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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 시(5)- 탈상 [5]

  • Feb 0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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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상 영정을 고여놓고 떡 고기 전 괴고 조율시이 홍동백서 진설하고 메 올리고 삽시(揷匙)하고 나서 땅 땅 땅 세 번 정저소리 울리고 유세차 축도 읽고 일곱 살짜리 상주 꾸벅 절하고 잔 올리고 미망의 여윈 아내 울먹 절하고 잔 올리고 큰동생 절하고 친구들 하나둘 절하고 막내여동생도 잔 올리고 밖은 어느덧 어둡고 안개비 깔리고 그대 육신 이제 흙 속에서 많이 상했으리 잘 가라 그대 이승의 마지막 밥이니 배불리 들고 술 취해 흔들흔들 잘 가라 그대 * 감상- 탈상(脫喪)은 보통 백일이다. 가족에게 상보다 더한 슬픔은 없겠으나 ...

김사인 시(4)- 아무도 모른다 [5]

  • Feb 0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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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 김사인 나의 옛 흙들은 어디로 갔을까 땡볕 아래서도 촉촉하던 그 마당과 길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개울은, 따갑게 익던 자갈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앞산은, 밤이면 굴러다니던 도깨비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런닝구와 파자마 바람으로도 의젓하던 옛 동네어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누님들, 수국 같던 웃음 많던 나의 옛 누님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배고품들은 어디로 갔을까 설익은 가지의 그 비린내는 어디로 갔을까 시름 많던 나의 옛 젊은 어머니는 나의 옛 형님들은, 그 딴딴한 장딴지들은 다 어...

김사인 시(3)- 유필(遺筆) [3]

  • Feb 0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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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필(遺筆) 김사인 남겨진 글씨들이 고아처럼 쓸쓸하다 못 박인 중지마디로 또박또박 이름을 적어놓고 어느 우주로 스스로를 흩었단 말인가 겨울밤 우물 깊이 떨어지는 두레박소리 * 감상- 유필은 유서다. 글을 쓴 이는 이미 우주로 흩어져 없으니, 유필이 고아란다. 죽은 시체는 지구에 머물지 우주로 흩어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지구 안에 머문다고 하더라도 지구 자체가 우주의 일부이고, 지구도 결국 언젠가 죽어 없어질 테니 모든 죽음은 우주로 흩어지는 거와 다를 게 없다. 그런데 그게 바로 우물 깊이 떨어지는 두레박소리와 같...

김사인 시(2) - 다리를 외롭게 하는 사람 [3]

  • Feb 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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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외롭게 하는 사람 하느님 가령 이런 시는 다시 한번 공들여 옮겨 적는 것만으로 새로 시 한 벌 지은 셈 쳐주실 수 없을까요 다리를 건너는 한 사람이 보이네 가다가 서서 잠시 먼 산을 보고 가다가 쉬며 또 그러네 얼마 후 또 한 사람이 다리를 건너네 빠른 걸음으로 지나서 어느새 자취도 없고 그가 지나고 난 다리만 혼자서 허전하게 남아 있네 다리를 빨리 지나가는 사람은 다리를 외롭게 하는 사람이네 라는 시인데 (좋은 시는 얼마든지 있다구요?) 안되겠다면 도리 없지요 그렇지만 하느님 너무 빨리 읽고 지나쳐 시를 외롭게...

김사인 시(1), 풍경의 깊이 [5]

  • Feb 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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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깊이 바람 불고 키 낮은 풀들 파르르 떠는데 눈여겨보는 이 아무도 없다. 그 가녀린 것들의 생의 한순간, 의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 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 그 떨림의 이쪽에서 저쪽 사이, 그 순간의 처음과 끝 사이에는 무한히 늙은 옛날의 고요가,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어느 시간에 속할 어린 고요가 보일 듯 말 듯 옅게 묻어 있는 것이며, 그 나른한 고요의 봄볕 속에서 나는 백년이나 이백년쯤 아니라면 석달 열흘쯤이라도 곤히 잠들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석달이며 열흘이며 하는 이름만큼의 내 무한 곁으...

예배의 기술(10) [1]

  • Jan 3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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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31일(금) 예배의 기술(10) 예배의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예상보다 길어졌다. 처음에는 말씀읽기, 설교, 기도, 찬양에 대해서 기술적인 부분만을 약간 코멘트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가다보니 예배 자체에 대한 이야기까지 왔다. 이렇게 되면 본격적인 예배학을 말하게 되니 어제의 이야기를 약간 보충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평생 예배를 드려도 영성이 깊어지는 걸 별로 실감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예배를 꼭 드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특히 젊은이들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하다. 온갖 현안...

