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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일곱째 주일 -예수 제자로 살기, 5월20일, 주일

  • May 2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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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요한복음 기자의 보도를 통해서 제자들을 위한 예수님의 기도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요한복음 공동체에 속한 기독교인들의 실존이 몹시 위태로웠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세상이 미워하는 상황에서 예수의 제자로 살기 위해서 애를 썼습니다. 세상을 무조건 도피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 매몰되는 것도 아닌, 세상에 보냄을 받은 자로 살되 세상에 속하지 않는 삶이 저들에게 필요했습니다. 그것은 곧 거룩한 존재로 변화되는 것이었습니다. 주님, 오늘 우리도 예수님의 제자로 살면서 여러 문제에서 세상과 충돌...

예방주사 기억, 5월19일, 토

  • May 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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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그 옛날 어린 시절 국민학교에서 일 년에 몇 차례 씩 예방주사를 맞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간호사들이 들고 있는 주사바늘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우리는 모두들 얼굴이 백지장처럼 긴장해 있었습니다. 하기야 불로 지지는 주사도 있었으니 공포를 느낄 만했습니다. 길게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다가 조금이라도 나중에 맞으려고 자꾸 뒤로 빠지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 틈에 저도 끼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용기를 내서 먼저 맞기도 했는데, 그 아이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예방주...

교만, 5월18일, 금

  • May 1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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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는 교만한 사람입니다. 교만해보이지 않으려고 오랫동안 애를 쓰고 나름으로 훈련을 거쳤기에 겉으로는 교만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겠으나 날이 갈수록 교만이 저를 더 강하게 지배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짐짓 겸손하게 보인다고 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교만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런 겸손의 모양은 아무 의미가 없고, 아무 능력도 없습니다. 교만은 자기를 높이려고 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시선입니다. 자기를 중심에 놓고 세상을 보는 관점입니다. 자신의 업적이 인정받으면 흐뭇해하고 인정...

네 고향을 떠나라! 5월17일, 목

  • May 1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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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고향을 떠나라니요! 어떻게 정든 고향을 떠나라 말씀하십니까. 청천벼락 같은 그 말씀을 들은 아브라함이 얼마나 오랫동안 고민하고 번민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고향을 떠난다는 것은 익숙했던 모든 것들과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친척, 친구, 생업, 산천초목, 생활습관, 궁극적으로 조상들이 섬기던 신과의 단절입니다. 이런 것들과의 익숙한 관계를 통해서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고향을 떠나라는 명령은 곧 죽음을 준비하라는 명령과 다를 게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만 합니까, 하나...

두 딸의 아버지로서 바치는 기도, 5월16일, 수 [1]

  • May 1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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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는 두 딸의 아버지입니다. 큰 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작은 딸은 지금 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아내의 뱃속에서 꿈틀거리고 놀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세상에 나와 벌써 저렇게 다들 컸습니다. 아버지의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세월이 흘렀으니 좋은 아버지 역할을 할 기회가 영영 사라졌습니다. 앞으로 저 딸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근심반기대반입니다. 결혼은 할지, 하게 된다면 누구와 할지, 결혼 생활은 잘 유지할지, 아이는 낳을지, 내 나이가 될 때까지 세상을 잘 버텨낼지, 인...

사랑의 하나님, 5월15일, 화

  • May 15, 2012
  • Views 1444

하나님, 당신은 곧 사랑이십니다. 그 사랑은 변덕 많은 우리의 기준이 아니라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기준으로 실행되는 생명의 근원이며 생명의 능력입니다. 그 사랑은 때로 부드럽기도 하고 과격하기도 하며, 때로 채우기도 하지만 비우기도 하며, 때로 사람들의 어리광을 받아주기도 하지만 그걸 내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당신을 오해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기대가 이뤄지면 하나님이 사랑하신다고, 기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사랑은 우리가 세상에서 경험하는 것처럼 상대적이거나 조건적이...

생명의 빛, 5월14일, 월 [2]

  • May 14, 2012
  • Views 1558

주님, 빛이 있으라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분은 바로 하나님 당신 밖에 없습니다. 그 명령에 따라서 무(無)로부터 빛이 생겼습니다. 그 빛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었고, 사물이 세상에 드러나는 능력이 되었고, 우리가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식물과 동물은 빛을 통해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며, 시간과 공간도 빛의 절대 속도에서만 의미가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빛은 만물의 시작입니다. 빛이 있기 전에 누가 빛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오직 하나님뿐이십니다. 당신에게만 창조주라는 이름이 어...

