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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루의 삶을 끝내며... , 4월10일, 화

  • Apr 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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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오늘 또 하루의 삶이 끝나갑니다. 어제와 똑같은 하루였고, 내일도 또 똑같은 하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엄격히 따지자면 어찌 똑같겠습니까. 날씨도 어제와 오늘은 달랐고, 내일도 다를 것이며, 태양의 기울기도 어제와 오늘은 달랐고, 내일은 또 다를 것입니다. 만나는 사람도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처리해야 할 일도 어제와 오늘이 다릅니다. 제가 살아갈 날의 숫자도 어제보다 오늘은 줄었고, 내일은 더 줄고, 모레는 더 줄 것입니다. 여러 가지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제가 태양의 시간에 맞춰서 하루 동안 세상에 존재했다는 ...

과속, 4월9일, 월

  • Apr 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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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오늘 우리의 삶은 과속입니다. 남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우리의 삶을 총체적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빨리 달린다고 해도 사고 가능성만 늘어날 뿐 실제로는 빨리 도착하는 것도 아니고, 빨리 가봐야 별 것도 없으면서 왜 달려가야 하는지 어디로 달려가는지도 알지 못한 채 남이 달리는 그 모습을 습관적으로 따라서 달릴 뿐입니다. 이 조급증이 어디서 왔습니까? 이것이 바로 사탄의 유혹이 아니겠습니까? 예수님을 생명이며 진리로 믿으며 예수님의 재림을 생명이 완성되는 순간으로 믿고, 그 순간...

부활절, 4월8일, 주일

  • Apr 0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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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오늘은 부활절입니다. 십자가에 달리시고 무덤에 묻히신, 그래서 완전히 생명이 끊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께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다시 살리셨습니다. 부끄럽게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다 이해하거나 해명하지 못합니다. 부활의 근본에 이르기에는 우리의 이성이 너무 단순하고 우리의 믿음이 너무 단조롭습니다. 부활의 실체를 모른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긴 하나 우리가 피조물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우주 역사에서 유일회적으로 행하신 사건을 단순히 실증적인 범주...

고난주간(6) -무덤 속에서, 4월7일, 토

  • Apr 0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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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유대인의 안식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 아리마대 요셉의 무덤에 묻히신 예수님의 몸은 안식일이 끝나는 토요일 저녁 이후까지 그대로 무덤에 묻혀 있었습니다. 사람의 몸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치에 예수님의 몸도 철저하게 지배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상과 생명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과 생명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되었다는 사실은 도대체 무엇을 가리키는 것이며, 오늘 우리에게 무슨 의미입니까? 창조의 실패입니까, 능력의 훼손입니까, 불의의 승리입니까, 허무의 찬양입니까. 그렇습니다...

고난주간(5) -골고다의 십자가, 4월6일, 금 [3]

  • Apr 06, 2012
  • Views 1808

주님, 2천 년 전 골고다 언덕에서 벌어진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사건 앞에서 우리 모두는 당혹스러워 말을 잃습니다. 그 사건 자체가 참혹하기 때문이 아니라 예수님의 다음과 같은 절규 때문입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무슨 연유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당했다고 외치셨는지요. 메시야가 어떻게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을 수 있는지요. 그렇습니다. 예수님 당신은 십자가에서 자신의 모든 사명이, 하나님 나라에 모든 것을 걸었던 ...

고난주간(4) -겟세마네의 기도, 4월5일, 목 [1]

  • Apr 05, 2012
  • Views 1999

주님, 십자가의 죽음을 예감하신 예수 당신은 겟세마네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기도드리셨습니다.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해 달라고. 그러나 아버지의 원대로 하시라고. 예수님은 대동한 세 명의 제자들에게 당신은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함께 깨어 있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아, 제자들은 잠에 떨어졌습니다. 예수님이 깨웠으나 반복해서 잠에 떨어졌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나와 함께 한 시간도 이렇게 깨어 있을 수 없냐고,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고, 마음에는 원이지만 육신이 약하다고. 예수님...

고난주간(3) 4월4일, 수 [1]

  • Apr 04, 2012
  • Views 1589

주님, 우리는 매주일 예배를 드릴 때마다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라는 구절을 암송하면서 예수님의 고난에 대한 책임을 빌라도에게 미룹니다. 이 얼마나 미련하고 뻔뻔한 행태입니까. 예수님은 빌라도가 아니라 우리에게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지금도 우리를 통해 고난 받고 계십니다. 산헤드린의 고발이 무고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민중들의 고함소리와 로마권력의 충동에 휘둘려 타의반자의만으로 예수님에게 십자가형을 선고한 빌라도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입니다. 우리는 기존의 익숙한 삶에 길들여진 탓에 ...

