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의 실상은? [4]
지난 한달 여 동안 대한민국은 온통 천안함 이야기뿐이었소. 46명의 해군 부사관과 병사가 죽었으니 그럴 만도 하오. 그대는 천안함의 사고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오? 소설가 복거일 씨가 오늘 날짜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을 보았소. 이렇게 시작하오.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에겐 천안함의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분명했다.” 시인 정호승 씨가 지난 달 28일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주장했다고 하오. “북한이 기습 공격한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북한의 소행일지도 모른다고 짐작만 하기에는 오늘 조국을 위...
옥중서간(1)- 종교적 인간 [2]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본회퍼의 <옥중서간>을 그대에게 읽어드리겠소. 본회퍼는 1906년 2월4일 독일 브레슬라우에서 출생, 1945년 4월9일 바이에른 플로센뷔르크 수용소에서 사형을 당했소이다. 죄명은 히틀러 암살 도모였다오. 목사요 신학자인 사람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히틀러를 제거하는 단체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이 놀랍소. 그는 오늘로 말하면 행동하는 진보 신학자인데, 한국의 보수주의 그리스도인들도 그의 책을 즐겨 읽는다는 게 신기한 일이오. 아마 본회퍼의 영성에 매료된 탓일 거요. <옥중서간>은 본회퍼가 옥에서 가족이나...
하나님 나라(26)- 안식일, 주일
구약성서가 말하는 안식일에 인간화의 기능이 속해 있다는 사실은 자기와 자기의 직업 사이에 거리를 두고자 하는 요구를 견지할 때 이해된다. 인간은 자기 직업의 특수성을 초월하여 생각해야 하며 인가노가 인간 사회 전체에 대한 하나님의 포괄적 관심에서 자기 활동의 위치를 이해해야 한다. 안식일은 그리스도인들에 의해서 주일로, 즉 예수의 부활에서 종말론적 성취가 밝아오는 날로 대체되었다. 그것은 이제 단순한 휴식의 날이 아니다. 그날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시작되었고, 그 힘에 의해서 세계 전체를 변혁시키기로 되어 ...
하나님 나라(25)- 교회의 사명
복지시설, 보육원, 간호시설, 병원, 학교 등, 교회의 사회적인 활동은 부차적이고 잠정적인 것이다. 교회는 정치 공동체의 대리인으로서 이런 일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 교회는 오히려 사회의 정치적 기구에 속한 이런 책임들을 국가가 인수하도록 준비시키고, 또 인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회가 국가를 시기하고 어떤 복지 활동을 독점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교회의 사명감을 기묘하게 곡해하는 것이다. 교회는 정치 단체로 하여금 그 책임을 인수하게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교회의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사회적 공...
하나님 나라(24)
그대는 성령집회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시오? 주로 은사 중심의 집회를 가리키오. 안수 기도를 통해서 불치병이 낫는다거나, 장애가 치료된다고 하오. 신유집회로 불리오. 이런 전통은 초기 기독교로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현상이 심한 것 같소. 이런 일에는 주로 평신도 지도자들이 앞장선다는 게 특이하오. 아무개 권사가 수십 년 전부터 한창 이름을 떨치더니 지금은 손 아무개 장로가 대타로 나섰소. 이런 현상은 이미 기존 교회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소. 이는 마치 무당이 치병 굿을 하듯이 성령...
어거스틴의 기도문
4월 하순의 날씨로는 오늘의 기온이 100년 이래 처음이라는 소식을 그대도 들으셨을 거요. 감기 걸리기에 맞춤한 날씨요. 농부들의 시름도 깊소. 수정을 도와줄 벌이 날아다닐 수 없을 정도라오. 이렇게 과학기술이 발달했는데도, 시베리아 한냉전선이 내려오는 걸 막지 못하다니, 참으로 우스운 일이오. 오늘 수요성경공부 모임에서 함께 읽은 어거스틴의 기도문을 그대에게 전하오. 하루 마침 기도를 이것으로 드리고 꿈의 나라로 가보시구려. (2010년 4월28일, 수요일, 차가운 비) 오 주님, 나를 판단하시는 이는 주님뿐이십니다. 사람...
하나님 나라(23) [1]
사랑의 힘은 교회의 소유물도 아니고 특권도 아니다. 사실 교회는 생명과 사랑의 자유로운 호흡을 허용하지 않는 숨 막히는 분위기에 자주 굴복해 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성령의 자유를 증거 하는 것이 교회의 영광된 사명이라는 사실이다. 교회는 모든 피조물에게 생기를 주고, 삶의 궁핍과 부조리와 이기심과 나태를 극복하게 하려는 성령을 기억하고 선포해야만 한다. 수많은 인간을 그들의 영원한 기쁨이라는 운명으로부터 소외시키는 실패와 고통이 성령의 능력에 의해서 극복될 것이다. 교회의 안팎을 막론하고 성령의 자유가 약...
