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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4월27일(토) [2]

  • Apr 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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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쓰레기 처리 문제로 북안면 사무소를 찾아갔다. 쓰레기를 종류에 따라서 분류해 마대에 담아 내놓은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수거해가지 않은 이유를 담당자에게 물었다. 그럴 리 없다는 것이다. 문서를 보더니 매주 목요일에 원당리에 청소차가 간다고 한다. 원당리 주민들의 말을 들으면 일 년에 한 차례만 청소차가 온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담당 공무원과 마을 주민의 말이 완전히 달랐다. 저간의 사정은 이랬다. 청소차가 원당리 안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입구의 공장 지역에만 오는 것 같다. 원당리 마을에는 들어올 필...

사람들의 빛(요 1:4), 요한복음 묵상(7)

  • Apr 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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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기자는 로고스 안에 있는 생명이 ‘사람들의 빛’이라고 했다. 여기서 빛은 물리적인 빛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생명의 본질에 대한 메타포(은유)다. 빛은 세계를 밝혀서 사물을 인식하게 하는 힘이 있다. 요한복음의 이런 진술은 예수를 통해서 생명의 본질을 인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생명과 일치된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이런 사실을 모르는 기독교인은 없다. 문제는 이런 사실의 근거가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자신들의 삶과 실질적으로 일치가 되었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통해...

생명(요 1:4), 요한복음 묵상(6) [4]

  • Apr 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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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에는 ‘생명’(조에)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온다. 그 단어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익숙하다. 익숙하다고 해서 다 아는 것도 아니다. 익숙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모를 수 있다. 현대인들이 생명에 대해서 생각이나 하는가? 뻐한 거라고 생각하거나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요한복음은 로고스 안에 생명이 있었다고 말한다. 로고스와 생명의 관계를 아는 게 요한복음의 핵심이다. 이걸 아는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모르긴 몰라도 목사들도 대개는 모를 것이다. 모르면서도 설교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신자들이...

소음, 4월24일(수) [4]

  • Apr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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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생활은 도시의 소음을 피할 수 있다는 데에 가장 큰 장점이 있다. 원당이 원래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경부 고속도로는 2.5킬로, 영천 경주 간 자동차 전용도로와 기찻길은 2킬로가 떨어져 있다. 기차는 뜸하게 다니니 괜찮다. 어떻게 들으면 낭만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나는 소리는 멀긴 하지만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니다. 자동차 소리는 최소 2킬로 이상 떨어져 있어서 크게 지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7,8 백 미터 떨어져 있는 공장에서 나오는 소음은 불편하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은 그걸 별...

원당일기(22-1) 원당으로

  • Apr 2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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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월15일에 이사를 왔으니, 이제 한 달 여가 흘렀다. 아직도 이삿짐 정리는 끝나지 않았다. 두 딸은 자기들 일에 쫓겨 전혀 돕지 않고, 집사람도 학교 나가랴 연주회 준비하랴 짬을 내기 힘들고, 나도 이런저런 일로 집안 정리에 시간을 많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집 정리라는 게 남의 손을 빌릴 수 있는 거도 아니다. 넉넉하게 마음먹어야겠다. 이곳 생활의 불편한 거를 말하자면, 좋은 점 못지않게 많을 것이다. 앞으로 천천히 설명하겠다. 오늘은 한 가지만 말하고 가자. 택배 기사들이 우리 집에 오는 걸 싫어한다. 물건 하나...

태초에(요 1:2), 요한복음 묵상(5) [2]

  • Apr 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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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아르케)라는 단어가 1절에 이어 2절에도 나온다. 똑같은 문장이다. 로고스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는 것이다. 고대인은 태초를 왜 생각했을까? 현대 물리학은 우주가 125억년 정도 된다고 주장한다. 태초는 125억 년 전의 어느 순간을 말하는가? 그 이전은 또한 무엇인가? 그 이전은 없다. 시간은 창조 이후에 시작된 것이기에 창조 이전에는 시간이 없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걸 우리가 어찌 안단 말인가. 우주의 태초는 너무 거시적인 차원이니 접어두고, 각자의 태초를 보라. 우리의 아르케는 난자와...

말씀과 하나님(요 1:1), 요한복음 묵상(4)

  • Apr 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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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요한복음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 문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 문장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으면 요한복음 전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할 수 있다. 어쩌면 기독교 신앙 전체가 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런 오류의 하나는 신인동성동형론이다. 이런 문제는 포이에르바흐나 프로이트, 니체 등이 소상하게 밝힌 바 있다. 하나님을 인간의 자기 투사로 여기는 것이다. 초자아가 곧 하나님 표상이 된다. 하나님을 자기의 완벽한 복사로 여기는 것이다. 이들의 비판은 일...