고난주간(2) -4월3일, 화 [1]

  • Apr 03, 2012
  • Views 1389

주님, 예루살렘에 들어가서 고난당하고 죽게 될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열정적으로 예수님을 따르던 시몬 베드로에게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았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그건 우리 모두를 망치는 길이라고 말리던 베드로에게 주님은 ‘사탄!’이라고 책망하셨습니다. 베드로의 행동은 사람의 생각이지 하나님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늘 베드로처럼 삽니다. 생각이 늘 사람을 중심으로만 돌아갑니다. 그것이 아무리 세련되고 신앙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

고난주간(1) -십자가의 신비, 4월2일, 월

  • Apr 02, 2012
  • Views 3180

주님, 우리는 하나님의 극심한 사랑을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에서 경험합니다. 그 십자가는 당신께서 아들을 버릴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고 이해한다고 해도 받아들이기 어렵고, 또는 오해하기도 쉬워서,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가 우리 삶의 중심에 들어오지 못하고 단순히 교리로 남거나 낭만적인 종교 감정으로 떨어질 때가 많습니다. 우리에게 영적인 깨우침을 주시어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서 행하신 인류 구원의 신비 안으로 깊이 들어가게 해주십시오. 바...

종려주일 -메시아 살해, 4월1일, 주일

  • Apr 01, 2012
  • Views 1294

주님,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세상 지도자들에게 재판받는 장면을 읽었습니다.(막 15:1-15) 유대교를 대표하는 산헤드린에 의해 고발되신 예수님은 로마를 대표하는 빌라도 총독 앞에 피고인으로 서셨습니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네 말이 옳도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것으로 너를 고발하는가 보라. 무죄한 메시야의 살해음모가 진행되는 동안 예수님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과 십자가의 길을 받아들였습니다. 복음서 기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서 인류의 역사가 얼마나 잔인한지, 그리고 ...

냄새에 집중하기, 3월31일, 토 [3]

  • Mar 31, 2012
  • Views 1549

주님, 왜 저에게 코를 주셨습니까? 단지 입이 막혔을 때 대신 숨을 쉬라고, 또는 몸으로 들어가는 찬 공기를 데우라고 하신 것만이 아니라 냄새로 세상과 소통하라는 뜻도 크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실 때 세상 곳곳을 다양한 냄새로 가득하게 하시고 우리로 공기로 전달되는 냄새를 맡게 하셨습니다. 꽃향기로부터 두엄 냄새까지, 참외, 딸기, 사과, 바나나 냄새, 그리고 커피와 된장찌개와 밥 익는 냄새 ... 바닷가의 비린내와 깊은 숲속의 솔 향은 저를 생명의 아득한 저편으로 인도하곤 합니다. 그 냄새로 생명이 ...

피부에 집중하기, 3월30일, 금

  • Mar 31, 2012
  • Views 1429

주님, 저에게는 주변 세상과 소통하는 피부가 있습니다. 이 피부야말로 제가 세계를 경험하는 감각 중에서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고 예민합니다. 눈은 대상을 단순히 시각적으로만, 귀는 대상을 단순히 청각적으로만 느끼지만 피부는 종합적으로 느낍니다. 차가운 대상과 뜨거운 대상을 분별하고, 딱딱한 대상과 부드러운 대상을 질감으로 느끼게 됩니다. 어떤 대상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유도 저에게 피부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이 피부에 좀더 집중하며 살기 원합니다. 나무나 돌을 손으로 만지거...

눈에 집중하기, 3월29일, 목

  • Mar 30, 2012
  • Views 1293

이 세상을 보이는 방식으로 창조하시고 보는 걸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라고 저에게 눈을 주신 하나님, 고맙습니다. 그 창조 섭리를 허투루 생각하지 않고 저의 온 영혼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어떤 물체에 반사된 빛이 제 눈동자를 통과해 망막에 영상을 만들고, 그 영상이 신경망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봄’의 신비에 매순간 더 집중하며 살기 원합니다. 먼저 하나님이 처음 창조하신 빛을 보고, 빛이 만들어내는 색을 보고, 땅 색깔을 좀더 천천히 뚫어보고, 아지랑이, 초승달, 곰팡이, 애벌레, 강물, 산자락, 그리고 사랑에 빠진 젊은이...

귀에 집중하기, 3월28일, 수

  • Mar 28, 2012
  • Views 1873

세상을 창조하시고 저를 세상에 있게 하신 하나님, 당신께서는 저에게 귀를 주셨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은총인지요. 귀로 인해서 소리를 통한 세상과의 소통을 알게 되었으니 제가 어찌 감사 찬송을 부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미련한 저는 저의 작은 경험만을 기준으로 적당하게 소리를 분별하면서 살아갑니다. 정작 필요한 소리에는 귀를 닫고 필요 없는 소리에 귀를 열 때가 많습니다. 이제 고막의 떨림을 통해서 전달되는 소리에 저의 몸 전체가 함께 공명되기를 원합니다. 소리에서 존재의 희열을 느끼며 살기 원합니다. 봄...

