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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적 기독교인의 정체 [11]

  • Apr 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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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약간 불편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좀 참고 들어주시구려. 오늘 한국교회의 지성인 기독교인들에게 푸념 비슷한 말을 하려는 거요. 혹시 그대도 지성적 기독교인이오? 지성인들은 오늘 한국교회에서 찬밥 신세라오. 한국교회가 반(反)지성주의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라오. 지적인 인식 활동을 부정하고 무조건 믿기만 하라고 강요하는 교회 풍토에서 지식인들이 견뎌내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오. 이런 사태 앞에서 지성적인 신자들이 취하는 태도가 서로 다르오. 가장 대표적인 이들은 교회를 뛰쳐나가는 이들이오. 지금 사회의 ...

아, 대한민국 검찰! [3]

  • Apr 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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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명숙 뇌물수뢰 사건 선고공판에서 무죄로 나온 걸 그대도 들어서 알고 있을 거요. 법조 전문가들과 정치인들을 비롯해서 거의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걸 예상했던 터였소. 여당 인사들도 마찬가지였소. 아주 일부는 다른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오. 한명숙 전 총리가 분명히 5만 달러를 받았다고, 사실 여부는 불문하고 일단 그렇게 믿고 싶었던 일부 말이오. 마녀 재판에서 그녀가 마녀이기를 바란 사람들의 심리가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작동할 수 있는 거요. 무죄 선고는 당연한 결과였으니 그렇게 감탄하고 자시고 할 것...

2010년 부활절 공동 기도문 [1]

  • Apr 0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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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대에게 기도문을 전해드리고 싶소. 지난 부활절 예배에서 샘터교회 교우들이 함께 드린 기도문이오. 이 기도문은 남한교회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북한교회를 대표하는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이 2010년 부활절을 맞아 함께 작성한 것이오. 두 기관은 1996년부터 매년 부활절 공동기도문을 만들어서 함께 사용했소이다. 기독교 신앙이 민족에 예속되지 않지만 기독교인은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소. 오늘 남북한 각각의 교회가 통일 지향적 신앙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은 이런 점에서 당연한 것이오. 부활 생명이 ...

헨리 나우엔의 기도문(1) [1]

  • Apr 07, 2010
  • Views 7759

그대는 기도를 하고 있소? 그럴 거라고 믿소. 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 기도는 의무이자 권리요. 한국 교회의 신자들만큼 기도를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없을 거요. 기도에 대한 열정 자체는 좋은 일이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열정이 필요하듯이 말이오. 문제는 기도의 정형화요. 거의 모든 사람들의 기도도 판에 찍힌 듯하오. 주일공동예배에 장로들이 행하는 기도를 들어보셨소? 우리는 기도부터 배우는 게 좋을 것 같소. 시작은 좋은 기도문을 읽고 외우는 것이라오. 일전에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도문을 그대에게 전했는데, 오늘은 ...

하나님 나라(19)

  • Apr 06, 2010
  • Views 2632

사회에 대한 교회의 기능은 두 가지이다. 첫째, 교회는 정치 기구나 그 대표자들로 하여금 자기들이 궁극적이고 인간적인 중요성을 확보한다는 주장을 못하게 한다. 교회는 국가 권력에 대해서 그 지배의 잠정적 성격을 좀더 현실적으로 승인하도록 압박한다. 교회는 정치적 신화들을 탈신화화 하는 과제와, 자기의 권력 소유에 도취해 있는 사람들을 각성시키는 과제를 지닌다. 둘째, 교회는 제 2의 극적인 방법으로 그 기능을 수행한다. 즉 하나님 나라에서 일어날 인류의 미래적 성취를 증언함으로써 교회는 사회 실천에 대한 상상력을...

다시 부활에 대해서 [1]

  • Apr 05, 2010
  • Views 3517

그대는 어제 부활절을 어떻게 보내셨소? 부활의 기쁨과 희망이 가득한 하루였을 것이오. 혹시 늘 그렇고 그런 또 한 번의 부활절은 아니었소? 어떤 사람에게는 부활절이 행사가 있는 절기로 각인될 거요. 웬만한 교회에서는 부활절에 성가대 공연이 있소이다. 나도 젊었을 때 부활절과 성탄절에 성가대에서 열심히 활동한 탓에 그런 분위기를 알고 있소. 준비하기 위해서 몇 달은 고생해야 할 거요. 어떤 모임이고 행사가 없을 수는 없소. 그렇지만 행사를 위한 행사로 떨어지는 것만은 피해야 할 거요. 이번 부활절이 부활의 생명에 한걸...