언어 존재론(요 1:1), 요한복음 묵상(3) [4]

  • Apr 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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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그렇다면 사물이나 사람이 생기기 전에 말씀이 존재했다는 뜻이다. 그것이 가능한가? 여기서 말씀은 단순히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위한 말이 아니라 만물의 조화를 가능하게 하는 생명의 힘이다. 헬라 사람들은 그 힘이 바로 언어, 즉 로고스라고 생각했다. 플라톤 식으로 말하면 이데아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바로 이데아로부터 나왔다. 이데아가 보이지는 않지만 사물보다 선재한다는 뜻이다. 이 말은 일리가 있다. 어떤 사물은 단순한 사물에 불과하다. 거기에 이름을 붙일 때만 그것의 의미...

로고스(요 1:1), 요한복음 묵상(2)

  • Apr 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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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1:1절에 나오는 ‘말씀’은 헬라어 로고스다. 성경 각주에도 그 사실이 지적되었다. 로고스라는 단어가 구약 70인 역에도 나온다. 70인 역은 헬라어를 쓰는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을 위해서 70명의 유대 학자들에 의해서 번역된 구약성경이다. 내용은 원래 구약성경인 히브리 성경과 비슷하지만,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다. 로고스가 70인 역에 나오긴 하지만 원래는 헬라 철학의 중심 용어다. 고대 헬라 철학의 3대 학파는 플라톤학파, 아리스토텔레스학파, 스토아학파다. 이중에서 로고스 개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 학파는 스...

대나무, 4월18일(목) file [5]

  • Apr 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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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집 뒤편의 일부 대나무를 잘라냈다. 대나무가 참나무의 성장에 방해가 되어서다. 대나무는 번식력이 대단하다. 뿌리가 막무가내로 뻗쳐나가면서 주변의 식물들을 작살낸다. 생태파괴의 주범이다. 그런데 나는 대나무가 좋다. 정확하게 말하면 대나무 숲을 스치는 바람소리와 약한 바람에도 춤추듯 흔들리는 모습이 좋다. 동향이라서 집터로는 그렇게 좋다고 할 수 없는 원당리 113-2번지 땅을 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대나무 숲이 붙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고민 중이다. 대나무가 뒤편 언덕을 다 채우도록 방치할 것인...

태초에 말씀이..., 요한복음 묵상(1) [8]

  • Apr 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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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샘터교회 수요 성경공부 모임은 오늘부터 요한복음을 시작했다. 앞으로 당분간 나는 요한복음의 세계로 들어가서 재미있게 놀게 될 것이다. 요한복음은 어떤 세계를 담고 있다. 지금껏 수많은 학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연구했지만 여전히 다 밝혀지지 않은 세계를 말이다. 성령께서 허락하시는 경계까지 가보도록 노력하자. 이름을 알 수 없는 요한복음 기자는 예수에게서 도대체 무엇을 보았기에 뒤늦게 이 복음서를 기록하게 되었을까? 그는 마태복음과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직접 그것을 읽지는 못했다고 하...

데커 작업, 4월16일(화) file [3]

  • Apr 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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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전원주택의 현관 밖에 깔아놓은 마루를 ‘데커’라고 한다. 그 뜻을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갑판이라는 뜻의 decker로 추정된다. 우리 집에도 데커를 깔았다. 문제는 데커가 아니라 현관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른쪽이 신발장, 정면이 거실로 통하는 문, 왼편이 통유리다. 통유리로 해놓으니 밝아서 좋다. 남쪽이라 햇빛도 잘 들어온다. 그 통유리가 위험해보여서 현장 소장에게 나무로 안전대를 설치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현장 소장은 통유리가 보기보다 단단해서 위험하지 않다고, 혹시 장난 심한 아이들이 ...

리코더, 4월15일(월) file [12]

  • Apr 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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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소프라노 리코더를 샀다. 이제 도부터 다음 도까지 한 옥타브를 불 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매일 30분씩 연습해볼 계획이다. 1년 후에, 그리고 5년 후에 내 연주 실력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된다. 나는 리코더를 순전히 악기 연주용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호흡 연습에 좋을 것 같다. 숨을 부드럽게 들이쉬고 내쉬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호흡이 불안정해지는데, 리코더 연습으로 그걸 늦출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더 중요한 건 소리에 집중하는 훈련이다. 나이가 들면 귀도 어두워진다고 하지 않는가. 죽으면 ...