하나님 나라(22)
예수에 대한 믿음으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에게 주어진 생명의 충만함에 참여한다.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예수의 십자가를 함께 지게 하는 현재의 온갖 적대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진리이다. 그리스도와의 일치는 인격적 신뢰에서 이루어진다. 이 신뢰는 믿음으로 부르시는 예수 자신의 초청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의 성만찬의 초청을 받아들이는 데서 표현된다. 그리스도인에게서 이 예수와의 일치는 장차 갱신된 생명에 참여할 수 있는 보증이다. 믿음과 희망으로, 그리고 약속을 회상시키며 그 성취를 예견케 하는 성만찬 예...
짐을 내려놓아야... [9]
그대는 누구요? 신학생이오, 전도사요, 젊은 목사요? 그대는 남의 영혼 구원을 위해서 보름을 받은 사람이오? 교회 일에 평생 충성을 다 하는 평신도시오? 내 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 가지요. 남의 짐을 들어줄 생각을 하지 말고 자기 짐이나 열심히 지는 연습을 하시오. 자기 짐이 무거우면 남의 짐을 들어줄 수도 없소. 내가 보기에 한국의 많은 목사들과 교회 지도자들은 무거운 짐에 눌려 있소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큰 짐을 지고 끙끙대고 있소이다. 10 킬로그램의 쌀자루도 지기 힘든 열 살짜리 아이가 30 킬로그램 쌀자...
PD 수첩 [3]
두 주일 전에 “아, 대한민국 검찰!”(http://dabia.net/xe/mark/371499)이라는 제목으로 그대에게 이야기를 했소. 기억하시겠소? 검찰이 뇌물수수죄로 기소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법원의 선고가 무죄로 나온 날이었소. 그때 나는 대한민국 검찰이 자신들의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더 실감했었소. 칼질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회칼을 쥐고 흔드는 격이었소. 정치적인 거물을 기소하려면 꼼짝 못할만한 증거를 확보했어야 했는데, 아무 것도 나온 것이 없다니, 얼마나 허무한 일이오. 오죽 했으면 검찰 출신 여당 국회...
눈 감고 쌀을 씻으며....
그대도 밥을 해 봤으니 알겠지만, 밥을 하려면 먼저 쌀을 씻어야 하오. 씻지 않고 그냥 밥을 할 수 있도록 가공된 쌀이 있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그게 실제로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소. 바람으로 먼지를 다 털어낼 수는 없는 일이고, 물로 씻었다가 다시 말린다면 쌀의 질에 문제가 생길 거요. 그대는 밥을 할 때 물로 몇 번이나 씻소? 나는 세 번이오. 물을 세 번 간다는 말이오. 쌀을 어떤 방식으로 씻소? 나는 두 가지 방법이오. 하나는 거품 주걱을 사용하는 거요. 손잡이에 전구 모양의 철사 줄이 달린 것 말이오. 그것의 정확한 이...
장애의 사회적 책임 [2]
장애의 사회적 책임 그대도 아마 잘 알고 있을 거요. 우리나라에는 1990년 1월13일에 제정된 “장애인 고용 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있소. 이 제도는 꾸준히 확대되어 왔소. 다행이오. 예컨대 50인 이상의 상주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는 대략 2%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법률이오. 이걸 그대로 지키는 사업주는 별로 없을 거요. 차라리 벌금을 물고 말겠다는 기업주도 많소. 은행이나 백화점 등, 서비스 업계에서 활동하는 장애인을 만나기 힘든 이유도 이런 관행에 있는 게 아닐까 하오. 이런 문제가 어디 영리를 목적...
장애인의 날 [2]
장애인의 날 오늘이 ‘장애인의 날’이라 하오. 그대는 장애가 있소? 장애는 몸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오. 마음에도 장애가 많소. 사실은 몸의 장애보다는 마음의 장애가 더 심각하오. 사람들은 마음의 장애를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소. 마음의 장애는 확 드러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소. 또는 몸의 장애는 고치기 힘들 반면에 마음의 장애는 노력만 하면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소. 착각이오. 마음의 장애도 고치기가 힘드오. 몸의 장애는 자기가 불편하지만 마음의 장애는 자기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크게 불편하게...
