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된 심리학 [6] [1]
오늘 그대에게 책 한권을 소개하오. <신이 된 심리학>이오. 지은이는 폴 비츠이고, 역자는 장혜영이고, 출판사는 새물결플러스요. 요즘 새물결플러스에서 좋은 책들을 많이 내고 있소. 폴 비츠라는 사람은 내가 처음 보는 이름이오. 1953년부터 1957년까지 미국 미시간 대학교 학부를 다녔다 하오. 그 뒤로 석사와 박사까지 심리학을 전공한 분이오. 지금 70 대 중반의 나이인 것 같소. 그가 문제로 삼는 것은 자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미국의 현대 문명과 종교현상에 대한 비판이오. 이런 현상의 기초가 바로 심리학이라 ...
삶은 숨이다 [4]
그대는 아이를 낳아보았소?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어머니 자궁에서 나왔을 때 산파나 산부인과 의사가 어떻게 조치하는지는 들어서 알고 있을 거요. 조치의 하나가 아이의 엉덩이를 때려서 울리는 거요. 아이가 울어야만 호흡이 시작되오. 나오면서 자기가 알아서 우는 아이는 맞지 않소. 자궁 안에 들어 있는 태아는 직접 숨을 쉬지 않아도 살 수 있소. 숨을 쉬고 있는 어머니와 탯줄로 연결되어 있기만 하면 되오. 산소가 공급된 어머니의 피가 태아의 몸에도 도는 거요. 자궁 밖으로 나와 탯줄을 끊어내면서부터는 ...
나는 걷는다 [2]
그대는 걷는 행위가 얼마나 놀라운지 알고 있소? 이 세상의 많은 생명체 중에서 걷는 이는 오직 인간뿐이라오. Homo erectus! 지렁이는 몸으로 기오. 속칭 돈벌레는 수십 개의 다리로 이동하오. 호랑이와 늑대는 네 다리로 달리오. 모두 안정적으로 지구에 붙어 있는 친구들이오. 두 다리로 걷는 인간만 위태롭소. 마치 외줄을 타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오. 이 위태로움이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질적으로 다르게 만든 근본적인 요소라오. 갓 태어난 아이는 그냥 지구에 자기 몸을 의지하고 있소. 조금씩 몸을 움직이다가 엎드려서 기기 시...
스티븐 호킹의 신 표상 [1]
스티븐 호킹 박사가 리어나드 믈로디노프와의 공저 <위대한 설계>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해서 신 존재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벌어지고 있소. “뭔가 흥분될 만한 일을 하기 위해, 그리고 우주가 지속되기 위해 신을 불러들일 필요는 없다.” 미국 ABC 방송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호킹은 이렇게 말했다 하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학은 신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그 방송은 호킹이 오랫동안의 우주연구와 새로운 발견을 통해서 결국 우주 창조에 신을 필요하지 않다는 믿음에 이른 것이라고 해...
삶은 간다 [3]
그대는 삶의 알맹이에 밀착하기가 쉽지 않을 거요. 그렇다고 해서 너무 자책하지 마시오. 그대가 삶에 미숙하거나 영성이 부족해서만 그런 게 아니오. 삶의 알맹이가 그 본성을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오. 그게 확 드러난다면 누가 그걸 따르지 않겠소. 그것은 볼 눈을 가진 사람에게만 잠시 나타났다가 어느 순간에 휙 하고 사라지는 천사와 같소. 혹시 그대는 그림 감상을 좋아하시오? 여기 명작 명화가 있소. 거기에 어떤 세계가 숨어 있소. 그걸 볼 수 있는 사람도 있고, 못 보는 사람도 있소. 그걸 보는 사람은 그 명화에 밀착하게 ...
삶에 밀착하기 [1]
어제 그대에게 삶의 알맹이와 삶의 껍질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소. 이런 말들이 실질적으로 들려야만 우리는 성서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오.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굳이 내가 설명해야겠소?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거요. 그래도 간단히 설명하겠소. 우리의 영혼을 배부르게 하는 것은 삶의 알맹이이고, 헛배만 부르게 하는 것은 껍질이오. 이 말도 상투적인 것으로 듣지 마시오. 이 말을 설명하려면 ‘영혼’에 대한 설명이 먼저 있어야겠소. 신앙의 세계를, 또는 신앙적인 개념을 전한다는 게 이래서 힘든 거요. 그 개념을 전달하는 ...