부활 단상(5), 4월14일(일)

  • Apr 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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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장례식 때 목사들은 유족들에게 보통 이렇게 말한다. “고인의 육체는 죽어서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하나님 품에 안길 것입니다.” 영혼은 죽지 않으니 낙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 말은 신학적으로 옳은가? 영혼은 불멸하는가? 이 문제는 아주 복잡하다. 아무도 그것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영혼 불멸설은 원래 성서의 가르침이라기보다는 헬라 철학에 가깝다. 플라톤이 그런 주장을 했다. 그러나 교부들에 의해서 플라톤의 영혼 불멸설은 초기 기독교에 받아들여져서 정식 교리가 되었다. 이 영혼 불멸설은 ...

요한복음 21장, 4월13일(토)

  • Apr 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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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부활절 제3주일의 설교 본문은 요한복음 21:15-19절이다. 아주 잘 알려진 본문이다. 부활의 주님이 베드로에게 “나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을 반복해서 세 번이나 하셨다. 베드로의 대답을 세 번에 걸쳐서 들으신 예수님은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신다. 마지막으로 “나를 따르라.”고 하셨다. 교회생활을 웬만큼 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저 본문으로 무슨 설교를 하게 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샘터교회 교우들은 각자 저 본문을 생각하고 교회에 오시면 좋겠다. 오늘은 다른 이야기다. 요...

부활 단상(4), 4월12일(금)

  • Apr 1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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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은 없다. 관에 들어갔다가도 다시 살아났다는 말들은 있지만, 그리고 죽어서 천국에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말들은 있지만 그건 전혀 다른 현상이다. 우리는 살아있다는 사실과 죽었다는 사실의 차이를 정확하게 말할 만큼 세상을 아는 게 아니기 때문에 모든 걸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에는 일단 충실해야 한다. 그것을 모두 부정하기 시작하면 모든 근거들이 흔들린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본적인 사실에 근거하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은 없...

앵글 작업, 4월11일(목) file [5]

  • Apr 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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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살다가 일반 주택으로 이사를 오니 물건들을 정리하는 게 만만치 않다. 베란다가 없어서 물건을 둘 데가 크게 부족하다. 다용도실과 세탁실에 약간의 공간이 남아 있어서 거기에 선반을 만들어 세우기로 했다.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알아보니 앵글 선반으로 하는 게 가격 면에서 적당했다. 앵글 선반 회사도 많았다. 대개는 규격 제품을 파는데, 에이스 앵글만은 고객의 주문대로 앵글과 선반을 절단해서 보내주었다. 가로, 세로, 높이, 앵글 색상, 나무 선판 종류를 견적 포맷에 써 넣으면 정확한 단가가 나온다. 놀랍다. 내...

로고스, 4월10일(수)

  • Apr 10, 2013
  • Views 2175

요한복음 1:1절은 다음과 같다. “태초에 말씀(로고스)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요한1서 1:1절은 다음과 같다.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로고스)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자세히 보고 우리의 손으로 만진 바라.” 저 구절을 읽으면서 로고스가 스토아 철학의 핵심 개념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스토아 학자들은 세계를 아주 조화로운 코스모스로 보았다. 그 코스모스는 섭리에 의해서 작동된다. 그런 것을 가능하...

사는 기쁨, 4월9일(화) [9]

  • Apr 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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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터넷으로 책 몇 권 샀다. 그중의 하나가 황동규 시인의 <사는 기쁨>이다. 제호로 실린 시 ‘사는 기쁨’을 읽겠다. 사는 기쁨 1 오디오 둘러메고 한강 남북으로 이사 다니며 개나 고양이 곁에 두고 않고 칠십대 중반까지 과히 외롭지 않게 살았으니 그간 소홀했던 옛 음악이나 몰아 들으며 결리는 허리엔 파스 붙이고 수박씨처럼 붉은 외로움 속에 박혀 살자, 라고 마음먹고 남은 삶을 달랠 수 있을까? 2 사는 건물을 바꾸지 않고는 바꿀 수 없는 바램이 있다. 40년 가까이 아파트 몇 차례 옮겨 다니며 ‘나의 집&r...

별을 보다, 4월8일(월) [9] [1]

  • Apr 08, 2013
  • Views 6889

조금 전 마당에 나가 밤하늘을 보았다. 동네 가로등으로 지장을 받았지만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별을 볼 수 있었다. 최소한 수 광년, 또는 수 십 광년 멀리 떨어진 우주 공간 어디선가 빛을 내고 있는 저 불덩어리들인 별을 볼 때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어딘지 아득해진다. 별들이 저기 있는 게 아니라 별들 속에 내가 있다. 저 별 무더기 중의 하나가 바로 태양 아니던가. 요즘 북두칠성이 바로 우리 머리 위에 자리하고 있다. 불두칠성은 실체가 아니다. 우리가 그렇게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우주 공간 어디 다른 곳에서 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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