예배의 기술(9) [1]

  • Jan 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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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30일(목) 예배의 기술(9) 예배에 대해서 좀더 근본적인 질문을 하자. 기독교 신자라고 해서 반드시 예배를 드려야할까? 마음으로 예수님을 잘 믿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예배를 드리지 않았다고 해서 구원에서 제외되는 건 아니지 않는가. 나는 중학교 때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뒤로 집안 사정으로 잠시 교회에 나가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주일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렸다. 신학생이 되고, 또 목사가 된 후로는 예배를 드리지 않은 주일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소위 말하는 성수주일 개념과는 상관없이 주...

예배의 기술(8) [1]

  • Jan 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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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9일(수) 예배의 기술(8) 주일공동예배에 소요되는 시간은 교회에 따라서 차이가 있으나 대략 한 시간이다. 어떤 교회는 목사의 설교, 또는 성경강의만으로도 한 시간 이상이 걸려서 전체로 따지만 한 시간 반이나 두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도 은혜가 넘친다니 놀랍다. 예배 시간이야 어떻게 보면 상대적이라서 일괄적으로 끊어서 말하기는 어렵다. 음악 연주회는 보통 한 시간 반이나 두 시간이 걸린다. 연주 수준만 높으면 청중들이 지루해하지 않는다. 만약 예배가 영적 긴장감으로 가득하다면 그런 정도의 시간을 힘들어할 사람들은...

예배의 기술(7) [1]

  • Jan 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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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8일(화) 예배의 기술(7) 예배의 기술 (1)과 (2)에서 말씀읽기에 대해서 짚었다. 오늘 그것에 대해서 보충해야겠다. 그 순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국교회 예배에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짚은 것처럼 샘터교회 예배에서는 구약, 신약 서신, 복음서, 이렇게 세 군데의 성경이 읽힌다. 말씀읽기를 맡은 사람이 읽을 때 미리 성경에서 본문에 해당되는 쪽을 찾아놓지 않으면 제대로 찾아서 눈으로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예배에 참석하는 신자들은 미리 찾아놓아야 한다. ...

예배의 기술(6) [1]

  • Jan 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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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7일(월) 예배의 기술(6) 대구샘터교회의 예배 진행이 금년 첫 주일부터 새롭게 변화된 것이 몇몇 있는데, 가장 큰 것은 사회자를 두는 것이다. 여기서 사회자는 평신도가 맡는다. 사회자의 역할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그런 것이다. 사회자가 전체적으로 예배를 끌어가면서 여러 담당자가 각각의 역할을 나눠 감당하다. 목사인 나는 주로 설교 순서를 맡지만 그 외에도 사죄기도와 사죄선포, 헌금기도와 중보기도, 그리고 마지막 위탁의 말씀과 축복기도를 맡는다. 사회자가 전체 순서를 끌어가지만 일반교회에...

예배의 기술(5) [1]

  • Jan 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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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5일(토) 예배의 기술(5) 찬송은 예배에서 필수 불가결의 요소다.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예배는 오직 찬송만 있어도 가능하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바로 예배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다른 모임은 제쳐두고 주일공동예배만 놓고 말하겠다. 일단 가사와 곡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어야 한다. 모든 찬송가가 하나님을 찬양하는 게 아니다. 한국 찬송가에는 신자들의 신앙적 태도와 결단을 호소하거나 은혜에 감사하는 찬송가가 적지 않다. 그런 곡들은 예배에 맞지 않는다. 소위 CCM은 그런 경향이 훨씬 강하다. 예컨대 ‘나...

예배의 기술(4) [3]

  • Jan 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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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4일(금) 예배의 기술(4) 기도는 개인의 경건 훈련에서만이 아니라 예배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유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국교회에는 기도에 열심을 내는 신자들이 많다. 기도를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도 많고 전문 기도원도 많다.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면 또 끝이 없을 테니 주일공동예배에 한정해서만 말하자. 대다수의 교회가 주일공동예배에서 대표자가(주로 장로) 나와서 개인 기도를 드린다. 훈련이 잘 된 교회는 그나마 낫지만 상당한 경우에는 기도인지 넋두린지 모를 때가 많다. 쓸데없는 기도 내용...

예배의 기술(3) [6]

  • Jan 2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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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3일(목) 예배의 기술(3) 설교가 과부하에 걸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개신교 예배에서 설교의 비중은 크다. 이게 로마가톨릭의 미사와 다른 점이다. 예배에 참석하는 신자들의 주된 관심이 오직 설교자의 설교에만 놓인다는 건 문제다. 설교가 별 거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 예배 전체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개신교 예배에서는 분리된 느낌이 많다. 설교자들은 청중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 신변잡기에 불과한 이야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19세기 러시아 심리학자 파블로프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개에게 먹이를 주...