삶의 알맹이와 껍질 [5]
그대는 삶이 무엇인지 알고 있소? 어렴풋하게나마 그게 눈에 들어오오? 그걸 알고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오. 그걸 완전하게 아는 사람은 없소. 나도 사실은 모르오. 죽는 순간에라도 그걸 알면 다행이겠으나, 쉽지 않을 거요. 지난 인류 역사에 등장했던 위대한 종교인들이나 철학자들이 나름으로 삶에 대해서 말했지만 어느 것도 딱 부러진 대답은 아니었소. 예수님도 마찬가지셨소.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를 직접적으로 말씀하지 않고 비유로 말씀하셨다는 사실이 이에 대한 증거요. 오해는 마시오. 예수님도 삶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
경쟁에서 벗어나기 [2]
그대도 잘 알다시피 지금 우리의 삶은 ‘경쟁구조’로 찌들려 있소. 찌들려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긴 할 거요. 경쟁이 없으면 세상살이가 심심하다고 말이오. 이런 말이 일리가 있소. 나도 테니스를 할 때 그냥 친선으로 할 때보다는 시합을 할 때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소. 거기에 상금까지 붙는다면 더 할 나위가 없을 거요. 그것은 단지 재미일 뿐이오. 테니스 시합에 목숨을 걸거나, 그게 아니라도 큰 재산을 걸거나 하면 이미 재미가 아니오. 지금 우리의 삶은 총체적으로 목숨을 걸다시피 경쟁의 극단을 걷고 있소. 사회...
나무 잎사귀 닦아주기 [3]
그대는 집에서 나무를 키우고 있소? 아니면 개나 고양이는 키우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아파트요. 그래서 다른 생명체를 돌보며 살기가 쉽지 않소. 아파트 베란다에 화초 몇 그루와 나무가 하나 있소. 1미터 정도의 기둥으로 뒤에 잎사귀가 우선처럼 펼쳐있는 나무요. 집사람이 키우는 것들이오. 나도 간혹 물을 주곤 하지만 주로 집사람 몫이오. 화초는 물만 제 때 주면 자라는데 큰 문제는 없지만 나무는 좀 다르오. 벌써 오랜 전부터 잎사귀들이 말라가고 있었소. 내가 이름도 알지 못하는 병에 걸린 탓이오. 작은 반점과 솜털뭉...
남미-북중
얼마 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그대도 들어 알고 있을 거요. 이번 방문은 두 가지 점이 특이하다 하오. 하나는 이번이 3개월만의 방문이라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김정일의 방중이 미국의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시기와 일치한다는 사실이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3개월 만에 중국을 방문한 전례가 거의 없다 하오. 한 번도 없었는지는 잘 모르겠소만 아주 특이한 경우인 것만은 분명하오. 남한의 어떤 이들은 김정은의 세습을 허락받기 위한 방문이었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핵심은 아닌 것 ...
주기도(43)
이제 주기도 공부는 다 끝났소. 따라오느라 수고가 많았소. 조금이라도 그대에게 남는 게 있었으면 하오. 주기도 공부를 통해서 기도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었기를 바라는 거요. 내가 기도에 모든 것을 다 설명하지는 않았소. 주로 주기도의 내용을 설명하기만 했소. 그러니 다른 질문이 많이 남아 있을 거요. 그것을 내가 정리해보리다. 1) 기도에 반드시 응답이 따르는가? 2)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인데 굳이 기도할 필요가 있나? 3) 얼마나 자주 기도해야 하나, 얼마나 오래 기도해야 하나, 기도의 시간은? 4) 식사 기도...
주기도(42)
주기도의 마지막 대목은 이렇소.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소위 영광송이오. 이 구절이 누가복음에는 없소. 고대 사본 중에서도 이 구절이 없는 사본이 제법 되오. 초기 교회가 처음에는 이 구절 없이 주기도를 사용하다가 주기도가 예배 순서와 연결되면서 이 구절을 삽입하게 된 것 같소. 오리지널 주기도에는 없었다는 말이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원래의 주기도에 없는 내용이지만 영광송을 포함시켜서 주기도를 드린다고 해도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오. 영광송은 당시에 모든 기도에 자동적으로 ...
주기도(41) [1]
-악- 주기도의 실제적인 마지막 항목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요. 이 구절은 누가복음에는 없고 마태복음에만 나오오. 누가복음이 이를 생략한 이유는 악 문제가 시험 문제와 연결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거요. 학자들도 악에 대한 진술이 시험에 대한 진술에 대한 후렴과 같다고 말하오. 그건 옳은 이야기요. 시험은 악과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것이기 때문이오. 물론 우리의 신앙을 단련하기 위해서 하나님이 주시는 시험이 있지만 그 경우에도 악이 활동하는 거요. 하나님이 악의 활동을 이용한다고 보면 되오. 악의 실체가 무엇이오?...