부활이 믿어지나요? [1]

  • Apr 03, 2010
  • Views 3490

내일은 부활절이오. 그대도 나와 더불어 부활의 주님을 믿는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소. 다음의 사실을 잊지 마시오. 부활 신앙은 그렇게 낭만적인 게 아니라오. 부활은 질적으로 다른 생명이기에 우리가 감당하기 어렵소. 쉽게 믿어지지도 않소. 그게 쉽게 믿어진다고 말하는 사람은 좀 웃기는 사람이오. 이에 관한 보충은 내일 예배에서 할 설교의 일부를 지금 미리 전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소. 필요하면 그대의 마음에 담고 그렇지 않거들랑 잊어버려도 좋소이다. 부디 2010년 부활절이 그대에게 생명의 충격으로 경험되기를 ...

예수의 십자가 처형에 대해 [4]

  • Apr 0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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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성금요일이라는 사실을 그대도 알고 있을 거요. 예수님이 십자가에 처형당한 날이라오. 그대에게 아주 초보적인 질문을 하겠소이다. 예수님이 왜 십자가에 처형당하셨다고 생각하시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을 우리는 알고 있소. 그런데 여기에는 몇 가지 의문점이 있소이다. 첫째는 십자가 처형이 실제로 인류 구원의 길이었다면 예수님은 왜 겟세마네 동산에서 그것을 피하고 싶다는 기도를 드렸을까, 하는 거요. 둘째는 십자가 처형이 일어난 뒤에도 인류가 여전히 구원받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오. 첫째...

하나님의 나라(18) [2]

  • Apr 01, 2010
  • Views 2645

교회는 비판과 무관심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교회는 현재의 사회 형태와 정치 형태를 최대한 성실하게 고려해야 하며, 오고 있는 하나님 나라의 빛에서 그것을 평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고 있는 하나님 나라는 어떠한 타계적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현 사회의 운명이다. 여기서 우리는 세계 문제를 다룰 때 교회와 세계의 차이를 분명히 할 수 있다. 그 차이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라도 명백히 해야 하며, 사회를 위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양자는 같은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관심과 사회에 대한 관심 중에서 양자택...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도문 [2]

  • Mar 31, 2010
  • Views 4272

오늘 수요일 성경공부 시간에 참석자들과 함께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도문을 읽었소이다. 번역이 거칠긴 했지만 그래도 아우구스티누스의 영성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부족할 게 없었소이다. 그대도 알다시피 아우구스티누스는 기독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스승이라오. 어렸을 때 마니교에 심취했고, 사생아를 낳았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좀 방탕하게 살았다 하오. 그게 어느 정도 방탕한 건지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알아보고 분석되어야 할 문제이니, 접어둡시다. 회개한 뒤 그가 기독교 역사에 남긴 발자취는 사도 바울...

다시 4대 강 정비사업에 대해 [5]

  • Mar 30, 2010
  • Views 2537

이번 주간은 고난주간이오. 그대도 고난주간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을 거라고 믿소. 오늘처럼 생산과 소비, 풍요 지상주의, 경쟁 만능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고난의 의미는 설득력을 얻기 힘들 거요. 지난 며칠간은 서해안에서 침몰한 한국 해군 군함 천안함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있소이다. 원하지 않은 고난의 시간을 보내게 된 것 같소. 오늘은 나는 어느 인터넷 매체에 보낼 원고를 썼소. 아직은 초안이래서 완성도가 떨어지오. 그래도 그대에게 먼저 보이고 싶소. 너무 심각하지 않게 읽어주시구려. 그대여, 오늘도...

콩나물국 [5]

  • Mar 29, 2010
  • Views 3074

오늘 저녁에는 콩나물 국으로 밥을 먹었다는 소식을 그대에게 전하오. 별로 관심이 갈 만한 소식은 아니겠으나, 내가 좋아서 하는 말이니 그냥 한쪽으로 듣고 다른 쪽으로 흘려보내면 되오. 콩나물국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말하지 않겠소. 그 맛이야 나보다 그대가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말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소. 대신 국을 끓이는 방법만 말하겠소. 먼저 냄비에 물을 1천 씨씨를 넣었소. 그 양은 별로 중요하지 않소. 지금 우리 집에는 작은 딸이 부산에 가 있는 바람에 세 식구만 있어서 먹을 걸 만들어도 조금만 만드오. 모두 먹는...

밥 먹기 [6]

  • Mar 27, 2010
  • Views 2916

그대는 밥 먹을 때 옆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편이신지, 아니면 그냥 먹기만 하는 편이신지. 서양 사람들은 식탁에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 대화가 많은 편인 반면에 동양 사람들은, 특히 한국 사람들은 대화를 하지 않는 편이오. 요즘은 한국 사람들도 제법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소. 특히 젊은 사람들은 말없이 있는 거 자체를 불편하게 생각하오. 대학교 학생 식당에 들어가 보셨소. 시끄러워서 정신이 하나도 없소이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님으로부터 밥 먹을 때 말을 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은 것 같소. 실제로 그런 충고를 들었는지 ...