우체국을 다녀와서, 3월27일, 화 [3]

  • Mar 27, 2012
  • Views 1591

주님, 지금은 하나님께서 가장 먼저 창조한 피조물이 빛이라는 사실을 절감할 수밖에 없는 화창한 봄날 오후입니다. 하늘과 땅과 그 사이의 궁창을 가득채운 빛을 받으며 방금 하양 우체국을 다녀왔습니다. 계간으로 발행하는 마가복음 매일 묵상집 <다비안> 통권 100호를 대구성서아카데미 정회원들에게 부쳤습니다. 수년전 온라인에 썼던 내용을 다시 정리해서 앞으로 세달 동안 매일 한편씩 읽도록 인쇄해 재미있는 봉투 작업을 거쳐 보냈습니다.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은 별 것 아니고 거기에 들인 시간도 별 것 아니지만 어느 누군...

만물의 근원, 3월26일, 월

  • Mar 27, 2012
  • Views 1753

주님, 세상이 무엇인지 너무 궁금합니다. 기체가 있고 액체도 있고 고체가 있습니다. 식물이 있고 동물도 있고 광물이 있습니다. 색깔이 있고 소리도 있고 냄새도 있습니다. 왜 그래야만 됩니까? 모든 생명체들은 혼자 살아가지 못하고 늘 주변에 기대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살아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유기물과 무기물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입니까? 제가 왜 이 사람은 만나고 저 사람은 만나지 못하는지, 저 사람과는 관계가 좋고 저 사람과는 나쁜지, 이 사람은 병으로, 사고로 일찍 죽고 저 사람은 천수를 다 누리는지 이해...

사순절 다섯째 주일 -새 언약-, 3월26일, 주일

  • Mar 2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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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기원전 7세기 초와 6세기 말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난세에 빠졌던 조국 유다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던 예레미야에게서 오늘 우리는 놀라운 복음을 듣습니다. 율법을 지켜야 구원을 얻는다는 옛 언약이 해체되고 하나님에 의해서 새 언약이 실행되었습니다. 사람의 노력과 업적을 평가하던 관점에서 오직 하나님의 은총이 집행되는 관점으로 구원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니, 이를 어찌 복음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예레미야는 예수님이 역사에 등장하기 6백 년 전 선지자였으나 자신이 의식하지도 못한 채 예...

주일 전날의 기도, 3월24일, 토

  • Mar 24, 2012
  • Views 1346

주님,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우리는 이 세상에서 일상을 살아내려고 힘을 썼습니다.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숨을 쉬고 각자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노동하며, 사람들을 만나 다투거나 사랑하며 살았습니다. 이 모든 일상을 이제 멈추어야 할 주일이 바로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창조의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일상을 소홀하게 대하지 말아야하지만 동시에 일상에 묶이지도 말아야하지 않겠습니까. 결국 언젠가는 완전히 손을 놓아야 할 일상을 미리 내려놓는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님, 그렇습니다. 우리는 최소한 일주일...

늙은 신자들을 위해, 3월23일, 금 [2]

  • Mar 2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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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저를 포함해서 저보다 나이가 더 든 신자들을 위해서 기도드립니다. 지난 세월과 남아 있는 세월의 균형이 일찌감치 무너져 이제는 남아 있는 세월의 끝이 손에 닿을 듯한 이들입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보겠다고 애를 썼으나 지나온 세월을 뒤돌아보면 아쉬움과 부끄러움이 오히려 많아 보이지 않겠습니까. 기억력이 떨어져 지난 추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몸의 탄력은 크게 줄어 움직임이 둔해지고 알고 지내던 사람들도 점점 줄어 외로움이 늘어가면서 인생이 한줌의 모래보다 크지 않다는 사실을 절감할 ...

언어를 넘어, 3월22일, 목 [1]

  • Mar 2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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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구원행위에 대해서 끊임없이 말을 하고 글을 씁니다. 이게 과연 가능한 일입니까? 피조물이 어떻게 창조주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할 수 있겠습니까. 세계 전체이신 하나님을, 역사 전체이신 하나님을, 이 세상의 존재 방식에서 초월해 계신 하나님을 제가 어찌 이 세상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궁극적인 능력을 언어로 설명하려고 애를 쓰는 것은 그것을 아직 충만하게 경험하지 못했다는 증거일 뿐입니다. 궁극적인 진리이신 주님, 저로 하여금 더 이상 언어에 묶이지 않게 해주십시오. 더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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