주기도(40) [1]
-시험(4)- 다음 질문은 시험에 들지 않게 기도한다고 할 때 우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 하는 거요. 기도를 방법으로 생각하지 말기를 바라오. 물론 방법도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본질은 아니오. 한국교회는 지금 기도 인플레이션에 떨어져 있소. 그것이 모두 방법론의 차원에서 머물러 있다는 증거요. 얼마나 많은 기도를 했느냐에 목숨을 거오. 기도가 습관이 되었소. 커피 한 잔을 놓고도 기도하오. 목회 중에 심방이라는 게 있소. 일단 어느 신자의 집에 가면 예배를 드리오. 원칙적으로 말하면 이건 예배라기보다는 ...
주기도(39)
-시험(3)- 이제 우리의 질문은 우리가 어떻게 시험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오. 물론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한 시험을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는 없소. 시험은 교회에서도, 수도원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라오. 또 시험이 반드시 나쁜 결과만 일으키지도 않소. 우리를 단련시키는 시험도 있소. 마귀는 우리를 파괴하려고 유혹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강하게 하기 위해서 시험하오. 시험을 완전히 마귀의 것과 하나님의 것으로 이원론적인 차원에서 분리할 수는 없소. 궁극적으로는 모든 시험이 하나님과 연결되오. 그러나 마...
주기도(38)
-시험(2)- 시험에 든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생각하시오. 앞에서는 시험의 주체가 누구냐 하는 질문을 했소. 마귀, 또는 사탄이 주체적으로 인간을 시험에 들게 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이오. 이제는 시험의 내용에 대한 질문이오. 시험의 본질이 무엇이냐는 것이오. 우리는 시험을 당하는 것만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시험을 하오. 시험은 이 양면성을 그래도 갖고 있소.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이 바로 인간에게 주어지는 시험의 본질이 아니겠소? 욥의 이야기를 다시 기억해보시오. 욥의 친구들은 욥이 분명히 죄를 저질렀기 때문...
주기도(37)
-시험(1)-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시험에 든다는 게 무슨 뜻이오? 악의 유혹에 빠진다는 말이 아니겠소. 우선 시험에 들게 하는, 또는 유혹하는 자가 누군지 생각해보시오. 성서에는 이런 유혹에 대한 일화가 많소.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기 직전에 40일 동안 광야에서 금식 기도를 하고 있었을 때요. 마귀가 나타나서 세 가지 시험을 하셨소. 돌로 떡을 만들라. 하나님의 아들라면 성전에서 뛰어내리라. 마귀에게 절하면 세상의 모든 부귀와 영화를 주리라. 각각의 시험이 특색이 있소. 특히 세 번째 것을 보시오. 부...
주기도(36) [3]
-사죄기도(3)- 우리가 다른 사람을 용서했다고 해서 우리의 죄가 용서받는 것은 아니오. 하나님과의 관계가 이런 ‘기브앤드테이크’ 방식으로 이뤄질 수는 없는 것 아니겠소. 그렇다면 주기도가 우리를 용서해달라고만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죄를 용서했다는 단서를 단 이유는 무엇이오? 그 대답은 두 가지로 볼 수 있소. 하나는 이 단서에서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는 사람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께 용서를 구할 때 다른 사람을 용서할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오. 이런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용서’라는 사...
주기도(35)
-사죄기도(2)-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라는 문장은 앞에서 말한 성서의 죄 개념과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오. 성서의 죄 개념은 생명 창조주인 하나님이 아니라 피조물인 자기에게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소. 근본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라는 말이오. 그런데 ‘우리에게 죄지은 자’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에게 잘못한 행위를 가리키는 것처럼 보이오. 남에게 피해를 입힌 행위 말이오. 우리가 일반적으로 죄라고 생각하는 것들이오. 남의 집의 물건을 훔쳤다거나 중상모략 같은 것들이오. 파렴치한 ...
-사죄기도- 어제는 다른 말이 많았소. 다시 주기도의 본문으로 들어가겠소. 주기도 후반부 세 항목의 첫 번째는 사죄에 대한 것이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죄를 용서해달라는 기도는 우리가 죄를 행했다는 사실을 전제하는 말이오. 도대체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다는 거요? 이런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여러 가지 다른 반응을 보이오. 기겁을 하는 사람도 있고, 숙연해지는 사람도 있을 거요. 어떤 신자들은 죄에 대해서 거의 노이로제 현상을 보이오. 그걸 약점으로 삼고 공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