부활절 여섯째 주일 -사랑과 믿음, 5월13일, 주일

  • May 13, 2012
  • Views 1284

주님, 우리는 요한을 통해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라.’(요일 4:8)는 말씀을 전해 듣습니다. 참으로 놀랍고 두려운 말씀입니다. 하나님께만 사랑의 능력이 있다는 뜻이기에 놀랍고, 거꾸로 우리에게 사랑의 능력이 없다는 뜻이기에 두렵습니다. 우리 스스로 사랑을 행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서 사랑을 실현하시기에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 들어가는 것만이 우리가 사랑의 능력에 휩싸이는 유일한 길임을 믿습니다. 그래서 요한은 반복해서 우리에게 말합니다.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자’가 사랑할 수 있다고, ‘...

무반주 예배를 드리며..., 5월12일, 토 [1]

  • May 13, 2012
  • Views 1344

주님, 요즘 대구샘터교회에서는 성찬 예식이 있는 매월 첫 주일, 반주 없이 드리는 공동예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악기와 친숙해진 탓에 악기 없는 예배가 실제로 가능할지는 좀더 시간을 두고 확인해봐야겠으나, 사람의 목소리로만 찬양을 부른다는 것은 예배의 원초적 영성과 맥이 닿아있다는 것이 분명하기에 우리는 당분간 꾸준히 무반주 예배를 드리겠습니다. 그 예배 역시 하나님이 기뻐 받으실 줄로 믿습니다. 반주 없는 예배를 예배답게 드리려면 반주 있는 예배 때보다 훨씬 높은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아...

사과를 깎으며... 5월11일, 금

  • May 12, 2012
  • Views 1321

주님, 저는 매일 아침 사과를 깎습니다. 그 행위가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는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저는 사과를 깎으면서 종종 지병으로 오랫동안 손발을 움직이지 못하다가 겨우 손발을 움직이게 된 사람의 심정으로 돌아갑니다. 사과나 칼을 손에서 떨어뜨릴 수도 있고, 조심스럽게 깎느라 삼십분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실수 없이 단 일분 만에 완벽하게 깎습니다. 칼과 사과의 각도를 정확하게 맞추고 필요 적절한 힘을 칼에 주면서 껍질과 살 사이에 칼을 밀어 넣습니다. 여기에 많은 것들이 작용합니다. 사과, 칼, ...

인격적인 하나님, 5월10일, 목

  • May 11, 2012
  • Views 1631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 당신은 우리 인간을 인격적으로 상대해주시는 분이십니다. 아브라함을 찾아오셨고, 그와 약속을 맺으셨으며, 그의 삶에 동행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성서의 사람들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경험했습니다.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찾아오시고, 우리에게 약속을 주시며, 우리의 삶에 친구처럼 동행해주시고, 우리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해주신다는 사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인격적인 분이라는 증거입니다. 더구나 성육신의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이라면...

초월의 하나님, 5월9일, 수

  • May 09, 2012
  • Views 1264

하나님, 당신은 우리와 세상을 근본적으로 초월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아무리 생각을 깊고 넓게 한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우리의 생각 안에 갇히지 않으십니다. 먼 미래에 우리 후손들이 과학발전에 힘입어 우주의 끝에 이를 수 있다고 해도 하나님을 다 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그 우주의 경계 너머에, 그 너머의 너머에, 그리고 또 그 너머의 너머에도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거시의 세계에서만이 아니라 미시의 세계에서도 역시 하나님은 초월하시는 분이십니다. 지금 우리 손 안에 든 사과 한쪽의 작은 세계...

설거지를 하며, 5월8일, 화 [1]

  • May 08, 2012
  • Views 1483

주님, 저는 종종 설거지를 합니다. 사람이 먹었으면 뒷정리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설거지를 하면서 소화도 시키고, 좀 거창하게 바꿔 말하면 아내와 가사를 분담하는 집안 민주주의도 실현하고 ... 설거지는 모두에게 유익이 됩니다. 저에게 설거지는 설교 준비와 마찬가지로 의미 있는 일입니다. 설거지를 하면서 우선 물의 신비를 느낍니다. 지구에 저런 물질이 어떻게 있게 되었는지요. 만약 지구에 물이 없었다면, 만약 달이나 금성에 물이 있었다면 전혀 다른 세상이 되었을 겁니다. 저는 그릇을 손으로 만지면서 인간의 긴 문명...