예배의 기술(2) [1]

  • Jan 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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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2일(수) 예배의 기술(2) 어제의 묵상에서 말씀읽기의 중요성을 짚었다. 문자(글)는 존재의 집이라는 하이데거의 경구에 따른다면 성경말씀은 하나님이 거하는 집과 같다. 그 집을 어떻게 읽어내느냐에 따라서 하나님이 드러나기도 하고 숨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 낭독의 기술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나는 낭독 자체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으니 할 말도 없다. 그걸 알고 싶은 분들은 다른 데서 알아보면 된다. 아마 유튜브에서 낭독 실연을 찾을 수 있지 싶다. 예배 때의 말씀읽기와 일반적인 낭독과는 다르다. 일반적인 낭독에서...

예배의 기술(1) [1]

  • Jan 2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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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1일(화) 예배의 기술(1) 어제, 예배가 연주회와 비슷하다고 말하면서 집중력이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좋은 연주, 그래서 즐거운 연주가 되려면 여기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필수적인데, 그것은 연주자의 연주 실력, 즉 연주 기술이다. 조수미, 장한나 등을 비롯해서 유명 연주자들은 고도의 테크닉을 구사할 줄 안다. 거기서 수준 높은 음악이 나온다. 예배가 연주회와 비슷하다면 예배에도 역시 기술이 필요하다는 말이 된다. 예배는 말씀읽기, 설교, 기도, 찬양으로 구성된다. 이 모든 구성 요소들이 기본적으로 하나님과의 ...

즐거운 예배 [7]

  • Jan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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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0일(월) 즐거운 예배 나는 평소에 예배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의식이기에 은혜 받으려고 애를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하곤 했다. 청중들의 종교적 감수성에 호소하는 소위 ‘열린예배’ 유도 바람직한 예배 형태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 말을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예배가 엄숙주의에 빠져도 된다거나 밋밋해서 아무런 감동이 없어도 된다거나 준비가 허술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가 영광을 돌려야 할 분이 누구인지를 알면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예배를 드릴 것이며, 그런 마음은 곧 기쁨과 즐거움으로 ...

행복한 신앙생활 [4]

  • Jan 1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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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9일(주일) 행복한 신앙생활 적지 않는 수의 기독교인들이 신앙생활을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 일단 부담이 크다. 성수주일과 헌금에 대한 부담은 일상적이다. 교회 안에서 모임도 너무 많다. 자기가 알아서 적당하게 하면 된다고 할지 모르나 전체 분위기가 그걸 용납하지 않으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가야만 한다. 신자들끼리 불편하게 여기거나 심지어는 원수처럼 싸우기도 한다. 제자교육으로 이름을 떨친 ‘사랑의 교회’마저 담임 목사 파와 반대 파가 볼썽사납게 싸우는 마당이니 다른 교회야 더 말할 것도 없다...

예수 부활의 증언자들

  • Jan 1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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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8일(토) 예수 부활의 증언자들 어제의 묵상에서 언급한 것처럼 요 20장은 예수 부활의 증언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아무도 예수의 부활 순간을 직접 목격한 사람은 없다. 죽었던 예수의 호흡이 돌아오고 심장이 뛰고 뇌 활동이 다시 시작된 것을 본 게 아니다. 죽어서 무덤에 묻혀 있어야 할 예수가 다시 제자들 앞에 나타난 것을 본 것뿐이다. 우리의 부활 신앙은 두 단계를 거쳐서 증명되어야 한다. 첫 단계는 예수 부활에 대한 제자들의 증언이 믿을만한 것인지에 대한 자체 검증이다. 복음서와 고린도전서 15장이 검증자료다. 이 ...

막달라 마리아의 부활 경험

  • Jan 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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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7일(금) 막달라 마리아의 부활 경험 요 20장이 보도하는 예수 부활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은 막달라 마리아다. 그는 예수의 무덤이 비었다는 걸 가장 먼저 발견한 여자다. 막 16장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요한복음과는 차이가 난다. 막 16장에서는 여러 명의 여자가 더불어서 무덤을 찾아갔지만 요한복음에서는 막달라 마리아 혼자 찾아갔다. 더구나 요 20:11-18절을 따르면 부활의 주님을 가장 먼저 만난 사람도 막달라 마리아다. 무덤 밖에서 울고 있는 마리아를 향해서 부활의 주님이 ‘마리아야!&r...

달이 밝다

  • Jan 1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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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6일(목) 달이 밝다 어제가 음력 보름이었다. 수요 공부를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오자 전지를 마친 가로수 사이로 둥그런 달이 떴다. 원당리 집으로 올라오는 길과 마당이 훤해서 눈이 좋은 사람들은 배드민턴을 칠 수 있을 정도다. 달과 지구의 거리는 38만 여 킬로미터다. 지구 지름의 서른 배 정도 되는 거리로, 아무리 빠른 여객기를 타더라도 두 주일 이상 걸린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는 지구와 달의 거리보다 4백배나 멀다. 달에서 보는 태양은 지구에서 보는 거와 비슷하겠지만 달에서 보는 지구는 지구에서 보는 달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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