4.19 혁명 50주년 [2]
4.19 혁명 50주년 오늘이 4.19 혁명 50주년이라는 사실을 그대도 알고 있을 거요. 그 혁명의 특징은 학생들이 주체였다는 거요. 시작은 고등학생들이었고, 그 뒤를 이어 대학생들이 나섰고, 경찰의 발포로 학생들이 죽어가자 대학교 교수들도 나섰소. 결국 이승만 정권은 물러났소. 4.19 혁명으로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기도 전에 박정희 소장을 중심으로 한 젊은 장교들이 군대를 동원하여 권력을 찬탈하였소. 이를 5.16 군사정변이라 하오. 4.19가 일어난 다음 해인 1961년의 일이오. 4.19 혁명이 이승만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
하나님 나라(21) [1]
하나님 나라(21) 성령은 전능하신 하나님 자신이며 그의 숨결은 전 창조를 통하여 호흡한다. 특히 구약성서에서 성령은 생명의 근원으로 이해된다. 이 생명의 근원은 앞에서 살펴본 대로 미래,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나라의 미래에 관계된다. 이 미래의 빛에서 하나님의 영은 모든 생명체를 살아있게 하는 영이라고 말해야 된다. 마찬가지로 생명의 신비가 강렬하게 나타나는 것은 성령의 특별한 은사로 말미암은 것이다. 우리가 생명 현상 전체와 하나님 영과의 밀접한 관계를 이해한다면 우리는 성령에 관한 신약성서의 진술과 예수의 부...
하나님 나라(20) [1]
하나님 나라(20) 교회에 성령이 주어졌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그리스도인들이 지난 여러 세기 동안 주장했다거나 지금 성령의 임재를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우리는 성령의 현실성을 좁히려는 현대의 경건주의적 경향에 대해서도 항거해야 한다. 성령이 마치 보통의 인간적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초자연적 지식과 경건의 모호한 원리인 것처럼 말해지고 있다. 우리는 성령을 인간 인식의 허약성을 보충하는 어떤 종류의 구멍마개인 것처럼 생각하는 견해를 거부한다. 성령은 이성을 포기하기 위해서 숨어야 할 어떤 엄...
천당 방문기(6) [1]
천당 방문기(6) 오늘 또 먹는 이야기요. 예수님이 지상에 계실 때 먹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 까닭이 다 이런 데 있소. 예수님 당신이 먹고 마시기를 탐하는 자라는, 말도 되지 않는 말을 들으셨다는 걸 그대도 얼핏 들었을 거요. 지상이나 천당이나 다 먹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에게 그것보다 더 궁극적인 것이 없기 때문이라오. 이 대목에서 오해가 있을지 모르니 토를 달고 넘어가야겠소. 그대는 돌로 떡을 만들어보라는 사탄의 유혹을 예수님이 거절했다는 복음서 기자들의 보도를 기억하실 거요. 예수님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게 ...
천당 방문기(5) [5]
천당 방문기(5) 어제에 이어서 밥 이야기를 더 해야겠소. 천당에는 정말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먹을거리가 넘쳐난다오. 아니 이렇게 말해야겠구려. 천당에는 이 땅에 있던 건 하나도 없고, 모든 게 새로운 먹을거리요. 그 맛도 처음인 것들이오. 내가 어렸을 때 바나나가 참으로 귀했소.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으니 그 맛을 어떻게 알겠소. 나중에 처음 먹었을 때에야 그 맛을 느낄 수 있었소. 천당에 있는 먹을거리가 다 그런 줄만 알아두시오. 기대해도 좋소. 그런데 천당에는 특별한 규칙이 있소. 천당의 먹을거리를 먹기 전에 자기가 지...
천당 방문기(4) [4]
천당 방문기(4) 그대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리다. 천당에 가도 밥을 먹을 수 있소. 먹는 즐거움을 거기서도 누릴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이오? 혹시 그대는 먹는 걸 귀찮아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소. 그럴 수도 있긴 하오. 만성 소화불량에 걸려 있다면 먹는 것처럼 번잡스러운 일도 없을 거요. 그렇게 타고난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 외에 대다수 사람들은 먹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소. 소화불량도 주로 과식을 한다거나 신경이 과민해지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오. 평소 적당량을 먹고 마음을 편안하게 갖는다면 소화 문...
차를 마시며 [3]
그대는 차 마시기를 좋아하오? 어떤 차요? 차 종류도 많소. 요즘은 살기가 좋아진 탓인지 웬만한 집에는 국내 차는 물론이고 중국의 보이 차나 영국의 홍차도 갖추어져 있는 것 같소. 우리 집에도 내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차가 제법 되오. 대개 선물로 받은 것들이라오. 차보다도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소. 나는 어느 쪽이라기보다는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마시는 편이오. 아침에는 거의 커피를 마시고, 오후 늦게는 차를 마실 때가 많소. 보통 다도(茶道)라는 말이 있지 않소. 차를 한 잔 끓이는데도 온갖 정성이 다 들어갑디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