아내와의 장보기, 5월7일, 월 [1]

  • May 08, 2012
  • Views 1526

주님, 저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아내와 함께 장을 볼 때가 간혹, 때때로 있습니다. 주로 대형마트에 갈 때 따라갑니다. 그럴 때마다 저의 인간성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제 눈에 비친 아내의 장보기는 신바람입니다. 말 그대로 소풍 나온 태도로 큰 매장을 돌아다닙니다. 시식 코너를 그냥 지나치는 경우는 없고, 살 계획이 없던 여러 가지 물건을 들여다보고, 호객하는 판매원의 말에 솔깃해하고, 집에 있는 건데도 무슨 기분이 들었는지 또 삽니다. 저는 인내심이 많은 사람처럼 참고 참다가 어느 지점에 이르면, 그것도 주관적 느낌인데...

부활절 다섯째 주일, 예수 그리스도와의 일치, 5월6일, 주일

  • May 06, 2012
  • Views 1383

주님, 예수님은 포도나무이고 우리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야 할 가지입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불에 던짐을 당할 뿐이라는 말씀을 우리는 언제나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 가지만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아무도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엄중한 실존입니다. 그런데도 우리의 작은 업적이 나타나기만 하면 그것에 쉽게 도취되고 그런 업적이 없으면 쉽게 실망합니다. 생각이 너무 방만해서 온갖 걱정거리를 등에 진채 매사에 일희일비 하면서 살아갑니다. 어리석은 우리를 용서해주...

꽃가루, 5월5일, 토

  • May 06, 2012
  • Views 1414

주님, 요즘 제가 살고 있는 하양에는 ‘송홧가루 날리는...’이라는 시구처럼 꽃가루가 온 세상을 뒤덮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 보닛 위에도, 잔디 위에도, 방안의 컴퓨터자판과 책상 위에도, 구두 위에도 노란 꽃가루가 내려앉았습니다. 그 친구가 없는 곳이 없습니다. 공기가 통하는 곳이면 아무리 좁은 곳이라고 거칠 것 없이 찾아가서 자리를 잡습니다. 매년 황사가 오긴 전 이맘 때 어김없이 찾아오기 시작하는 꽃가루는 어떤 사람들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지구의 놀라운 생명현상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손님임에 틀림없습...

일용할 양식을 위한 기도, 5월4일, 금

  • May 05, 2012
  • Views 1594

주님,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는 주기도에 따라 다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립니다. 일용할 양식이 없는 이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십시오. ‘일용할 양식’이 없다는 것은 단지 하루나 이틀 치의 먹을거리가 없다는 것만이 아니라 생존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생존의 위협을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을 향해, 그리고 그런 나라와 민족들을 향해 세상은 경쟁력이 없다거나 성실하지 못했다고 비난합니다. 거지 나사로의 운명에 대한 책임감은 물론이고, 최소한의 동정심도 느끼지 ...

바람, 5월3일, 목

  • May 03, 2012
  • Views 1615

주님, 저기 창문 너머 보이는 대나무 잎이 살풀이춤처럼 흔들흔들, 사뿐사뿐 흔들립니다. 저는 흔들리는 잎도 잎이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어떤 힘들이 더 신비롭습니다. 잎의 흔들림을 가능하게 하는 바람이 그것입니다. 저의 눈에 실체로는 보이지 않지만 운동의 힘으로는 보입니다. 물리적 분석을 배운 현대인이 아니라 세상의 생명 현상을 직감적으로 인식하던 고대인들의 눈으로 흔들리는 대나무 잎을 춤추게 하는 바람을 봅니다. 그것은 분명히 살아있는 힘입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모든 것들을 움직이게 하고 그래서 생명을 ...

죽음 이후, 5월2일, 수 [2]

  • May 0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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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우리는 모두 죽습니다. 젊으나 늙으나 아무 차이도 없이 우리는 모두 결국은 세상을 떠나야 합니다. 죽음 이후에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집니까?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육체가 원소로 해체된다는 명백한 사실뿐입니다. 영혼의 운명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더 근본적으로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는지, 어느 쪽이 다른 쪽에 속했는지, 신비한 방식으로 하나인지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죽음 이후에 우리의 몸은 없어지지만 영혼만은 하나님 품에 안긴다는 말이 옳은지, 몸과 영혼이 동시에 죽고 종말에 부활한다는 말이 옳은지...

노동절, 5월1일, 화

  • May 01, 2012
  • Views 1263

주님, 오늘은 122주년 세계 노동절입니다. 사람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노동하지 않으면 이 땅에서 생존할 수 없습니다. 먹어야 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힘들지만 땀 흘려 일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은 노동을 통해서 사람다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도사들도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몸을 움직여 노동하지 않았겠습니까. 불순종한 아담과 이브에게 내린 하나님의 노동과 출산 명령은 징벌이라기보다는 구원의 은총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망각한 채 우리는 가장 존엄해야 할 노동마저 부를 축적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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