천당 방문기(3) [7]

  • Mar 26, 2010
  • Views 2504

어젯밤에 갑자기 기억이 되살아난 사건이 있는데, 그걸 오늘 그대에게 하겠소. 천당 사무실의 어느 방에 들어가면 특별한 장치를 볼 수 있소. 각각의 사람들이 주님 앞에서 받은 심판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라오. 마치 사이버스페이스처럼 번호만 누르면 어떤 사람의 심판 결과와 그 과정이 입체 동영상으로 펼쳐진다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의 심판까지 미리 볼 수 있다는 거요. 천당은 시간 여행이 가능한 곳이라는 걸 그대도 알고 있지 않소. 내가 그대를 진작 알았으면 그대의 미래를 알아오는 건데, 안타깝...

하나님의 나라(17) [4]

  • Mar 25, 2010
  • Views 2863

그러나 더 큰 위험이 있다. 그것은 교회가 사회의 모든 문제로부터 자기를 분리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얼핏 보기에 사회 과정으로부터의 그런 분리는 참으로 철저한 비판 형태처럼 보일지 모른다. <중략> 그리하여 전적으로 영적인 일에만 전심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경멸하는 교회들이 실제로는 보수주의의 아성이 되고 있다. 거기서는 사회의 현실 변혁에 참여할 수 있는 에너지가 초자연적 영역으로 흘러간다.(117) 그대는 세상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이 진보와 보수로 구별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

천당 방문기(2) [3]

  • Mar 24, 2010
  • Views 2885

내가 그대에게 천당에서의 경험을 가능한 구체적으로 전해주기 위해서 얼마나 애를 쓰는지 알고 있을 거요. 가물가물한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나도록 해 달라는 기도를 하고,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신학 책을 다시 훑어보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에 관한 예수님이 비유를 복음서에서 다시 읽고 있소이다. 그뿐만 아니라오. 천당을 다녀왔다고 나발을 불고 다닌 사람들의 간증 테이프나 책도 구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소. 그건 그만 둬야겠소. 쓰레기 같은 걸 갖다가 무엇에 쓰겠소. 그 친구들은 천당에서 아예 사람취급을 받지...

천당 방문기(1) [4]

  • Mar 23, 2010
  • Views 2512

앞으로 틈틈이 ‘천당 방문기’를 그대에게 전하겠소. 천기를 누설한 죄로 나중에 그분에게 크게 혼나는 걸 각오하고 말할 테니 귀를 기울여보시구려. 내가 정말로 천당에 갔다 왔는지를 먼저 밝히라는 그대의 웃음 섟인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오. 지금 내가 대답할 필요는 없소. 갔다 왔다고 말한다 해서 아닌 사실이 참된 사실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아니라고 해서 갔다 온 사실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 않소. 중요한 건 방문기의 내용이오. 그게 믿을만하면 갔다 온 거고, 그게 믿을만하지 않다면 천당 문 앞에도 갔다 오지 못한 거요. 그러...

대학을 거부한다 [2]

  • Mar 2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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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거부한다 지난 3월11일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 양의 대자보 ‘나는 대학을 그만 둔다 아니 거부한다’가 고대대학교 게시판에 나붙었다는 소식을 그대도 들었을 것으로 보오. 고려대학교는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명문대학교 중의 하나요. 김 양이 대학교를 자퇴한 이유는 대학공부에서 아무런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데에 있소이다. 대학이 진리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취업 준비를 위한 양성서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진작부터 나왔던 이야기래서 김 양의 말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소. 아무도 숨소리 하나 ...

황사 [4]

  • Mar 2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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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만일 그대가 지금 한국에 있다면 황사 때문에 바깥출입이 불편하실 거요. 나는 오늘 일이 좀 있어서 몇 시간 동안 밖에 나갔다가 이제 돌아왔소. 목이 칼칼하오. 미세 먼지 농도가 관측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오. 황사는 중국과 몽골의 사마에서 미세한 흙가루가 강한 계절풍을 타고 한반도와 일본을 덮치는 현상이오. 중국의 사막화로 인해서 황사도 옛날에 비해서 더 빈번하고 심하게 일어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삼국시대에도 이런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하오. 또 재미있는 것은 황사가 우리에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 하오. 황사는...

믿음과 수행 [3]

  • Mar 19, 2010
  • Views 2391

믿음과 수행 어제 밤 편안히 잘 주무셨소? 한국교회의 미래라는 어제의 묵상 주제는 좀 무거웠소. 그것으로 인해서 혹시라도 수면에 방해를 받지 않았을지 염려되오. 하루하루의 삶이 고달파서 그런 문제에 신경을 쓸 틈이 없는 건 아니시오? 그렇다면 다행이오. 모두가 한국교회의 미래에 신경을 써야 하는 건 아니니, 자책하거나 미안해할 건 하나도 없소이다. 어제의 묵상에서 미진한 부분을 정리해야겠소. 우선 정리해야 할 대목은 상품논리에 대한 정의요. 상품은 많이 팔아서 이익을 남기는 게 목적이오. 이를 위해서 고객들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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