지만 그것이 실제로 어떤 건지를 정확하게 말하기는 힘들다. 그 총체성은 종말에 드러날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잠정적인 것...

신앙과 성품 [9]

  • May 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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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5일 신앙과 성품 신앙과 성품은 어느 정도 비례할까? 신앙이 좋은 사람이 성품도 좋은가? 성품이 좋아야 신앙도 좋은가? 신앙이 별로면 성품도 별로인가? 성품이 별로이면 신앙도 어쩔 수 없는가? 각 경우마다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할 것이다. 신앙과 성품은 정비례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신앙과 성품 중에서 어느 것이 더 가치 있는 것일까? 기독교인은 당연히 신앙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건 교과서 식의 정답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성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남편이나 아내가 ...

노무현 6주기 [6]

  • May 2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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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3일 노무현 6주기 반칙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노무현 전대통령의 6주기가 오늘이다. 그가 뿌린 씨앗은 결실이 있었을까? 길게 보면 어떨지 몰라도 지금 상황을 보면 아무런 결실이 없다. 이명박, 박근혜를 거치면서 대한민국의 역사는 뒷걸음질 쳤다.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을 이어간다는 지금의 야당도 마찬가지다. 비주류 측은 실체도 없는 친노 패권을 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노무현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 후 일시적으로 지지도가 떨어지자 후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던 상황, 그리고 민주당이 한...

신앙의 보수와 진보 [9]

  • May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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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2일 신앙의 보수와 진보 한국교회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이다. 한국사회가 근본적으로 보수적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종교 자체가 원래 보수적이기도 하고, 한국에 복음을 들고 들어온 초기 선교사들이 보수계열이라서 그렇다. 진보적인 교회는 전국적으로 계산해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보수는 귀한 가치다. 기독교의 전통을 지켜나가려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예배의 예전 전통을 지키고, 세례와 성찬을 바르게 지켜나가고, 사도신경을 신앙의 토대로 삼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교...

하나님에 대한 관심 [1]

  • May 21, 2015
  • Views 1337

5월21일 하나님에 대한 관심 기독교인들 중에서 하나님 자체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목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에게 관심이 있는 목사는 다른 일에 관심을 갖기 어렵다. 다른 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하나님에게 관심이 없다는 증거다. 내가 이렇게 저렇게 인연이 닿아 있던 어떤 교단의 총회 날짜가 가까워온다. 목사와 장로로 구성된 대의원들의 최대 관심은 총회장 선거다. 실제로는 부총회장 선거다. 총회장은 그 전해에 부총회장으로 당선된 사람이 자동으로 선출되기 때문이다. 목사 부...

북두칠성 [3]

  • May 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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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0일 북두칠성 시골에 사는 재미 가운데 하나가 밤하늘 보기다. 오늘도 교회 성경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당에 서서 밤하늘을 보았다. 많은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유인원들도 저런 별들을 보았을 것이며, 아브라함도 그렇고, 예수님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고대인들이 별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기도 하고 눈물이 나기도 한다. 나는 별자리를 잘 모른다. 기껏해야 북두칠성이다. 오늘도 북두칠성은 금방 찾았다. 집사람에게 하늘 그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지만 알아채지 못했다. 요즘 북두칠성은 머...

톰 라이트(16) [2]

  • May 1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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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9일 톰 라이트(16) 이 말을 듣고 여러분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인만의 구주가 아니라 온 세상의 구원자라고 반문하시는 분이 있을 겁니다. 그 말은 분명히 진리입니다. 하지만 그런 믿음 자체도 역시 유대인의 뿌리 깊은 믿음입니다. 성탄절이 지나면 주현절이 오는데, 주현절 역시 세상의 왕들이 어린 유대인 왕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온다는 이유에서만 의미가 있습니다. ... (중략) ... ‘왕의 왕, 주의 주’라는 말을 듣고 무엇이 떠오릅니까? 당연히 헨델의 <메시아>일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이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

까치 file [7]

  • May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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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로 이층 서재에서 머물다가 하루 세번 밥 먹을 때 식당으로 내려온다. 우리집에서 식당만 정남향이다. 그쪽 전망은 1천평 정도되는 밭과 북쪽으로 이어지는 낮은 산이다. 식당에 앉아 있으면 산에서 시작해서 밭과 동네 낮은 곳으로 경사진 모습이 보인다. 사람은 없고, 모두 나무와 풀과 꽃이다. 텃밭도 바로 식당 창문에서 이어진다. 창문 밖으로 시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새들도 제법 온다. 요즘은 고양이 밥을 먹으러 까치가 온다. 까치의 비상 능력은 대단하다. 어느 날은 높고 가느다란 대나무 꼭대기에 앉아...

우리집도 작약 file [9]

  • May 1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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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일 목사님이 올리신 작약보다는 수준이 떨어지지만 우리집 작약도 탐스럽게 피어서 여기 올립니다. 괜찮지요? 아래는 각도를 달리해서 약간 거리를 두고 찍은 겁니다. 보세요. 작약이 한자인지 순수우리말인지 모르겠지만 색깔이나 모양이 화려하지 않고 은은한 게 한국적인 멋을 느낄 수 있네요. 이제 화단도 늘리고 했으니 작약을 좀더 넓게 심어볼까 합니다. 아래는 찔레꽃입니다. 저건 시골 어디나 흔한 겁니다. 폐가인 옆집에 핀 게 담 넘어로 보이네요. 찔레꽃도 우리나라 꽃이라서 그런지 소박해보이네요. 수줍어 하는 것도 같...

톰 라이트(15) [4]

  • May 15, 2015
  • Views 1244

5월15일 톰 라이트(15) 먼저 말해야 할 점은 유대인과 유대교가 없었다면 기독교도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종종 어떤 기독교인은, 예수님은 사람이 되셔야 했고, 그래서 어떤 민족의 후예로든 태어나야 했는데, 어쩌다보니 유대인의 후손으로 태어나신 거라고 합니다. 이것은 틀린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유대인일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202쪽). 기독교인들 중에서 예수님이 유대인이었다는 사실을 별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칭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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