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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신학과 역사신학/정용섭 저/한국신학연구소


참 좋은 책입니다. 다비안들께 추천합니다. 꼭 읽어보세요.

제가 느끼는건 뭔가 흩어져 있던 퍼즐들이 다 맞춰지는 느낌입니다.

판넨베르크 설교집(믿음의 기쁨)도 좋지만 이책을 꼭 신학생들이 보면 좋겠다 생각이 듭니다.


아래 칼바르트의 로마서 1장18-32 주석을 보았었는데 비교해 보시라고, 본서 3장 1절 일부 발췌(192p-195p) 해 봅니다.

로마서 1장 18-20절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해 주고, 판넨베르크의 자연신학 개념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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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넨베르크의 자연신학적 입장이 신인식의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기계시에 집중한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그의 자연신학적 해석이 바로 역사계시 설계와 연결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판넨베르크는 자연신학 논쟁에서 흔히 언급되는 성서본문인 로마서 118절 이하의 구절을 통해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이 구절은 다음과 같다.

 

하늘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진노는 진리를 불의 안에 가두어 둔 인간의 불의와 무신적 본질들 위에 드러납니다. 하나님에 대해 인간이 알 수 있는 것이 그들에게 드러나 있습니다 즉 하나님은 그것을 그들에게 계시했습니다.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본질, 이것은 하나님의 영원한 능력과 신성인데, 이것은 세계 창조 이후로 보여졌고, 하나님의 사역을 증거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핑계를 대지 못합니다. (1:18-20)-루터성경

 

판넨베르크는 위에서 인용된 성경본문이 자연신학에 대한 증거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 계시의 불빛 안에서 제기된 인간에 대한 하나의 견해인 바, 바울에게 있어서 이 말씀과 로마서 215절이 스토아적인 우주신학(die stoische Kosmotheologie)과 자연법론에 대한 관계를 상기시킴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더 보충되는 것 없이 자기 자신에게서, 그리고 자기의 세계경험 안에서 그것의 내용을 확실하게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 구절은 인간에 대한 견해로서 기독교 사신이 선포하는 참된 하나님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려고 하지 않는 그 곳에서 중요성을 갖는다.(STh 1,121) 말하자면 바울의 그 언급이 의미하는 것은 전통적 자연신학의 의미처럼 인간이 본래적으로 하나님을 알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세계경험의 진행을 통해, 즉 종교의 하나님 경험을 통해 그 분에 대한 앎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판넨베르크가 말하는 자연신학이란 이미 세계창조 이래로신인식이 부여되어 있다는 것이 아니라(STh 1,131) 오히려 인류의 역사 안에서 이런 저런 방법으로 포괄적 신인식이 형성된다는 것을 뜻한다.

앞에서 고유한 하나님 이해(cognito insita)와 습득된 하나님 이해(cognitio acquisita)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고유한 이해가 이미 창조로부터 주어진 하나님 이해라는 뜻은 아니다. 자연으로부터 습득된 이해가 아닌 고유한 하나님이해(cognitio insita)는 다름 아닌 역사적 이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역사에서 형성되는 신의식은 동시에 창조사역에 대한 경험과의 연결에서 발생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판넨베르크는 창조의 사역에서 오는 신인식에 대한 바울의 언급이 종교와 갖는 관련성을 통해 결과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종교를 무조건 우상숭배로 몰아붙이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STh 1,132). 그러므로 그에게 있어서 자연신학이란 인간이 본래적으로 신인식을 소유했는지의 여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계시하는 그 하나님의 본질에 대한 인간의 반응인 것이다. 하나님은 역사로서 자기를 계시하는데 이것이 하나님의 본질이며, 이 역사 속에서 인간은 종교경험을 통해 신의식을 형성하게 되고 이것은 곧 하나님의 창조경험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판넨베르크의 자연신학은 그의 역사신학, 즉 역사계시와 동일한 지평에서 다루어져야 할 주제라고 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계시양식이 창조(자연)와 관련된다는 것을 기독교 신학은 등한히 할 수 없다. 오랜 기간 동안 소위 자연신학 논쟁이 신학사를 통해 진행되었으나, 어떠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처럼 서로의 주장이 대립되어 있을 뿐이다. 앞서 짧게 언급한 칼 바르트와 에밀 브룬너 사이의 계시논쟁에 있어서 이른바 접촉점에 관한 문제도 역시 인간에게 하나님 인식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가라는 논점으로 인해 모두 타당한 근거와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향에서 자연신학 논의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판넨베르크는 이 문제를 인간이 자연적 하나님 인식을 소유했는가의 문제로 다루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본질상 자신을 드러내는 분이며, 이렇게 자기를 계시하는 하나님이라는 대명제 안에서 그가 말하는 자연신학의 개념이 밝혀지게 된다. 인간은 하나님이 역사로서 자기를 계시함안에서만 그를 아는 것뿐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자연적 인식 능력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알리는 사건을 통해서만 인간에게 알려진다는 말이다. 따라서 자연신학적 신사고란 인간이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기알림이라는 사건에 주목하는 신학적 작업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판넨베르크가 말하는 형이상학적이고 자연신학적인 신사고는 결국 하나님의 본질상 자기알림이라는 계시론의 기초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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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3.10.03 21:23:32

ㅎㅎ 졸저 <말씀신학과 역사신학>을 상찬하셨네요.

나중에 저 책도 유튜브로 강독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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