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난동

내가 살고 있는 아파는 남서향이기 때문에 햇볕이 잘 들어옵니다.
겨울철에도 낮에는 보일러를 거의 돌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조금 오래된 아파트이기 때문에
창호시설이 시원치 않습니다.
찬바람이 많이 들어온다는 말입니다.
매년 저는 12월초에 테이프로 창문 사이를 봉했다가
3월말이 되면 풀었습니다.
제가 이런 일에 게으른 사람인데
찬바람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밤에 잘 때 얼굴이 시리고
거실에서 발이 시려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테이프 작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왜 올 겨울은 춥지 않은지요.
춥지 않은 게 뭔가 거림칙합니다.
좀 귀찮아도 테이프를 붙이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추워야 하는데,
이번 겨울은 정말 이상하군요.
미래학자들과 기상학자들이 경고하는대로
지구의 전체 기온이 올라가고 있다는 말인가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리고 그 상승폭이 예상을 뛰어넘는다면
지구에서 생명활동은 끝입니다.
빙하기가 돌입해도 문제이지만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놀을 정도로 기온이 올라가도 문제입니다.
사실 지구는 매우 아슬아슬한 상태로 생명이 가능한 조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게 너무나 위태로워서 이걸 생각하기만 하면
밤잠을 자기 힘들 정도입니다.
제 말이 좀 과장처럼 들리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지구가 얼마나 위태로운 생명 조건의 경계에 서 있는지는
제가 긴 말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태양에 조금이라고 가까이 다가가거나
조금이라도 멀리 떨어지면,
그리고 지구의 기울이가 조금이라도 심해지거나
기울기가 줄어들기만 하면
지구의 많은 생명체들은 지구에서 버텨내지 못합니다.
그중에 인간이 가장 취약하겠지요.
개미나 바퀴벌레들은 아무리 악조건이라고 하더라도
버텨낼 가능성이 높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합니다.
인간이 지구에서 멸종되면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아니 그런 날이 올까요?
이런 우리는 전혀 예상할 수 없습니다.
우리 개인들이 내일 아침에 출근하다가
교통하고를 당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고,
저도 오늘밤 자다가 돌연사 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없듯이
지구에서 인간이 멸종할 가능성을,
그것이 아무리 임박했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합니다.
지구에는 공룡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들이 멸종하리라고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미래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이 세상은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 있다는 말씀입니다.
공연히 우리에게 공포심을 불어넣지 마라, 하고 생각할지 모르겠군요.
저는 공포심을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가 직면해 있는 세상을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앞으로 1억년 후에도
인간이라는 종이 지구에 존속하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요?
그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성서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더구나 성서와 배치된다고 생각할 분들이 있겠군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성서와 신학에 근거해서 말씀드리는 중입니다.
성서가 인류 이후의 시대를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종말을 말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때는 새로운 세계입니다.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새 하늘과 새 땅이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인간이 이 세상을 더 이상 책임질 수 없다고 판단되면
하나님은 다른 방식으로 이 세상을 다스리거나
아니면 전혀 다른 방식의 세계를 시작하지 않으실까요?
그 전혀 다른 세상이 무엇일까요?
그걸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건 오직 하나님의 소관일 뿐입니다.
이야기가 자꾸 옆으로 퍼지는군요.
다시 처음올 돌아가서,
이번 겨울은 추위가 없습니다.
이건 별로 좋은 징조가 아닙니다.
오늘의 문명이 이런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지금 이 시대처럼 지구를 혹사하는 시대는 없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도 매일 쓰레기가 나옵니다.
그걸 경산시에서 모아 태웁니다.
매일 자동차를 탑니다.
일회용 그릇도 사용합니다.
그걸 땅에 묻습니다.
이 지구가 어느 정도나 버틸까요?
이 지구의 생태 매커니즘이 어느 순간에 어떻게 파괴될지 모릅니다.
인간은 그걸 예상할 수 없습니다.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듯이
생태의 균형이 허물어지기 시작하면 아무도 막지 못합니다.
그런 때가 오기 전에 조금 천천히 살아가야 하지 않을는지요.
모두가 2만 달러 수입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도전히 이런 위기를 막을 재간이 없습니다.
지구의 위기는 한 순간입니다.
우주에서 매우 외로운 별,
지구가 없어져도 우주에는 별 큰 지장이 없는 별,
그런 지구에서 우리 인간이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지구를 다스리라고 책임을 맡기셨는데,
우리는 그것을 이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한계가 있겠지요.
하나님이 참으실 수 없을 때 노아홍수가 일어났듯이
지금 현대인의 이런 삶의 방식을 하나님이 참으실 수 없을 때
다른 방식으로 심판이 일어날 것입니다.
춥지 않은 겨울을 보내며
저는 웬지 불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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