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이 끝났다.
개인적으로는 여당 후보가 3% 정도 차이로 이기길 기대했으나,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심정으로,
아쉽게도 야당 후보가 1%도 안 되는 차이로 이겼다.
야당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은 짜릿했을 것이고
여당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대다수 관전한 사람들은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 일상을 회복하겠으나
직접 그 경쟁에 참여한 사람은
낙선한 사람이나 승리한 사람이나 후유증에 오래 시달릴 것이다.
승리한 사람이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말은
우리나라 대통령직 수행이 매우 지난한 일이라는 뜻이다.
이번 대선은 이종 격투기처럼 치러졌다.
서로에게 상처가 컸다.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치유되었으면 한다.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분이 주도적으로 그 역할을 감당했으면 좋겠다.
어떤 과정과 동기로 대통령이 되었든지 이왕 당선되었으니
사심없이, 그리고 지혜롭게 국정을 이끌어가기를,
그래서 반대했던 사람들의 마음도 끌어낼 수 있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그건 그렇고,
나는 지금 마음이 홀가분하다.
이유는 앞으로 대통령에 대해서 염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시절에는 그가 실수하지 말고 잘 해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간절해서
신경을 쓴 편이다.
그분은 정치인 스타일이 아니기에 연민을 더 느꼈다.
잘못하면 잘못한대로, 잘하면 잘한대로 마음이 쓰였다.
하루빨리 대통령이라는 업무에서 내려와
보통 사람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셨으면,
그때까지 어려운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했다.
이제는 내가 연민을 느끼지 않는 분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개인적으로는 부담이 없어서 무척 홀가분하다.
내가 더 공부하고, 텃밭 더 잘 가꾸고, 더 성경 읽고,
교우들과 코이노니아를 더 나누고, 설교준비에 더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특히 뉴스를 챙겨보지 않아도 되고,
내 삶에서 정말 소중한 일에 시간을 쏟으면 되니 얼마나 마음이 가볍겠는가.
대선보다 백배 천배 더 중요하고 더 기쁜 소식을 전한다.
놀라지 마시라.
"봄님이 오셨다!"
대선 당일에 산행하면서 이 한반도 이 땅에 하나님을 두려워 하고 국민을 바로 섬기며, 이 땅의 평화통일을 헌신하는 바른 민주주의 대통령이 나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결과는 제 기도와 무관했고요, 역시 하나님은 이번에도 기도를 들어 주시지 않는구나라고 쓰라린 마음만 가득 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의지와 다르게 고유한 방식으로 존재, 계시한다는 판델베르크의 은폐론적 하나님이 생각 나지만 그래도 답답합니다.
역사는 진보도 역사고, 후퇴도 역사입니다. 그 속에 역사가 제시하는 비젼를 보고 현실의 우리는 한 발자국씩 나간다고 보지만, 지금의 절망적인 현실에 암담합니다.
이거저거 스스로의 위로, 위안 다 싫습니다.
며칠동안은 외부와 소식 끊고, 아무 생각 하기 싫습니다. 그냥 막걸리 한잔이나 하면서 멍하게 있고 싶을 뿐입니다.
정목사님, 감사합니다.
한국에 살고 있지 않고 투표권도 없는 저도 한없이 마음이 슬프고 답답했는데
목사님의 글을 읽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며 일상으로 돌아가렵니다.^^
"이제는 내가 연민을 느끼지 않는 분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개인적으로는 부담이 없어서 무척 홀가분하다.
내가 더 공부하고, 텃밭 더 잘 가꾸고, 더 성경 읽고,
교우들과 코이노니아를 더 나누고, 설교준비에 더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특히 뉴스를 챙겨보지 않아도 되고,
내 삶에서 정말 소중한 일에 시간을 쏟으면 되니 얼마나 마음이 가볍겠는가."
다시 감사드립니다.
오늘 새벽 2시 넘도록 개표 중계 보다가 확정된 듯 해서
맥이 빠져서 잤습니다. 오늘 뒤 언덕을 다듬으며 평상심으로 돌아가려고 애썼습니다.
저만 이런 게 아니라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모든 분들이 같은 심정이리라 생각되요.
정말 후보 당사자들은 추스리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낙선한 분은 힘들겠지만 부디 힘을 되찾으시길 바라고
당선된 분은 통합해서 국정운영을 잘해 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